다른 커뮤니티에 한번 올린 글인데 땡글에도 한번 보시라고 올립니다.
쓰다보니 길어져서 상/하로 나눠 올리겠습니다.
편의상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상편
1. 2017년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
2. 고평가된 알트코인, 저평가된 비트코인
하편
3. ICO 파티의 종말
4. 알트코인 파티의 종말
5. 비트코인이 무찔러야 할 최종보스
1. 2017년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
2017년 1,2 분기 암호화폐를 정의하는 단어는 단연 “이더리움” 과 “ICO” 였다.
먼저 이더리움 부터 살펴보자. 년초 0.11 ETH/BTC (대략 10 USD) 에 불과하던 이더리움은 3월즈음에 폭등을 시작해 최고점인 400 USD / 0.15 BTC 를 찍는 6월 중순까지 무려 USD 대비 40배, BTC 대비 10배 이상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튜링완전언어를 지향하는, 최초로 스마트컨트랙트가 가능한 블록체인을 표방하는 이더리움의 폭발적인 성장은 당시 비트코인의 극심한 약세와 맞물려 다음과 같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A. 비트코인의 대체제, 혹은 비트코인을 넘어서는 비트코인 2.0 으로서의 이더리움이라는 시장의 인식
2017년 전반기 비트코인은 심대한 위기를 맞는다. 이미 2년 이상 지속되어온 스케일링 문제에 관해 그간 대립해온 마이너들과 유저/개발진 사이의 갈등은 최고조로 달했고 이더리움과 리플을 필두로 한 알트코인의 급격한 성장에 년초부터 7월까지 암호화폐 시총 점유율의 거의 절반을 빼앗기게 된다 (~85% 에서 40% 미만으로 하락). 더불어 마이너들이 유저와 개발진을 배제하고 독단적으로 스케일링 로드맵을 구성하려는 움직임은 탈중앙화 암호화폐의 시초라는 비트코인의 타이틀을 무색하게 하는 위험요소로 작용해 오리지널 블록체인인 비트코인은 이제 단순화폐에서 나아가 더 최신기능으로 무장한 이더리움에게 바톤터치를 하고 망하는게 아니냐는 시장의 반응을 낳았다.
[연초 암호화폐시총이 불과 16 million USD 에서 >160 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동안 비트코인의 점유율은 반대로 급격히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시장의 반응은 비트코인의 가격상승으로 인한 높아진 트랙잭션피 (전송비용), 넘치는 멤풀로 인해 느려진 전송속도라는 점도 한몫했다. 비트코인 생태계가 둘로 나뉘어져 첨예하게 대립하며 정작 스케일링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결방안에 도달하지 못했던 동안 이더리움은 EEA를 구성해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협력하는 형태의 사업모델을 갖추었고 수장인 비탈릭의 존재로 인해 로드맵에 대한 합의점 도달 불가라는 비트코인의 위기요소가 없어 여러 면에서 비트코인보다 더 발전했으나 저평가되었다는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낸다.
B. ICO 시장과 국내 암호화폐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촉발
2013년에 5000 비트코인을 모금해 당시 한화 약 5억원 규모로 최초의 ICO 를 진행한 마스터코인을 필두로 시작된 ICO 모델은 2014년에는 이더리움, NEM, DGB, BTS, Storj 등등, 2015년과 2016년에는 DigixDao, Waves, SNGLS, ANS (구NEO), Augur 등등을 거치며 2017년 가장 최근에는 Qtum, Gnosis, BAT, EOS 등등 신규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물론 사업모델의 블록체인화를 꾀하고자 하는 기존 기업들도 뛰어들며 암호화폐 시장은 ICO 프로젝트로 범람하게 된다.
스마트컨트랙트 기반 블록체인의 선두주자이자 비트코인 코어를 제외하고 제일 활발한 개발진을 거느리고 있는 이더리움은 2016년초 ERC20 프로토콜을 제시함으로서 ICO마켓 의 폭발적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며 Dapp 들의 증가와 그에 따른 이더리움 자체 네트워크 가치의 증대라는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되었다. 일례로 2014년 당시 사상 최대 모금액을 자랑했던 이더리움이 18 million USD 를 모금한 반면 2017년의 굵직한 ICO들은 무려 35 million 에서 (BAT) 최대 153 million (Bancor) 을 모금했다.
또한 이더리움을 필두로 한 알트코인의 급격한 성장은 국내 암호화폐 시장의 활성화하는 요인이 되었다. 이더리움과 리플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4, 5월을 시작으로 암호화폐 역사상 유례없는 국내투자자들의 유입을 이끌어냈고 잠깐이나마 올 중순 40%가 넘어가는 코프 (코리안 프리미엄) 를 연출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C. 알트코인 시장의 약진, 비트코인 점유율 하락, 암호화폐시장 시총 증가
연초에 1000 USD 언저리에 있던 비트코인이 10월 중순 현재 5000 USD 가까이 증가하면서 500%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으나 이더리움을 필두로한 알트코인들은 10x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며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들은 BTC 레버리지 효과 (BTC 대비 상승 + BTC/USD 상승) 를 과시하며 기존 자상 시장에 비해 변동성이 극심한 암호화폐 시장 기준으로도 유례없는 단기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기존 주식시장 인구와 투자경험이 없는 인구를 끌어모으는 데도 성공한다. 결과는 알트코인 시장의 엄청난 성장에 따른 가상화폐 시총의 증가와 그에 대비되는 비트코인의 점유율의 심대한 하락이었다.
2017년 중반의 마켓 동향으로 살펴본 암호화폐 시장은 앞으로도 이와 같은 추세가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되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6월 중순을 기점으로 판도가 변화하게 된다.
2. 고평가된 알트코인, 저평가된 비트코인
A. 이더리움의 아이러니.
2017년 2분기 이더리움은 USD 기준, BTC 기준 사상최고치를 연일 갱신해가고 ICO 시장은 날이 갈수록 과열되어 가고 있었는데 6월 중순 비로소 그 정점을 찍게 된다. 시발점은 6월 12일 진행된 Bancor ICO 였는데 세시간동안 히든캡이었던 150 million USD을 초과달성하게 되는 위업을 달성한 반면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유례없는 심대한 트랜잭션 과부하를 겪게 되며 불통을 겪는 결과가 초래된다. 40줄에 불과한 코드로 한화 1600억이라는 금액을 모금한 Bancor 를 통해 ICO 시장이 극심히 과열되었다는 사실을 직감한 시장의 반응과 함께 이더리움또한 스케일링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오히려 비트코인보다 더 기술적으로 더 극복하기 어려운 스케일링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이 대두되면서 ETH/USD 는 400을 찍고 하락하기에 이른다. 이더리움의 기술적 한계가 명백히 드러나며 그 환상이 깨지는 시점이 온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 보자. 비트코인은 단순한 입출금 트랜잭션만 처리하면 되는 반면 DApp을 구동하는 블록체인을 지향하는 이더리움은 그보다 기하급수적으로 빠른 속도가 요구된다. 세그윗 이전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7 Tx/sec 의 속도에 불과하다지만 이더리움은 15 Tx/sec, 그러니까 대충 두배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 블록체인 용량은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1메가 블록사이즈 제한인 비트코인은 2009년부터 지속되어온 블록체인이 200기가가 채 안되는 반면 이더리움 블록체인 사이즈는 최근 3개월 동안 무려 100기가 이상이 늘었다. 이제 이더리움 풀 노드를 돌리려는 사람들은 무슨 야동을 지워야 될지 고민하는 날이 곧 올지도 모른다.]
차세대 웹 2.0은 바로 DApp이 구동되고 탈중앙화된 경제와 금융을 선도할 스마트컨트랙트 블록체인인 이더리움이라는 거창한 PR은 사실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했을 뿐이고 실상 이더리움 월드 컴퓨터는 현단계에서는 ICO 와 이더롤 조차 동시에 매끄럽게 돌리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POS 전환은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되겠지만 아직 시기상조임으로 논외로 한다). 게다가 최근들어 크게 증가한 트랜잭션양 조차 사실은 거래소/판매소 들이 이용하는 블렌더에 의해 크게 부풀려 졌다는 추측이 나오며 가격상승이 실제 트랜잭션양과 비례해 훨씬 부풀려진 감이 없잖아 있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이더리움의 트랜잭션양은 사실 거래소/판매소에서 믹싱하는 시스템이 차지하는게 68% 이상이고 순수 유저 트랜스액션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다. https://goo.gl/TcUFca]
DApp을 구동하는 블록체인으로서 가치가 인터넷을 통해 움직이는 차세대 웹2.0의 선두주자를 표방하고 있는 이더리움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간 암호화폐로서의 이더리움의 주된 용도는 Dapp 구동이 아니라 ICO 유치라는 것이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는 비교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스케일링 문제를 안고 있으며 그 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killer DApp은 커녕 그냥저냥한 DApp 하나 돌리기에도 빠듯하고, 또 IoT 의 시대를 열고 법률 계약을 대신해줄 기술이라는 스마트컨트랙트는 실상 너무나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지라 주된 용도는 토큰 세일 (ETH를 보내면 ERC20 토큰으로 바꿔주는것) 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렇듯 비트코인을 제외한 프로젝트중 제일 건실하다는 이더리움 조차 프로젝트가 표방하는 지향점과 지금 현실에는 어마어마한 괴리가 있다. 튜링완전언어니 스마트컨트랙트니 웹 2.0니 탈중앙화 앱이니 화려한 용어를 동원해 미래의 페이스북과 아마존인양 광고를 하지만 실상 현단계에서는 실현된 것은 거의 전무하며 가야할 길은 구만리이고 그 과정에는 DAO 해킹과도 무관하지 않은 솔리디티라는 언어 자체의 문제, 프로그래밍의 숙명과도 같은 버그를 방지해야 하는 난제, 비탈릭이 단독으로 전두지휘하는 거버넌스의 문제, 검증되지 않은 POS 디자인으로의 전환, GAS로 트랜잭션피를 지불하는 경제 디자인의 실현가능성 등등 불안요소/문제요소를 나열하자면 끝이 없는 것이다.
B. 알트코인의 무용함.
오늘날 코인마켓캡 랭킹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 그리고 앞으로 더욱 더 많이 쏟아질 ICO 프로젝트들은 어떠한가? 이들은 더 심각하다. 이더리움이 오리를 팔면서 운이 좋으면 나중에 백조로 클거라고 광고하는 식이라면 잡 알트코인들은 도룡농 한마리를 주면서 언젠가는 용이 될거라고 광고하는 식이다.
[현 ERC20 올스타 리스트. 이 토큰들도 그렇지만 오늘날의 범람하는 수많은 ICO 들의 sales pitch 는 이더리움과 그것과 아주 흡사하다. 화려한 용어, 찬란한 미래, 하지만 현단계에서의 가시적인 성과는 아예 없거나 미미한 수준. 이들 중 Killer DApp 은 커녕 완성된 프로젝트는 아무것도 없다. 그럼에도 마켓캡은 천억원대가 넘어간다. 이 토큰들이 이더리움을 먹여살릴 Killer DApp이 될 확률은 얼마나 될 것인가? 일단 이더리움이 스케일링에 성공해야 한다. 그리고 DApp 자체 또한 쓸모가 있어야 하고 여러 기술적인 문제를 뛰어넘어야 한다. 그리고 시장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 너무 늦지도 않게 또 너무 빠르지도 않게 등장해야 한다. 한가지 분명한건 훗날의 성공여부를 떠나 당장 몇달만 지나도 이 랭킹은 상당부분 물갈이가 될거라는 것이다.]
일단 블록체인 프로젝트, 즉 토큰/코인을 사용하는 사업모델이 가능하려면 두가지 전제 조건이 붙는다. 첫째는 사업모델에 블록체인 코인이 꼭 필요하고 둘째는 그 코인을 이더리움 (혹은 다른 스마트컨트랙트 플랫폼 코인) 이 대체할 수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는 코인이 필요 없는데 코인을 사용하는 사업모델은 그 코인의 경제가치를 보존할 수 없기 때문이고 둘째는 필연적으로 DApp 토큰의 한정된 liquidity 보다는 해당 DApp + 다른 DApp 도 구동하는 플랫폼의 코인이 더 큰 가치와 liquidity, 그리고 적은 변동성을 보장한다는 이유에서 비롯된다. 현재 코인마켓캡의 첫페이지를 장식하는 여러 프로젝트들은 1번은 만족하되 2번은 만족하지 않는 프로젝트 들이 대부분이고 요즘 등장하는 ICO 들은 심지어 1번조차 만족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애당초 코인 자체가 필요하지 않은 시스템에 굳이 코인을 사용하는 디자인을 채택하는 것이다.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당연히 ICO 로 돈을 모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 ICO 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 그리고 그 성공사례를 목격한 신규투자자들이 제대로 된 리써치 없이 무분별하게 ICO 에 참여해 웹사이트 하나, 백서 하나 뿐인 프로젝트에 작게는 수백억, 크게는 수천억씩 쏟아붇게 된 결과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한 ICO가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ICO가 범람하게 된 것이다.
[ICO에 모금되는 돈은 이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초기 VC 투자금 총합에 견줄 수 있게 되었다. 코인/토큰이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ICO를 하는게 아니라 ICO 시장에 돈이 차고 넘치기 때문에 코인/토큰 사용여부에 상관없이 탈중앙화 프로젝트니 어쩌니 하며 미사여구를 동원해 ICO를 여는 것이다. 등장하는 ICO 프로젝트의 질은 그 양과 반비례해 몇단계나 퇴보하는 수준이 되었다.]
이렇게 ICO를 열어 천문학적인 액수를 받고 판매된 토큰은 거래소에서 프리미엄을 얹어 더 높은값에 거래가 된다. 놀랍지 않은가? 코인이 필요한지 필요하지 않은지도 불분명하고 성공가능성은 까마득히 낮은데다가 검증되지 않은 팀에 검증되지 않은 코인 경제 모델을 가지고, 당장 내년에만 해도 소리소문없이 사라질 프로젝트의 시총이 가볍게 백억, 천억을 넘어가는것이다. 이런식으로 미드-로우캡 알트코인 시장은 현재 어마어마하게 부풀려져 있다.
C. 비트코인의 유용함
현재 1000개가 넘어가는 암호화폐중에 실제로 그 쓰임새를 다 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비트코인 하나 뿐이다.
비트코인은 인류 최초로 등장한 “디지털 자산” 이다. 부동산이나 주식같이 부를 저장하고 늘려가는 수단인데 디지털로 존재함으로서 기존 자산 클래스로는 불가능한 전혀 새로운 장점들을 가진 신규 자산 클래스 인 것이다. 소위 “디지털 골드” 라고 불리우는 이 물건은 국가에서도 통제가 불가능하며 그 누구도 압류할 수 없으며 무한히 쪼갤 수 있고 한시간 내로 지구 반대편으로 전송이 가능한 전혀 새로운 부의 저장 매체인 것이다. 그리고 그 장점들과 기능들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 활용가능하다는 면에서 알트코인에 비해 크게 돋보인다.
혹자는 물을 것이다. 오래전에 나온 비트코인 보다 기술적으로 더 뛰어난 코인도 있을 것이고 비트코인이 가지는 기능은 후발 암호화폐도 다 가지고 있을텐데 왜 비트코인이 왜 대단하냐고. 왜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가지는 위치는 독보적인가? 답은 간단하다. 현존하는 알트코인중 그 어느것도 비트코인이 가지는 “디지털 자산”, “검열불가능한 부의 저장 매체 (censorship-resistant store of value)” 이라는 역할을 온전히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그 어떤 프로젝트보다도 탈중앙화된 생태계. 개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는 존재하지 않기에 영향력이 없고 비트코인의 힘은 마이너-유저-개발진 세 세력으로 분리되어 있다. 개발자가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마이너-유저-개발진 각자가 자신들의 이권을 향해 움직이면서 최종적으로 합의점에 도달하게 되는 시스템. 프로토콜 변경은 극도로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이는 곧 네트워크의 안정성이라는 장점으로 귀결된다.
2. 버그 걱정이 없는 아주 기초적인 기능만을 수행하고 극도의 견고함을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네트워크 - 51% 어택은 경제적으로 불가능하다. 오늘날 비트코인을 해킹하기 위해서는 조단위의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
3.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이더리움과 더불어 가장 우수하고 활발한 코어 개발진.
4. 최초의 블록체인이라는 상징성과 정통성. 그리고 탈중앙 경제/금융 실현을 열망하는 열성적인 유저들의 지원.
이 장점들은 비트코인의 고유한 것으로 현재 암호화폐시장에 존재하고 앞으로 미래에 등장할 암호화폐가 “카피” 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성질의 것들이다. 비트코인은 오픈소스로서 프로토콜은 누구나 카피해 쓸 수 있다. 심지어 원하면 포킹도 가능하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가지는 상징성, 비트코인이라는 프로토콜을 둘러싼 이익집단들, 그리고 비트코인이 중앙은행의 횡포에서 민중을 해방하리라는 굳은 이념을 가진 Cypherpunk 유저들은 베낄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내일 당장 비트코인이 사라진다면 비트코인의 역할을 그 어떤게 대체할 수 있는가? 비탈릭 말한마디에 롤백하고 언제 버그를 이용한 해킹이 일어날지 모르는 이더리움? 비트코인 테스트베드를 자처하는 라이트코인? 은행들의 코인이 될 리플? 마스터노드 소유자들끼리 코인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대쉬? Infinite inflation의 위험이 도사리는 지캐쉬? 빠른 전송시간, 익명성, 스마트컨트랙트 등등 비트코인에 기능을 추가해 시총점유율을 높이려는 암호화폐는 밑도 끝도 없이 많지만 비트코인이 수행하는 ‘검열불가능한 부의 저장 매체” 라는 역할을 두고 경쟁하려는 암호화폐는 존재 하지 않는다. 이유는 코인 개발자들이 제일 잘 알 것이다. 그들 대부분도 비트코인이 제시하는 이상향에 반해 암호화폐에 입문했을테니 말이다.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비트코인의 “검열불가능한 부의 저장 매체” 로서의 역할은 백서나 로드맵 어딘가에 적힌 몇년 뒤가 아니라 지금 당장 수행가능하다. 알트코인은 검증되지 않은 토큰 경제 시스템에 의존하고 블록체인 기술의 합당한 적용사례인지도 검증되지 않은 반면 오리지널 블록체인인 비트코인은 그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기축통화 인플레이션 대비 가치의 보존과 확대라는 단순하고 명쾌한 용도를 가진다.
미래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창조해낼지 알 수 없는 알트코인과 달리 비트코인의 타켓은 분명하다. 비트코인이 노리는 마켓캡은 전세계 GDP의 약 20%에 해당하는 기축통화 예금액의 총합, 그리고 금시장의 크기인 6 trillion USD 에 준하는 금액이다.
D. 계속되는 비트코인의 시련, 그리고 그때마다 끈질기게 살아남는 비트코인
2017년은 비트코인에 있어 다사다난한 해였다. 불과 반년전 3월에 SEC가 윙클보스 쌍둥이가 추진한 ETF를 거부하면서 비트코인은 가격추락, 이더리움은 급등과 함께 암호화폐시장의 주도권을 이더리움에게 내주게 되었다. 2017년 중반 내내 비트코인 생태계는 둘로 쪼개져 향방을 알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8월 1일에는 급기야 우지한과 Roger Ver, Jeff Garzik을 필두로한 차이나 마이너 진영에서 Bitcion Cash (BCC) 를 하드포킹해 새로운 체인을 만들어냈다. 게다가 지난달에는 중국 정부에서 ICO 규제와 거래소 폐쇄 뉴스가 불거지면서 5000 USD 에서 3200 USD 까지 무려 35%에 가까운 단기조정에 촉매제로 작용하는 등 크고 작은 악재가 끊이질 않았다.
실로 괄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검열불가능한 부의 저장 매체” 라는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 내었다는 것이다.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만 같았던 비트코인은 결국 유저와 개발진이 UASF로 합심해 SegWit을 반대하던 마이너들로부터 SegWit 업그레이드 동의를 얻어내는 데 성공해 스케일링 문제 해결에 대한 기틀을 닦게 되었다. 중국자본이 암호화폐시장에서 사라지게 된 것은 자칫하면 암호화폐시장 성장의 둔화로 이어질 수 있었으나 불과 한달여만인 10월 10일 현재 비트코인은 전고점을 다시 테스트할 정도로 가격이 올라왔다. 국가에서도 통제할수 없는 탈중앙화된 디지털 자산이라는 기조에 걸맞는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메이저 마이너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최초의 비트코인 포크인 BCC. 많은 시장의 기대도 불러모으고 항간에는 비트코인 포킹이 트렌드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낳았으나 비트코인의 상승세에 가려 매번 저점을 갱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지한의 중국발 버프를 받아 유지될것 같았던 0.1 BTC 지지선은 무너졌고 들쭉날쭉한 채굴난이도와 해쉬파워 덕분에 블록타이밍은 하염없이길어졌다. 해쉬파워는 채산성을 향해 움직이는 비트코인의 디자인 기초의 우수성이 증명됨에 따라 마이너 포킹이라는 비트코인 생태계내의 중대한 불안요소 하나가 사라진 것이다.]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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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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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은 각 주제별 게시판에.
비트코인 암호화화폐 커뮤니티 땡글~ 땡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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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dapp으로 하도 말이 많아서 좀 배워볼까 했는데, 기본적인 사항부터 의문점인게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