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 곳곳에 불황의 그늘이 엄습하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아르헨티나도 점점 가파르게 올라가는 인플레이션과 줄어드는 매상 으로 인해 하루 하루 생활이 점점 힘들어 지는 자영업자들이 늘어 가고 있습니다.
서민은 어느 곳에 살아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 이지만 후진국으로 갈수록 빈부 격차는 더 심해집니다. 제가 살고 있는 대륙, 남미에는 선진국이 없습니다. 브라질이 경제와 인구 모든 면에서 남미 최대 국가인데 이곳도 최근 급격한 환율하락이 있었고 세계 1~2위를 다투는 산유국 베네주엘라의 화폐는 몇만%의 가치하락으로 공을 5개 제거하는 리디노메이션이 실행되고 있죠.
대부분의 남미국가들은 이런 극심한 상황이 아니어도 경제 구조가 취약하며 만성적인 실업과 경제위기를 옆에 끼고 살아갑니다.
그렇다 보니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사회적 계층의 벽은 더 두껍고 높아만 지고 있습니다. 몇 일전 아르헨티나의 언론이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빈민이 45%를 넘었다고 합니다.
45%면 거의 국민의 절반이 빈민이라는 소리입니다. 10명중 4.5명이 빈민이라는 것이죠.
그들은 왜 빈민이 되는 것일까요?
빈민가에서는 나이 어린 소녀들, 이제 막 사춘기가 시작된 만 13세 정도 되었을 소녀들이 벌써 엄마가 되어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흔히 목격할 수 있습니다.
빈민가는 사법제도에 벗어난 공간이어서 이곳에선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곳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무질서와 공권력의 부제 속에서 의붓딸을 성폭행하거나 이웃집 소녀들을 겁탈하기도 합니다.
이곳의 약자들은 아무런 보호장치 없는 세상에 노출되어 있어서 잦은 성폭력으로 그녀들은 아이 아버지가 누구인지 잘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쉬운 먹이 감으로 삼아 폭력과 도적질등 수많은 종류의 범죄 피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빈민들을 괴롭히는 것은 주로 다른 빈민인 경우가 많습니다.
범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치안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 보니 경찰들에게도 버림받은 지역입니다. 보행자들은 수시로 소지품을 동네 강도들에게 강탈당합니다.
이런 곳에서 태어나고 자라는 아이들에게 기술과 혁신은 너무도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죠. 기본적인 교육도 받지 못하고 사회의 쓸모 있는 구성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하는 이들, 스스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이들의 삶을 잘 모르고 이들의 생활방식을 모르는 상위 계층의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이들을 비난합니다.
“일을 찾지 않는다.”, “이들은 게으르다.”, “노력하지 않는다.”, “마약에 취해 산다.”, “범죄로 생계를 유지한다.” 등등 끝도 없이 이런 형태의 비판적인 글들을 적어 내려 갈수 있습니다.
하지만 12살에 임신하고 그 누구의 보호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이 어떤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까요? 제대로 교육받지 못해 부족한 어휘와 사람에 대한 예의를 배우지 못한 이들, 시간 개념이 거의 없는 이들이 좋은 직장에 취직할 수 있을까요?
이들이 생계 수단으로 삼을 수 있는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죠. 길거리에서 행상을 하거나 구걸 같은 열악한 수단을 직업으로 가지게 됩니다. 범죄를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지만 많은 경우 범죄가 유일한 선택지로 남기도 하는 것입니다.
사회적 계층간 벽은 이렇게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너무도 많은 숫자가 되어버린 이들은 사회적 불안요소가 되었으며 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는 대책이 필요했죠. 이전 정권에서는 이들에게 여러 형태의 복지를 통해 현금지원을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무료병원, 무료 교육 등으로 그리 큰 지원 효과가 없이 형식적인 모습이라 해도 지원을 확대하였죠.
결국 이러한 복지의 확대는 재정에 큰 부담이 되었죠. 당연한 이야기 이지만 45%나 되는 이들, 가치 창출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 빈민 계층을 지원하기 위해선 너무도 큰 예산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계층이 발생시키는 범죄로 치안이 불안해졌고 그로 인해 경찰력 또한 지속적으로 확대 되어 정부 지출은 큰 폭으로 늘어나기만 합니다.
이런 악순환은 재정적자가 커지고 국가가 가난해지며 이런 취약 계층은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기본적인 재정 보조가 사라 지게 됩니다. 최소한의 사회적 장치들이 더 이상 작동하지 못하게 되어 가고 있습니다. 생산적인 인구가 줄어들면 정부의 상황은 더욱 어려워 지겠죠.
만성적인 적자 정부가 만들어져 지속적으로 경제의 발목을 잡는 악순환이 반복 되고 있는 것이죠.
이 모든 것의 해결은 보이지 않습니다. 외채에 의지하고 과거의 지식에 사로잡힌 경제학자들은 국가를 더욱 산업화 하여 직장을 늘려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하지만 세계는 이제 산업화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제조업이 고용을 창출하지 않죠. 공장들은 자동화 기계들로 채워지고 있으며 고용 없는 성장이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교육시스템은 산업화 시대의 공장 노동자양성에 맞추어 져 있습니다. 제가 20년전 배우던 과정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같은 교육을 행하고 있습니다.
다른 대안이 없어 결국 유효기간이 끝난 교육을 받으며 기나긴 과정을 끝내고 세상에 나왔을 때 기업들은 더 이상 고용을 바라지 않습니다.
스스로 직업을 창출해야 하는 세상이 다가왔지만 우리 중 누구도 직업을 만드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부모세대도 겪어 본적이 없는 세상이 다가 오고 있죠.
빈민 45% 가 더욱 확대되어 50% 가 되고 60% 가 되어도 이상하게 상위 1%는 매해마다 더 많은 매출과 더 많은 부를 거머쥡니다. 이 상태가 얼마나 더 지속 가능 할까요?
지금 이 시스템은 뭔가 이상합니다. 생명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이 재화가 되었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3등 시민이 되어 버린 원주민들은 수렵 채집하며 자연이 주는 생산물을 약간의 수고와 노력을 통해 획득하며 살아갔습니다. 필요한 만큼 언제나 자연에 있었습니다. 먹을 만큼만 채집하면 되었고 몇일 필요한 분량만 사냥하면 되었습니다.
자연으로부터 주어지던 수많은 것들에 가치가 매겨지고 주인이 생겼습니다. 곡물의 씨앗에도 주인이 있어서 구입하지 않은 씨앗을 재사용하는 것이 범죄가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탐욕이 너무 거대 해져 필요한만큼의 끝이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끝없이 세상의 모든 것을 누군가가 소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밟고 서있는 땅, 먹을 수 있는 모든 동식물, 그리고 최근 물까지 재화가 되어 돈을 주고 사야 마실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자연에서 돈없이 얻을 수 있는 공기, 이것 에도 돈을 줘야만 하는 순간이 얼마나 남아있을까요?
주인 없이 남아있는 하늘과 바다에도 곧 주인이 생기지 않을까요?
그렇게 수많은 것들이 자연으로부터 누군가에게 소유권이 넘어갔습니다. 이것들을 소유하지 못한 계층의 사람들은 모든 것에 비용을 지불해야 생존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현 시스템에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일까요?
극소수의 소유주와 대다수의 빈민이 남은 사회가 얼마나 더 지속될 수 있을까요? 60%의 빈민은 괜찮을까요? 70% 아니면 80% 까지?
이들을 제압할 수 있는 강력한 경찰 로봇들이 있다면 사회가 평안할까요?
이곳 중산층은 치안 문제의 원인을 너무도 쉽게 경찰력의 부재나 빈민층의 부도덕으로 돌려 버립니다. 시스템의 문제는 없는 것일까요?
우리 같은 나약한 일반 시민들은 시스템을 바꿀 힘이 없지만 역사는 알려줍니다. 결국 시스템에 누적되는 문제들은 균형을 찾게 됩니다. 과거 에는 혁명이나 전쟁 같은 매우 파괴적인 형태로 균형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디지털세계에서 만들어지는 변화는 피를 부르지 않습니다. 혁신 이라는 이름으로 기존 시스템을 파괴 하죠.
이 혁신들 속에 빈민들도 포함되고 이들이 사회속에 중요한 시민이 될 수 있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모든 것이 재화가 되고 사람마저 재화로 계산하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숫자가 되어버린 이 사람들은 결국 우리 자신도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빈민을 향해 손가락질 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을 향해 손가락질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이라는 같은 생물 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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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세모녀 사건으로 우리나라에 경각심을 준적이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