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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체인 거버넌스의 미래: 비효율성 내에서 효율을 추구하는 것

by John Kwak

 

대한민국, 특히 그중 2-30대라면 모를 수 없는 기업이 있다. 바로 쿠팡이다. 매출이나 사업 다각화 등의 다양한 방면에서 1등으로 꾸준히 업계를 리딩하고 있는 쿠팡. 쿠팡이라는 서비스를 개발 및 운영한다고 생각해보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물류? 제품의 품질?

하지만 답은 의외로, 관리자페이지와 연동되는 CS, 특히 환불/교환 부분이다 (소비자 기준). 이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면, 당연히 공급자 – 소비자를 연결하는 주체인 이상 이런 부분에서 꾸준하게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운동을 할 때 하체만능설이 나오는 것처럼, 이 부분이 약하면 아무리 많이 팔려고 해도 시스템적으로 삐걱대고는 만다. 특히 커머스쪽이 더 그렇다. 사실 이는 다른 서비스들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 이 부분의 디자인부터 데이터 저장 방법까지도 세심하게 정하고 들어가게 된다.

doge1.jpeg
거의 모든 서비스에는 이용약관이 존재한다

 

이 부분은 “이용약관”에 기반하여 진행되고, 이용약관은 결국 “명확한 책임 소재”를 만들기 위한 작업이다. 그리고 결국, 이 책임 소재를 중간자가 맡느냐 아니냐에 따라 각 엔드(end) 단에 요구할 수 있는 금전적/비금전적 인센티브의 정도가 달라진다. 쿠팡/와디즈의 경우엔 소비자 단에서 클레임이 들어올 시 공급자에게 모든 책임 소재를 떠넘긴다.

 

만약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면?

법정을 들락날락해야 할 수도 있다. 그에 수반되는 비용은 어마어마하다. 비단 법률적 비용뿐만 아니라, 높은 기회비용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케이스들을 최대한 논리적으로 기록해둔다. 그마저도 부족하여 법적 조치를 운운하고, 서로를 위해 중간에 합의를 보고 일단락시키기도 한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 결국 엔드(end) 단은 시스템이 아닌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과 연계되는 복잡성은 미리 설정된 시스템으로 모두 해결하기엔 너무나도 어렵다.

커머스 시장을 벗어나 금융시장을 생각해보자. 파생상품, 이를 활용하기 위한 비히클 등 고려해야 할 수단들이 너무나도 많다.

한국에선 이 복잡성에 사례가 최근에 나왔는데, 바로 라임자산운용 사태이다. 저금리 상품과 허수아비 펀드/컨설팅 펌들을 앞세워서 부당수익을 크게 챙긴 것인데, 하나하나 밝히는데도 꽤나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물론 결론은 금융범죄, 하지만 여기에 대한 처벌 수준이라든가, 어떻게 보상안을 마련하게 해야 한다든가.. 등은 정하기 쉽지 않다.

이러한 금융의 특성이 현재 “디파이”라는 키워드를 갖고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활용되려는 순간에 놓여있다. 위의 사례를 통해 바라본 금융과 암호화폐의 조합에서 얻을 수 있는 결론은, “활용성은 좋으나, 책임소재를 물기 어렵다”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관리”에서 오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정답은 온체인 거버넌스에서 시스템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는 것이다. 스마트 컨트랙트로 짜여진 R&R (Rules & Regulations)은 결국 논리구조로 이뤄진 여러 가지 케이스 조합이다. 여러 가지를 추가할 수는 있지만, 적어도 아직까지, AI가 비지도(Unsupervised Learning) 교육을 이제서야 제대로 시작하는 상황에서 복잡다단한 사회를 모두 반영할 수 없다. 그러면 당연히 여기에선 현실 법정과 같은 존재가 대두되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선 여러 가지 고민 및 적용 시도가 있었고, 그 중엔 이더리움 DAO 프로젝트로 핫한 아라곤 프로젝트와 Common court(공동 법원)을 진행하는 유럽 리걸테크 기업 클레로스(Kleros)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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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앙 법정을 표방하는 클레로스

 

탈중앙화 분쟁 프로토콜을 지향하는 클레로스는 게임이론을 기반으로 짜인 판정단 시스템을 기반으로, 프로젝트들이 직접 분쟁 해결 방식을 만드는 대신 손쉽게 클레로스의 방식을 도입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 ‘도지판정단’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AI 관련 지도 교육을 하는 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진행된다.

도지판정단은 게임형식으로 특정 사안의 진위여부를 판단한다. 현재까지 진행된 판정단 내 인원들은 클레로스의 자체 토큰인 피나키온 토큰(PNK)에 투자한 투자자들로, 일정량의 토큰을 예치금으로 내고 참여한다.

현행 게임 방법은 아래와 같다:

사용자는 이더(ETH)로 예치금을 내고 함께 도지나 도지로 위장한 고양이 혹은 다른 사진 혹은 그림을 제출한다. 사진을 제출한 뒤 24시간 동안은 누구든 사진을 올린 이가 낸 만큼의 예치금을 걸면 그 사진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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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의 도지 사진이 올라온다. 출처: 코인데스크코리아

 

하루 동안 누구도 사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그 사진은 심사를 통과한 목록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그리고 사진을 올린 사람은 예치금을 돌려받는다. 모든 판정이 끝나고 나면 알맞은 사진을 올린 사람들이 총 100만 도지코인을 서로 나눠 갖는다. 

클레로스는 궁극적으로 이러한 시스템을 탈중앙화 분쟁 해결 프로토콜의 핵심 매개체로 쓰고자 한다. 예를 들면 가짜뉴스를 가려내고 다양한 상황에서 분쟁을 중재하며 사용자의 사용 후기를 토대로 순위를 매기는 플랫폼 등이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것이 갖는 함의?

책임 주체를 확정시켜주면서, 이를 위한 과정을 통해 판정단이라는 주체 또한 책임 주체 명확화를 위한 책임을 덜어가 준다는 것이 클레로스라는 프로젝트 및 타 프로젝트들의 대두가 갖는 함의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말단은 사람이다. 

우리는 이상적으로 “효율”적인 시스템을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이 맞이하는 사람이란 언제나 효율적일 수 없고, 이러한 비효율 속에서 최대한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사회에서 합당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가격의 큰 등락을 겪으면서 시스템이 예측하지 못한 케이스 때문에 다양한 이슈를 겪은 프로젝트들을 고려했을 때, 우리는 자동화된 시스템에 모든 것을 맡길 수 없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비효율 내에서의 효율 추구’는 다시금 곱씹고 고민을 해볼 만한 문구 아닐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본 링크https://noder.foundation/onchain-gov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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