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넋두리 , 케이스 제작기
엄청난 관심을 보여주셔서 서둘러서 제작기를 만들었습니다.
약속한대로 상세 제작기를 올립니다. 넋두리도 좀 풀어 보겠습니다. 뭐 큰 불만이 있는 넋두리는 아닙니다.
저는 처음부터 오픈케이스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지인에게 채굴을 권유 받은 것은 작년 가을 즈음 이였는데 그때만 하더라도 채굴사업이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라 관심도 없다가 이 지인이 12~1월에 이더리움에 10억을 꽂아 넣는 것을 보고 “저 사람이 미친 인간이 아닌데 이건 뭔가 있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블록체인, 가상화폐 공부도하고 지인들 소개로 채굴장 구경도 다녔습니다. 채굴장 작업에 참여도 해보고요... 땡글도 그 때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로그인 안 해도 글을 볼 수 있어 가입은 5월에 했네요...ㅎㅎ
암튼... 처음부터 오픈케이스를 사용하지 않은 점은 채굴장 작업에 참여하면서 들었던 생각이였습니다. 올해 초만 해도 1060 그래픽카드로 채굴기를 만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5월달 초까지도 1060 수월하게 구입이 가능했지요.
작년겨울부터 올해 초까지 모든 채굴기는 470 480 570 580 으로 제작을 했는데 AMD 답게 참 뜨끈뜨끈 했습니다. 제 아이디 k63dnow 보면 아시는 분은 아실 겁니다. 저두 나름 AMD 매니아여서 뜨거워도 AMD 좋아했습니다. 좋아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이고 수천 장의 그래픽카드가 뿜어내는 열기는 한겨울에도 땀이 날정도로 더웠고 그래픽카드들이 맛이 가는 것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몇 십대 하는 거야 대강할 수 있지만 수량이 많아지면 이건 장난수준을 벗어난다는 것을 그때 느끼고 채굴 시스템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도 그때부터 였습니다.
천장고 높은 창고를 임대하여 적은 수량만 넣는 방법, 창고 앞뒤로 대형 환기팬을 달고 공업용 선풍기로 돌려주는 방법, 덕트로 외부공조를 하는 방법 등등 웬만한 방법은 다 보았지만... 정작 중요한 컴퓨터 열이 잡히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이건 오픈케이스에 앵글선반을 사용하는 것이 열을 올리는 주된 이유였습니다. 모든 열은 위로 올라가는데 선반이 막고 있습니다. 일단 열이 여기서 정체됩니다. 이때 선풍기를 불어주면 좀 해소가 됩니다. 문제는 열이라는 것은 대류를 하는데(더운 공기는 올라가고 찬 공기는 내려오는) 정말 통풍이 시원스럽게 잘되는 건물이 아니라면 그래픽카드가 뿜어내는 열이 빠지는 열보다 많아지게 됩니다. 그러면 온도가 계속 상승하여 열평형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이때부터 무서운 일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열평형 상태가 되면 대류가 일어나질 않습니다. 공기가 정체가 됩니다. 선풍기로 불어도 계속 같은 온도를 유지하게 됩니다. 실내온도는 40도를 훌쩍 넘어가게 되고... 컴퓨터들은 뻣기 시작합니다. 경험해보신분들 아시겠지만 에어콘을 틀어도 해결이 안 됩니다. 이쯤 되면 사람도 뻣어 나가게 됩니다. 채굴이 멈추니 돈도 못 법니다. 그래서 짜증나서 한번더 뻣어 버립니다.
그래도 겨울이라 그냥저냥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더리움이 첫 채굴이기 때문에 다가오는 여름을 어찌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존 채굴자님 들은 어찌 여름을 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꼭 창고나 공장을 얻어야하나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제 사업장은 서울 구로에 있습니다. 아파트형공장은 많으나 창고형 공장은 외각으로 나가야 하기에 그것 또한 생각해볼 문제 였습니다. 전기증설은 어려운 문제는 아닌데 공간을 넓게 쓰려면 많은 임대료를 내야합니다.
그래서 작은 공간에 많이 설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1. 발열
2. 공간문제
3. 모양새 (오픈케이스는 안 이뻐서요... 이건 개인적인 취향이니 뭐라 마시길...)
이러한 이유로 시스템 구상은 1월에 시작했고 3월부터 설계를 하여 4월에 시제품 만들고 5월에 완성이 되는 동안... 채굴시장이 심각하게 과열 되었습니다. 부품수급이 어려워진 것이지요... 그래도 20년 가까이 컴퓨터 밥을 먹었으니 남들보다는 좀 편하게 좀 싸게 부품들을 수급할 수 있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좀 사놓는 건데요...ㅎㅎㅎ
넋두리가 엄청 길었습니다. 이제부터 궁금해 하시던 제 채굴공장 시스템을 소개하겠습니다. 제 회사이름이 "하드공장"이라 채굴기 이름을 "채굴공장"으로 하였습니다.
어떤 기구나 기계 등을 제작할 때는 캐드가 기본이지요... 레이져 가공이든 CNC 가공이 이든 캐드가 기본입니다. 3D 로 렌더링하면 대강의 모습도 파악할 수 있고요... 하지만... 케이스는 구조가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2D 도면만으로도 가능합니다. 이번에는 일러스트를 이용해서 도면을 그려 보았습니다. “채굴공장” 아리는 제품명도 그럴싸하게 만들어보고 싶어 일러스트로 폰트도 좀 손 봤습니다.
위 도면은 정리된 최종 도면이지만 여기까지 오는데 14차 수정 도면입니다. ㅠㅠ 제가 채굴사업에 “삘” 만 받지 않았어도 이렇게 열심히 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로고 괜찮은가요? 나름 만족합니다만... 영어보다는 한글이 더 좋은 느낌이라 이렇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설계도면을 가지고 레이저커팅기로 컷팅 및 마킹을 합니다.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아 레이저가 이렇게 생긴 거구나 하고 보여드립니다.
사진이 보면 대강 아시겠지만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제작하였습니다. 그래야 튼튼하고 조립하기가 쉽습니다. 조립 할 때는 접착제를 사용합니다.
시간이 늦어서 여기까지 하고 좀 자고 나서 2부 조립기를 올리겠습니다. 사실 제가 작업하면서 찍은 사진이 없어 이번에 조립하면서 사진을 찍어야 하기에... ㅠㅠ 아마 4~5부 까지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엔지니어로서 채굴기 제작 관하여 하고 싶은 말들.... 알려드리고 싶은 것들이 많이 있어서요... 객관적이고 나름 상세한 자료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채굴기 제작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두서없는 글 읽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