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게시판에 글 쓰는건 오랜만이네요.
2015~6년경 비트코인에 대해 알게 되면서 재미삼아 채굴도 하고 이게 뭐야 하면서 웃고 그렇게 잊고 지내다
2017년 날씨가 따뜻할때쯤 블록체인에 대해 공부하고 확신이 서면서 본격 입문하게 됩니다.
2017년 여름이 되기 전 1070과 1060, 1050ti를 섞어서 약 15대 분량의 채굴기로 시작하였습니다.
채산성이 안나온다는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상 월 수백만원은 남았었죠.
전 코인에는 투자 하지 않았습니다.
금융전문가 겸 마케터 출신으로 주식에 대해 잘 알기에 직접 투자는 피했었습니다.
물론 채굴이라는 대안이 있어서 그랬죠.
채굴이라는 플랫폼이 농사라는 개념으로 해석을 해서 쌀땐 유지하고, 시세가 오를때 파는 개념으로 접근했기에
적게 버냐 많이 버냐의 차이였지 한번도 손해를 본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버는 돈은 80%이상 채굴기에 재투자를 했고,
10월경 시세가 폭등하기 전 채굴기를 크게 늘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급이 여의치 않았고 계약금부터 거는 일도 많았었죠.
되는대로 기기를 늘려가며, 하나 하나 늘어가는것에 대해 굉장히 좋았었던 기억이 나네요.
12월 경인가.. 비트코인이 2천만원을 넘어갈 즈음 하루에도 기백만원 채굴이 되는걸 보면서
좋기도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풀이란 풀은 다 써보고, 마이닝 관리 프로그램도 여러가지 써보고
피드백도 해주고 하면서 나름 채굴엔 도가 텃다고 자만까지 하게 됩니다.
아니나 다를까 돈 좀 번다는 소문이 도니까 연락없던 친구들도 친척들고 나도 해보자 라며 연락이 왔고,
저는 도와주는 개념으로 기본만 알려주고 발을 담그진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잘했단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1월 초반에 비트코인 시세가 전고점을 돌파할 즈음 전 가진 코인 모두를 매도하게 됩니다.(전고점 돌파시 매도는 주식때부터
적용하던 제 이론이었습니다)
거의 최 고점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작지 않은 돈이 들어왔고 고질적인 직업병으로 고생하던 저에게 본업을 포기하고 전업하게 만드는 판단을 하게 되죠.
전 직업병으로 의자에 1시간이상 앉질 못합니다.
1시간 이상 앉으면 신경성 통증이 하반신에 퍼지는데 병원에서도 진통제밖에 답이 없다고 하더군요
채굴은 조립은 서서해도 되고 앉을일이 거의 없어서 저에겐 딱 맞춤이었습니다.
여유가 있으니 18년 3~4월경 비싼 가격일때 (1060 3기가 도매가가 37-40만원 선이었습니다) 기기를 또 훅 늘리게 됩니다.
전 여기서 지금 이 가격이 합리적이지 못한 고점가격이다 . 곧 빠질것이다 라는걸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여유가 있었기에 채산성이 전기세 대비 마이너스로만 가지 않는다면 유지가능하다 라는 판단으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최고의 실수였죠.
시장은 저의 예상을 깨고 1년내내 하락하게 됩니다.
저의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이더리움의 가격 30만원대를 깨게 되면서
유지비가 급증하기 시작합니다.
채굴원가는 건드리지 않겠지 라는 막연한 믿음이 화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4월경부터 공장 3군데에 대한 월세부터 전기 기본료까지 마이너스가 나기 사직합니다.
곡소리가 나야 바닥이란걸 잘 알고 있었기에
그래도 버텼습니다. 시장은 개인의 심리와 엇박으로 움직인다는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어쩌면 블록체인이라는 것이 pow 코인이면 채굴파워가 블록체인을 지탱하는 힘이라 믿었기에
그랬던거 같네요.
현금줄이 마르고,
쓰는 돈은 정해져있는데,
인풋이 마이너스로 가게되니
정신줄도 놓게 되고,
본의 아니게 실수도 하게되어
가을엔 남에게 피해도 끼치게 됩니다.
왔다갔다는 돈의 규모는 여전히 크지만,
남는건 전혀 없었지요.
본업을 유지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
여유가 없어지니 한번에 몰아닥치더군요.
주변에 같이 했던 채굴사장님들도 하나 둘 접기 시작합니다.
거기에 한분은 극단적 선택도 하게 됩니다.
멘탈도 흔들리더군요.
잘될땐 암말 안하던 사람들도
잘 안되니 왜 시작했냔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참 아이러니 하죠.
돈 자체만 따지면 전 마이너스는 아닙니다.
들어간 돈 대비 번 돈이 월등히 많죠.
하지만 기기에 묶인돈이 많고
시장은 땡처리를 강요합니다.
채굴장 매도글을 내었더니 업자분들 후려치는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더군요.
그 분들을 원망하진 않습니다.
시장의 원리가 그런것이니까요.
땡처리를 해도 복기한다면 마이너스는 아니겠지만
지난 기년의 시간 비용을 감안하면 마이너스겠지요.
저같은 경우를 겪는 채굴사장님들 많으실겁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시장에 수긍하되 물러설 지언정 포기는 하지마세요.
포기란 말은 꼭 채굴 자체에 대한 얘기는 아닙니다.
다행히 저도 직업병이 좀 쉬어서 그런가 어떤 연유에서든지 나아지고 있고
이젠 반나절 정도는 무리없이 앉아있을수 있습니다.
본업 복귀도 타진하고 있고 싸우고 있습니다.
내용이 기승전결도 없이 간밤에 울컥해서 뇌피셜로만 주저리 주저리 댄거라
시기가 안맞을수 있습니다. 참고해주시고요
2018년을 되새겨 보니 정말 다사다난했던 한해였습니다.
기운들 내시고 다시 일어서셔서 꼭 웃으시는 2019년이 되시길 기원하고 소망합니다.
제가 다음에 글 남길땐 좋은 분위기 속에서 웃으며 글을 남기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건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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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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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암호화화폐 커뮤니티 땡글~ 땡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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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채굴선배들이 하는 말이 있었죠
도망갈 구멍은 마련해놓으라고
또 좋은날이 올겁니다 그게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좋은날 한번왔는데 두번 안오겠냐"라는 생각으로 저도 버티고있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