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고 나니, 많은 분들이 암호화폐 세상이 비트코인으로 전부 재정렬될 것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 것 같군요.
비트코인이 역시 큰 상징성과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서 쉽게 1등 자리를 물려주지 않으려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해 묵었던 비트코인 블록사이즈 논쟁도 대체적으로 올해안으로 결판이 날 것이고, 내년에는 이더리움의 PoS 전환과 더불어 스케일링과 암호화폐 대중화의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 봅니다.
그런데 코인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을 보면 한 없이 오를 것 같고, 지금 사지 않으면 기차를 놓칠 것 같고, 반대로 가격이 떨어지거나 지지부진해지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은 생각이 쉽게 듭니다. 그래서 낮은 가격에 사서 높은 가격에 파는 것이 아니라, 높은 가격에 사서 낮은 가격에 파는 것이 심리적으로는 더 쉬운 일입니다.
지금 다 비트를 사야될 것 같은 유혹에 시달리는 분들을 위해 차트하나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2016년 4월1일 1만불을 투자해서
(1) 비트코인만 사두고 묵힌 경우
(2) 이더만 사두고 묵힌 경우
(3) 비트와 이더를 반반씩 사두고 묵힌 경우
(4) 비트와 이더를 반반씩 사둔 다음 매분기 1일 (4월1일, 7월1일, 10월1일, 1월1일)마다 달러기준으로 50대50 리밸런싱한 경우
어느 쪽이 가장 수익률이 좋을까요?
결론은 (4) 입니다.
제일 안 좋았던 것은 비트코인에만 투자했던 경우이고, 가장 결과가 좋은 것은 리밸런스를 한 경우입니다.
이더리움만 사 둔 경우가 가장 좋았던 구간이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리밸런스를 한 경우가 비슷하거나 우위였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리밸런싱을 하게되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오른쪽을 팔아서 덜 오른쪽을 사게 됩니다. 두 종목간에 비싼 쪽을 팔고 싼 쪽을 사게 되는 결과가 됩니다. 양 종목이 오르고 내리는 시가가 불일치하게 되면, 서로 상승효과를 내게 됩니다.
이런 로직이라면 현재는 비트를 팔고 이더를 사서 리밸런싱을 해야되는 때입니다.
아무 코인에나 이 로직이 무조건 작동하지도 않고, 과거에 작동했다고 미래에 작동하는 것도 아닐 겁니다.
두 코인이 경쟁적인 관계에서 상승시기가 차이가 나고, 둘 다 단기간에 망하는 경우는 없다고 확신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일 겁니다.
물론 내년은 이더리움의 해가 되어서 비트코인을 제끼고 이더가 코인계의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더 온리 전략이 바람직한 것이고, 비트코인이 내년에도 현재의 흐름을 절대 잃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한다면, 비트코인 온리가 맞겠지요.
하지만 한쪽을 선택하는게 아직도 불안하다면, 리밸런싱 전략도 충분히 가능한 옵션입니다.
그런데, 너무 자주 리밸런싱하는 것은 역효과가 납니다. 한쪽이 오를 때 충분히 오를 수 있는 여유를 줘야 됩니다. 그런면에서 분기당 1회 정도가 적절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냥 50:50로 나눠놓고 손 안대는 것도 그리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참고로 2015년 9월1일 기준으로 챠트를 하나 더 그려봤습니다.
1만불 넣고 3백만불이 넘는 수익이 생기는군요.
* 참고로 리밸런싱 아이디어는 페이스북에서 KC Oh로 활동하시는 이더리움 사용자 그룹 회원님의 글에서 착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