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화) 우리 시각으로 밤 9시부터 10시까지 이더리움 네트워크 하드포크가 진행됐습니다. 블록 번호 2463000부터 치러진 이번 포크는 현재까지 별다른 문제 없이 적용돼 순조롭게 구동되고 있습니다. 이번 변경은 지난 한 달간 계속된 네트워크 공격을 차단하려는 방편으로 시행됐습니다. 지난달 18일부터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익명의 공격자로부터 DoS 공격(Denial of Service)을 받아 트랜잭션 처리 속도가 느려지는 지연 장애를 겪었습니다.
이번 뉴스클리핑은 지난주 시행된 이더리움 하드포크 소식을 집중적으로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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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하드포크: 일부 명령어 비용 높이고, 공격자 소유 계정 삭제한다
재단 개발자들은 공격자가 여러 가지 공격 매개체를 이용해온 점을 고려하여 애초부터 두 가지 하드포크를 계획했습니다. 첫 번째 포크는 공격에 사용되는 특정 명령어(Opcodes)의 비용을 높게 책정하여 공격자가 이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네트워크를 부풀리는 데 사용되던 공격자의 빈 계정들을 삭제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적용된 하드포크는 첫 번째 방안이 시행됐습니다.
비탈릭 부테린은 "두 가지의 기술 업그레이드가 공격자를 좌절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며 "성공적인 제2 하드포크가 중단기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아직 두 번째 방안의 시행 여부는 알려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IT 솔루션 담당자인 허드슨 제임스는 사태의 원인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너무 크게 증가한 것"을 꼽으며 "두번째 하드포크에서 빈 계정을 반복 사용하여 네트워크를 부풀리는 식의 공격을 허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재단 측은 "두 번째 하드포크가 일어나기 전까지 해당 이슈들이 완화될 수 있도록 클라이언트 업데이트를 준비하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분석가들은 현재까지 이더리움 생태계의 주요 참여자들이 이번 포크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거래소들 이더리움 거래 일시 중단, 포크 후 재개
지난주 주요 이더리움 거래소들은 고객들에게 하드포크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네트워크 불안정성에 대해 경고하고 이더 거래 및 인출, 전송을 임시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코인베이스는 15일 공식 블로그에서 "하드포크 예정 하루 전인 17일부터 일주일간 ETH 예금 및 인출을 중단하겠다."고 공지하는 한편 "이번 한 번의 하드포크를 감행한 후, 이 밖의 다른 이더리움 포크는 지원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크라켄도 "하드포크가 매우 순조롭고 신속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구(舊) 체인은 사라지고 새로운 체인이 우량 체인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고객들을 안심시켰습니다. 거래소 쉐이프시프트(ShapeShift)도 이틀간 이더 거래를 중단한 후 20일부터 재개했습니다.
한편 이더 클래식(ETC) 거래도 주요 거래소들에서 일시 중단됐습니다. 대부분의 사용자가 일반 이더리움 클라이언트에 클래식을 구동하기 때문에 이더리움 포크에 따른 여파를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중국 이더리움 클래식 그룹에 따르면, 중국 커뮤니티 지도자인 로이 추(Roy Zou)의 제안에 따라 곧 클래식도 하드포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드포크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 분분
그러나 두 번째 포크가 감행된다 할지라도 앞으로 추가 공격 피해가 없을지는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주요 비트코인 전문가들은 이더리움 플랫폼이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는 만큼,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보다 더 넓은 공격 표면을 가지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빗고(BitGo)의 제임슨 로프는 트위터를 통해 "모든 허점을 막으려면 얼마나 많은 하드포크가 감행되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회의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네트워크 변경 전에 충분한 숙고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점을 품기도 합니다. IBM 블록체인의 남미지역 담당자는 "이번 사안을 논의할 때, 개발자들은 이 네트워크의 가치가 1조 원 이상($1bn)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는 것 같았다."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습니다.
반면 대부분은 DoS 공격이 큰 파장을 미치지 않았고, 이번 포크 결과에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제네시스 마이닝의 CEO 마르코 스트렝은 "이런 상황은 이더리움이 이전보다 더욱 강력해질 것임을 보여주는 분명한 징후"라고 바라봤습니다.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 제플린의 데미안 브레너도 "포킹(Forking)은 컨셉 자체가 대단히 무서운 것으로 비치지만, 사실 다른 분야에서는 단순한 '업그레이드'일 뿐이다."라며 "논쟁을 초래할만한 하드포크는 당연히 문제가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플랫폼이 향상되는 좋은 방식."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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