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수) 그동안 수많은 논란을 빚었던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하드포크가 마침내 시행됐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밤 11시 30분 중국의 이더리움 채굴업체인 BW.com이 블록체인의 192,000번째 블록을 채굴하면서 새 블록체인으로 이전하는 결정적인 변경이 일어났습니다.
하드 포크는 지난달 중순에 일어난 "다오 토큰 도난사건"으로 손실된 이더를 복원하기 위해 진행됐습니다. (사건 정리 바로 가기) 이번 성과로 해커가 보유한 약 450억 원어치의 이더를 새로운 주소로 이전했으며 원래 투자자들에게 원상 분배됐습니다.
이로써 약 2만 3천 명으로 추산되는 다오 회원들은 앞으로 100DAO당 1ETH의 비율로 자금 인출이 가능해졌습니다. 외부 자료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포크 실행 6시간 만에 1,188건의 대규모 인출을 감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체 인출량은 반환된 토큰의 약 43%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뉴스클리핑은 지난 한 달간 전체 블록체인 산업을 딜레마에 빠뜨렸던 '이더리움 하드포크'에 대해 집중 조명했습니다.
1. HOW? 하드 포크 지금까지 어떻게 진행됐나
지난달 익명의 해커가 코드의 취약점을 악용해 당시 시가로 580억 원을 가로챘습니다. 이는 전체 모금액 1천 7백 억원($150m)의 삼 분의 일에 해당합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다오 코드의 규칙상 48일간 해커는 빼돌린 자금 인출 및 거래가 동결된 상황이었습니다.
동결이 해제되는 7월 27일까지 한 달간 카운트 다운에 들어간 가운데 커뮤니티는 여러 가지 방법론을 논의해왔습니다. 그중에서도 블록체인을 해킹이 일어나기 전으로 복구하여(rollback) 손실된 토큰을 원래 주인에게 되돌려 주는 방법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방법은 7월 초 이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벌인 비공식 찬반 투표에서 81%의 압도적인 찬성 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carbonvote.com 바로 가기)
그러나 지난주 초 재단은 네트워크의 거래 기록을 완전히 되돌리기(rollback)보다는 "다오와 연관된 이더 자금을 새로운 스마트 컨트랙트로 이동시켜 새 블록체인에서 가동되도록 하는 방식"의 하드포크를 채택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의 블록체인과 별도로 운영되는 새로운 블록체인 코드를 발표하여 시장 참여자들의 채택을 촉구했습니다.
2. 채굴자와 거래소: 신 블록체인 vs 구 블록체인
현재 구 블록체인과 신 블록체인이 동시에 공존하는 가운데 주요 거래소와 채굴업체들은 신 블록체인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20일 포크 당일 비탈릭 부테린이 측정한 바에 따르면 이미 85%의 채굴자들이 신 블록체인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해싱 파워가 더 많은 쪽을 채택하게 되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대세로 네트워크가 안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하드포크를 반대하고 구 블록체인 잔류를 주장하는 "이더리움 클래식(ETC)" 프로젝트도 생겨났습니다. 러시아 출신의 익명 설립자 아이디 arvicco는 "재단이 발표하는 투표 결과는 공정하지 못하다. 측정 방법을 다르게 할 경우, 20~40%의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하드포크에 반대한다."며 "중앙 개발자들이 하드포크를 결정하는 방식의 이더리움 민주화 절차는 모순이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3. 블록체인 불역성(不易)의 딜레마
이번 하드 포크는 전세계 언론과 금융권들이 모두 주목할 만큼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먼저 지도자 없는 분산 자치 조직(DAO)이 재단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인해 자기 모순에 빠진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화두는 블록체인의 불역성입니다. 이번 사례로 "장부 내 기록을 바꾸거나 고칠 수 없는 영구 불변의 속성"을 스스로 깨게 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비트코인 개발자들은 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피터 토드는 "전체 디지털 화폐 산업의 선례로써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라며 "하나가 잘못 되면 전체 체인을 리셋하거나 되돌린다는건 불역성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주요 금융권들과 학자들은 이번 실험을 좌절이 아닌 기회로 바라봤습니다. 코넬대 교수는 "이번 실험은이더리움이 성숙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평가했으며 앞으로 교훈을 통해 더욱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어니스트앤영의 블록체인 고문 앤거스 챔피언은 "사건을 접한 고객사들은 공공 블록체인에 대한 우려와 회의감보다는 호기심으로 이번 실험을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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