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수) 이더리움 하드포크 이후 소수 채굴자와 커뮤니티의 지지로 살아남은 '이더리움 클래식(ETC)'이 새로운 알트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신 블록체인과 구 블록체인이 나란히 병행하게 된 덕분에 투자자들은 일명 "공짜 머니(Free Money)"가 생겼습니다. 하드포크 이전에 이더를 보유했던 모든 사용자는 기존 이더(ETH)와 똑같은 양의 이더 클래식(ETC)을 거저 얻게 된 셈입니다.
지난 26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더 클래식은 하루 동안 무려 300% 넘게 치솟아 $2.5를 넘어섰습니다. 현재 집필 시간으로 1ETC당 $1.9로 시가총액 1천6백억 원($155m)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전체 디지털 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이더, 스팀, 리플, 라이트코인에 이어 6번째 규모입니다. 현재 폴로닉스, 비트피넥스, 크라켄 등 주요 거래소 8곳에서 이더 클래식 거래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8일 코인원이 국내 최초이자 전 세계 5번째로 이더리움 클래식 거래소를 런칭하여 사흘 만에 일일 거래량 9만ETC를 돌파했습니다. 아직까지 이더 클래식(ETC)의 보유 사실을 모르는 투자자들이 많아 계좌에 묵혀진 코인들이 풀릴 경우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번 뉴스클리핑은 감이 잘 잡히지 않는 생소한 이더리움 클래식(ETC)을 3가지 쟁점으로 쉽게 풀어봤습니다.
1. 공짜 머니(Free Money)? 어떻게 생긴 걸까
예를 들어 한 사용자가 하드포크 이전(20일)에 지갑에 10ETH가 있었다면, 포크 이후 기존 10ETH와 별개로 이더 클래식 10ETC가 추가로 생기게 됩니다. 그러나 포크 이후에 새로 이더를 매입한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두 개의 체인이 나란히 공존하기 때문입니다. 20일 이더리움 재단은 DAO토큰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해킹 전으로 거래 기록을 되돌려 새로운 블록체인을 생성하는 하드포크를 진행했습니다. 재단은 분권화의 특성을 고려하여 구 블록체인을 폐기하지 않고 참여자들 스스로 두 가지 체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의도했습니다. 즉 다수의 선택을 받은 '긴 체인(Long-chain)'으로 전체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옮겨갈 것을 기대한 것입니다.
그러나 하드포크에 반대하는 소수의 개발자와 채굴자가 유기된 체인을 지지하면서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현재 이더리움 클래식 블록체인은 약 4,000블록을 뒤서며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바짝 뒤쫓고 있습니다. 해싱률도 544GH/s로 이더리움 네트워크 해싱파워의 약 1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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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더리움 클래식(ETC)가 살아남은 3가지 이유
최근 이더 클래식(ETC)의 급격한 가격 상승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뒤섞인 결과 입니다. 코인데스크는 여기에 세 가지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진정한 분권화를 지키고자 하는 소수의 도덕률'.
깃허브 이더리움 클래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지지자들은 재단의 독단적인 결정에 강력히 반대하며 검열 없는 분권화를 이루고자 호소합니다. 프로젝트 창시자 ID Arvicco는 "오히려 생태계에는 더 잘 된 것 같다. 완전히 이더리움을 포기하는 대신에 우리가 모두 스스로 분명한 가치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둘째, '이더 클래식을 새로운 기회로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전략'.
최근 며칠간 ETC/BTC 거래가 가장 큰 유동성을 보인 것은 투자자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아르크인베스트의 크리스 버니스케는 "큰 손 투자자들이 클래식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비탈릭 부테린이 2,000ETH 당 1BTC로 클라우드 세일을 마친 후 2년이 지난 지금 1BTC로 살 수 있는 이더는 50ETH입니다. 이처럼 새로운 기회를 바라는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도 상승에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번째, 'ETC를 지지하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방해 공작"
한편 이더리움 클래식을 지지하는 비트코인 커뮤니티들이 이더를 좌절시키기 위해 고의적인 방해공작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가설도 제시됐습니다. 재단이 블록체인의 불역성(不易) 원리를 거스르면서 전체 디지털 화폐 산업에 미증유의 파문을 일으킨 것을 질타하는 세력이 가격 상승을 주도했을 것이라는 추측입니다.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인 피터 토드는 "이번 선례가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했습니다. 그는 이번주 트위터를 통해 "이더리움 클래식이 $0원일때 살걸... 내가 놓친 수많은 투자 기회 중 하나에 추가됨" 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3. 새로운 강자의 등장, 앞으로의 미래는?
폐기될뻔한 체인에서 일주일 만에 6번째 알트코인으로 급속히 성장한 이더리움 클래식. 예상 밖의 인기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허핑턴포스트의 데이빗 시맨은 "이더리움 클래식은 또 다른 비트코인 스캠"이라는 제목으로 하드포크의 정당성을 역설하고 이더리움을 지지하는 칼럼을 실었습니다.
주요 대형 거래소들의 입장도 제각각입니다. BTC-e는 공지를 통해 "최근 ETC를 출금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고객들에게 끊임없이 받고 있지만 응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반면 크라켄은 28일부터 ETC 출금과 함께 ETC/ETH 교차 거래를 허용하여 새로운 알트코인을 신속히 받아들였습니다 한편 코인베이스는 "아직 클래식을 도입할 계획은 없으나 앞으로 가장 긴 체인, 인기있는 체인을 지원할 예정" 이라고 중립을 지켰습니다.
새로운 강자의 등장으로 디지털 화폐 시장이 또 한번 도전을 맞이하면서 투자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더욱 요구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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