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마침내 비트코인 역사상 두 번째 보상 반감기(halving)가 이뤄졌습니다. 한국 시각으로 일요일 새벽 2시 46분, 반감기 첫 블록인 42만 번째 블록이 중국의 F2Pool에 의해 처리됐습니다. 이로써 기존에 25BTC였던 보상금은 절반인 12.5BTC로 줄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예정됐던 감소인 만큼 비트코인 가격은 큰 변화 없이 안정세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집필 시각 가격인 $640은 올해 초 가격($430)보다 50%가량 오른 것으로, 이미 시장 내에서는 반감기를 염두에 둔 가격 조정이 수개월에 걸쳐 이뤄졌습니다.
따라서 전문가 대부분은 반감기 영향력을 단, 장기적인 시각으로 넓게 예측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뉴스 클리핑은 반감기가 가져올 변화에 대한 다양한 예측들을 분석해봤습니다.
1. 단기적인 하락론: 스마트 머니가 빠져나갈 것이다
웨일클럽의 피터 지브코브스키는 보상 반감기 전후가 투기자들의 이탈 시점이 될 수 있다며 하락세를 예측했습니다. 그는 "일찍이 비트코인이 $200선이었던 지난해 9월부터 반감기는 수도 없이 거론돼왔다."며 "당시 스마트 머니(전문가들의 투자)가 비트코인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스마트 머니들이 3배 이상의 이윤을 남긴 시점에서 호시탐탐 매각 시기를 노리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2. 장기적인 상승론: 채굴자들의 공급 전략이 가격에 영향 줄 것
거래소 매그너의 조 리는 "단기적인 가격 변동은 투기 세력에 의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론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감기 이후의 가격 변동 시기와 상승 폭은 채굴자들의 손에 달렸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수익 감소로 존폐위기에 놓인 몇몇 채굴장들은 신속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추가 가격 상승이 없으면 코인당 $650으로 계산했을 때 반감기 전의 수익인 $16,250에서 $8,125로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NEWSBTC는 "중국에 저렴한 전력을 쓰는 대형 채굴장이나 최신 컴퓨팅 파워를 갖춘 업체들을 제외하고는 많은 사업체가 차례로 문을 닫을 것"이라며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라는 극단적인 가설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채굴장들이 인위적으로 공급을 줄일 경우 가격 상승이 잇따를 것으로 예측됩니다.
한편 채굴 산업의 수익 감소로 인해 전체 네트워크의 해시율이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오레곤 마인즈의 테렌스 썬버 CEO는 오래된 장비들은 더는 경제이지 않아 네트워크를 떠나게 될 것"이라며 "전체 네트워크의 해시율이 10%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3. 무영향설: 4년마다 계획된 절차일 뿐 큰 의미 없다
비트멕스의 아서 헤이에서 CEO는 반감기가 가격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평균적인 일일 거래량과 비교했을 때 비트코인 인플레이션의 감소는 매우 적은 양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비트코인 투자 펀드의 다니엘 마스터도 견해를 같이했습니다. 그는 "반감기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분산 컴퓨팅 프로젝트에 거대한 마일스톤이다"라며 "커뮤니티는 반감기를 네트워크 성숙 단계로써 바라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두 차례의 반감기가 이뤄진 가운데 2140년까지 2천1백만 개가 발행되려면 앞으로 62번을 더 거치게 됩니다. 4년 만에 돌아온 이번 반감기를 통해 비트코인 생태계가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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