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1만100달러 대로 미끄러졌다. 지난 14일 새벽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가 50억 개 추가 발행되는 해프닝으로 인해 대규모 ‘팔자’ 행렬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중국 동부 경찰이 채굴장 단속에 나서 매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암호화폐 시황정보 분석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5일 오전 11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동시 대비 11.2% 하락한 1만109달러에 거래됐다. 거래금액은 243억 달러로 전날(208억 달러)보다 늘어났다. 하락세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전문 트레이더 알렉스크루거는 “중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이 상승세일 것으로 보지만, 단기적으로는 1만1300달러를 밑돌 경우 내림세를 보일 것”이라며 “만약 가격이 1만1300달러 아래로 하락한다면 9650~1만 달러 사이가 첫 타깃(target area)”이라고 분석했다.
일주일간 비트코인 가격 및 거래금액 추이. (이미지 출처 : 코인마켓캡)
주말새 USDT 발행 과정에서 벌어진 실수와 중국 내 채굴장 단속이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을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14일 오전 6시 암호화폐 알람봇으로 알려진 트위터 계정 ‘웨일알러트’(Whale Alert)는 “USDT 50만 개가 새로 발행됐다”고 전했다. 테더 추가 발행은 대개 외부로부터 암호화폐 시장으로 현금이 추가 유입된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은 14일 오전 6시30분 1만954달러에서 오전 11시15분 1만1440달러로 약 5% 올랐다.
그러나 같은 날 오전8시30분 트론 창시자 저스틴 선은 트위터를 통해 “5000만 개 USDT가 옴니 블록체인에서 트론으로 옮겨졌다”고 짚었다. 웨일알러트에 따르면 USDT는 연이어 5억 개, 4.5억 개가 소각됐다.
테더의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 최고기술책임자는 “옴니에서 트론으로 USDT를 스와프(교환)하기 위한 발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호재로 여겨졌던 USDT 추가 발행은 회사 측 실수였던 셈이다. 한바탕 소동 이후 매도세로 무게 중심이 옮겨져 비트코인 가격은 맥없이 내려갔다.
중국 채굴장 단속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12일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동부 전장시 경찰은 지역 전력소비량 급증에 따라 비트코인 채굴장 단속에 들어갔다. 그 결과, 2000만 위안(한화 34억 원)의 전기세를 횡령한 혐의로 4000대 가량의 채굴기가 압수됐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ccn은 “중국 내 전기세가 킬로와트(kWh)당 0.045달러쯤이라면 비트코인 채굴비용은 8000달러에 달한다”며 “이들이 가장 빠른 타이밍에 비트코인을 팔 유인이 크고, 그럴 경우 변동성 극대화와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상위권. (이미지 출처 : 코인마켓캡)
이날 암호화폐 시가총액 상위권은 하락장을 보였다. 시총 2위 이더리움은 19.3% 떨어진 217달러였다. 리플은 9.1% 내린 0.302달러에 거래됐다. 라이트코인, 비트코인캐시, 바이낸스코인은 각각 13.2%, 19.9%, 12.3% 밀려났다. 이오스, 비트코인SV, 트론도 각각 12.1%, 25.7%, 14.8%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