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인적으로 암호화폐를 계속 보유해 왔고, 암호화폐 자체에 대해서 회의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단지, 제가 아직 암호화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관계로
암호화폐 = 퍼블릭 블록체인의 장기적 지속 가능성에 대해 몇 가지 의문이 있어서 답해 주실 분을 찾습니다.
블록체인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분산원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블록체인은 크게 블록체인을 유지해 주는 채굴자에게 암호화폐를 대가로 지불해 주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채굴자 및 암호화폐 없이 특정 주체(정부, 기업 등)가 별도로 비용을 지불해 가면서 유지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나뉩니다.
이 때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결국 정부의 경우 세금, 기업의 경우 소비자의 비용 지불에 의해서 유지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퍼블릭 블록체인의 경우는 대부분 채굴 = 작업증명(PoW)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과연 이것이 지속이 가능할까요?
갈수록 채굴되는 암호화폐의 양이 줄어들 경우 퍼블릭 블록체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요?
채굴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지타산이 맞으려면 암호화폐의 가격은 대세 상승, 우상향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암호화폐 수량은 늘어나는데 가격이 1년이고, 3년이고, 5년이고, 10년이고 계속 상승한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
채굴이 계속되면서 결국 채굴의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상황이 온다면 과연 퍼블릭 블록체인이 계속 유지가 될 수 있을까요?
바로 이 점이 채굴이 전기 자원 낭비라는 점과 함께 이더리움이 결국 지분증명(PoS) 전환할 수밖에 없는 이유일 지도 모르죠.
2. 퍼블릭 블록체인은 프라이빗 블록체인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거나 독자 영역을 가지고 공존할 수 있을까요?
앞에 개념 설명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는 암호화폐가 개념 필수적 요소가 아닙니다.
블록체인이라는 미래 기술이 보안상 또 스마트 한 거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면
정부가 세금으로, 기업이 자본을 투자해서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구축하고 그것이 퍼블릭 블록체인과 경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퍼블릭으로 구성할 수밖에 없거나, 퍼블릭으로 구성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아니라면
공공의 필요가 큰 경우에는 정부가, 수익이 충분히 날 수 있는 경우에는 기업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구축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예컨대, 한국은행이 직접 나서서 원화의 블록체인化를 추진하면서
대한민국 곳곳에 분산원장을 유지할 수 있는 컴퓨터를 1천~1만 대(?) 두고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사실 채굴하는 컴퓨터는 비용이 무지막지하지만, 지분 증명 방식처럼 유지하는 컴퓨터는 그렇게 사양이 높을 필요가 없습니다.
정확히 어느 정도의 컴퓨터가 있어야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비용상 이게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이더리움의 가장 큰 장점인 스마트 계약 플랫폼도 원화 블록체인에서 구현할 수 있습니다.
리플의 가장 큰 장점인 빠른 송금 및 결제도 블록체인化 된 원화에서 충분히 구현 가능하다고 생각되기에 더 위협적입니다.
결국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는 불가능하거나 불리한, 퍼블릭 블록체인만의 영역이 필요한데 이것이 과연 어디일까 의문이 듭니다.
3. 암호화폐의 화폐적 기능, 결제 및 송금 기능이 과연 의미를 가지게 될 날이 올까요?
현재 암호화폐는 화폐적 기능보다 투자, 돈 벌이 용으로 더 주목을 받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시세 등락 폭이 상당히 큰 편인데, 돈 벌이 용으로는 좋지만, 화폐로서 제 기능을 하기 참 어려울 것 같습니다.
워매프에서 암호화폐로 물품을 구입하면 빗썸에서 실시간으로 그 암호화폐를 팔고
그 금액을 다음날 워매프에 입금해 주는 방식으로 시세 등락에 의한 문제를 줄이겠다고 하고는 있지만...
판매자가 아닌 구매자 입장에서는 물건을 실제 받게 되는 1~2일 후 암호화폐 가격이 올라 있으면 금액을 더 지불한 것이 됩니다.
테더사에서 1테더=1달러로 고정 교환을 해 주는 것처럼
(현재 테더사가 발행 테더만큼의 달러를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실 1원 = 암호화폐 1원으로 무조건 고정 교환을 해 준다면, 현실 화폐를 무한히 발행 가능한 한국은행의 구조상
테더처럼 1테더 -> 1달러로 환전이 안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는데, 현재 암호화폐들이 화폐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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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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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채굴난이도는 갈수록 올라가는게 아닙니다. 얼마만큼의 전체 해쉬파워가 투입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2주마다 조절). 따라서 비트코인 값이 내려가서 채산성이 내려가면 채굴자 수가 줄게 되고, 빠진 해쉬파워 만큼 난이도가 하락하면서 다시 적정한 채산성이 나옵니다. 따라서 그냥 시간이 간다고 올라가는 게 아니고 시장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뀝니다.
2. PoS 는 여러 문제를 안고 있고 아직 검증 되지 않은 방식입니다. PoW 만큼의 견고함을 내 줄지는 지켜봐야 알 일입니다.
3.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인트라넷과 같은 개념이고 퍼블릭 블록체인은 인터넷과 같은 개념입니다. 둘은 각자의 역할이 있고 서로 경쟁할 일이 없습니다.
4.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코인을 사용하지 않으며, 기업의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등을 목적으로 개발되는 물건이라 비트코인과는 달리 적당한 수준의 보안성/견고성으로 타협을 한 비잔틴 문제 해결 방식을 사용합니다 (practical Byzantine fault tolerance). 비트코인 보다 기술적으로 높다/낮다 라고 보기 보다는 네트워크 보안성을 희생하고 아웃풋을 늘렸다고 보는 시각이 더 정확합니다. 달리 말하면 비트코인 정도의 견고함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에게는 너무나 비싸고 자원낭비라고 볼 수 있으며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비트코인 대용으로 사용하자면 하루도 안되서 털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5. 한국은행에서 프라이빗 블록체인 형식을 띈 코리아 코인을 만든다면 그것은 중앙은행이 통제권/발행권을 쥐고 있는 현재의 데이타베이스화된 원화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블록체인 최대의 장점인 탈중앙화와 자유로운 P2P 거래의 보장이 사라지는 것이지요. 따라서 무의미하고 나온다고 하더라도 비트코인의 가치가 훼손될 일은 없습니다.
6. 암호화폐는 디플레이션 성격을 가집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화폐처럼 활발히 쓰일 거라고 예상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이는 기축 통화나 암호화폐 둘중 하나 만이 살아남는다는 전제를 가질때 도출되는 결과이고, 실제로는 암호화폐나 기축통화 둘다 공존할 거라고 보는 입장이 좀 더 가능성이 있지 않나 합니다. 이 경우 암호화폐는 소유하고 있으면 복리 이자가 붙는 형식의 은행적금과 같은 용도로 쓰여질 거라고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