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여가시간에 콘솔게임이나 하다가
좀 더 건설적인 취미생활을 즐겨보고자
프라모델 조립이라던지
피규어 수집..(건설적?)
낚시?
등등을 고려하다가
지인 분께서 가상화폐에 소액을 투자해서
요즘 재미가 있다, 시스템 트레이딩을 개발중이다,
개발했는데 말아먹었다,
많이 올라서 돈을 벌었다,
곧 거래소 상장하는 리플에 소액을 투자해봐라 오를것이다,
아는 후배는 이러이러 하고 저러저러 해서 지금은 아주 안정적으로 수입을 만들더라,
한 몇주간을 얼굴볼때마다 얘기하기에,
운동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서점에 들려 가상화폐의 근간인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접하게 되고,
거기에 꽂혀 거래소에 들어가 첫 거래를 마치고
한동안은 차트가 뚫어져라 쳐다보고있고, 이더리움이 뭔지, 리플이 뭔지 공부하느라 본업에 충실하지 못해
접어야 하나 고민하던중, 채팅창에 pow니 pos니 하는 용어들이 생소해서 어렴풋이 소문만 무성해 들어 알고만있던
채굴쪽에 들어와서 꽂혀 보름 정도 지난거 같네요.
사실 처음에는 거래소의 흐름을 이해하려면 이 화폐의 생산지에 대한 정보가 유용할거라 판단하고 시작했지만
채굴기의 화려한 자태에 꽂혀 (사파이어 그래픽카드의 화려한 LED등이랄까) 채굴기 제작 자체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하다보니 이것저것 알게되는 것도 많고, 조립하고있으면 시간도 잘가고, 작동이 성공했을때 그 희열,
처음 채굴한 몇안되는 ETH를 원화로 팔아서 입금하기까지 과정이 신기하고도 재미있었죠.
하지만 수익에 점차 눈을 돌리다보니 욕심이 생기고, 취미가 어느덧 일처럼 되버리는 시점이 오니
많은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이 과정이 겨우 한달 남짓한 시간안에 이뤄졌다는게 무지 놀랍기도하고 신기하기도 하네요.
제조업 하는 친구들 말을 들어보면 1년안에 설비투자비를 뽑을 수 있는 아이템이라면 그쪽동네 기준으로
'대박'아이템이라고 하더군요. 채굴쪽은 3개월 내지 길게 6개월을 원금회수기간이라고 보는게 너무 신기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시장이 얼마나 과열되었는지를 간접적으로 표현해주는 말이라 할 수 있겠군요.
잠시 멈춰 뒤를 돌아보니
'공짜 점심은 없다' 라는 말과,
'확률적으로 누군가는 시장에서 큰 돈을 만질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너는 아니다.'라는 말이
불현듯 머리를 스쳐지나갔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머리를 식히고 보니 지금까지가
취미로서 재미도 느끼면서, 공부도 하게되고,
잘하면 돈도 약간 벌 수 있는,
딱 재미있는 취미생활이였다고 돌이켜 볼 수 있는
시점인거 같네요!
누군가에겐 채굴이 본업 혹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있을지 모르겠지만,
저처럼 취미로 가볍게 시작한 분들께서는
아무쪼록 건강한 '취미'생활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