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_free custom_top_html:no
default debug random = 1 / type = READ / detected = READ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댓글로 가기 위로 아래로

 

1: http://huv.kr/pds905621

2: http://huv.kr/pds905719

 

나를 불렀냐는 식으로 그녀를 바라봤어.
사실 그게 쉽게 흔한 일은 아니잖아?
그랬더니 싱긋 웃으면서 말을 하더라

"않앉을거에요?"

그녀 앞에 가만히 앉아버린 나는 말도 못하고 있었어
방금 겪은 이별의 일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잖아..

"제가.. 뭘 잘못 했나요..?"

그랬더니 되게 호탕하게 웃더라
깔깔거리는 것도 아니고, 푸하하도 아닌 그 중간에서
예쁘고 정갈하게 웃더라고...

"미안해요, 그쪽 상황을 보고 있었거든요."
"아.."

사람이 단순한건지.. 내가 이상한건지...
분명 이별했는데 그렇지, 이별을 했었지.
나는 다시, 불과 몇분 전에 있었던 말들을 되씹었어
그때의 감정이 쓰라리게 올라오더라고
이러고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대체 뭘 해야하지..?
나도 모르게 인상을 쓰게 되었더니, 갑작스러운 고백을 하더라

"사실 나도 그래요."

그녀는 쓸쓸한 표정으로 잔을 넘기더니 이야기를 시작했어
조금 이른 저녁에 이곳에서 만나자고 했대.
나랑은 다르게 다른 전조는 없었고 기분 좋게 왔더라지..
막상 와서 앉아니까 되게 무심하게 폰만 만지고..
아무렇게나 관심없이 주문을 했대.
그녀도 오늘 뭘 실수를 했나, 왜 괜찮던 애가 갑자기 이러는지 영문도 모르고 계속 떨고 있었더니
술이랑 안주가 나오자마자 헤어지자고 한거야.
금새 이별을 던지고 더 말이 이어지지도 않게 가버린거지.
어이가 없어서 앉아 있었는데 우리가 들어온거라더라
괜히 나가기도 뭐해서 얘기를 듣고 있던거지..

"우리 뒷담이나 할래요?"

뒷담? 누구를? 우리가 헤어진 사람을? 나는 답도 못했어
계속해서 그녀에게 끌려가고만 있었지..
무엇보다 지금 상황이 제일 이해 안되니까..
통성명도 안해, 나이도 몰라..
그런데 급작스럽게 그런 대화를 나누자고?
이별한 사람이 맞긴 한건가.. 멀쩡한 모습은 취한 것도 아니었는데..
나는 사람이 맞냐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바라봤어
갑자기 나를 보지도 않고 욕을 하더라

"씨발놈.. 내가 어떻게 해줬는데..!"

그러고선 잔을 확 들이키고 책상을 쾅 치는거야
나는 놀라서 괜히 주변을 둘러봤어.
다들 소리 때문에 보고는 있었지만, 금방 시선을 돌리더라.
이게 무슨 짓이냐는 표정으로 그녀를 봤더니 아랑곳하지도 않고 말하대?

"나 안예뻐요?"

어이가 없어서 풋 하는 소리를 냈어
뭘 마시고 있었으면 뿜어버렸을거야
이렇게 갑자기?
뭐.. 어쩔 수 없이 이 미친 짓에 장단을 맞추기 시작했어..
마녀처럼 깔깔깔 웃었더라면 나는 금방 나가버렸을거야..
정말 그렇게 묘한 느낌과 분위기는 영 벗어나기 힘들더라
영화를 보면 미인에 빠져가지고 가선 안될 곳을 가곤 하잖아..
나는 가볍게 말했어

"예뻐요."
"알아요"

뭐 이런 황당한 여자가 다있나...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면서 이제는 자기가 예쁜 걸 안대?
내 표정이 재미있었는지 머리를 쓸어넘기고 고개를 살짝 숙이더라
여우가 사람이라면 딱 이 모습이지 않을까..
적당히 흘러내린 머릿결이 괜히 만져볼 것 같이 찰랑였어
나를 치켜보는 그 눈빛에 심장이 쿵쿵거리더라..
그러더니 나한테 술 한잔을 따라주면서 말했어

"할 말 없어요?"

나는 고민을 하다 제일 억울한 말을 한마디 했지

"그렇게 입 다물고, 자기 할 말만 하면 다야? 나는 안 참았어? 왜 지밖에 몰라?"

괜히 억울한 게 좀 풀리는 것 같았어.
그때부터 우리는 뒷담 한번에 술 한잔을 하면서
욕을 퍼붓기 시작했어. 서로 참 쌓인게 많긴하더라
한 병, 두 병, 네 병... 술은 금방 쌓여갔는데
그녀는 얼굴이 달라지지도 않고 멀쩡하더라
조금 행동이 느려진, 딱 그정도 수준이었어
나는 벌써 속이 매스껍고, 입에선 알코올 내가 퍼지던데...

"이름이 뭐야"

술 기운이라고, 그 변명을 대도 될 듯한 취기에 이름을 물어봤어.

"송이, 한송이"
"너는?"
"이한철"

내 이름을 듣고 피식 웃더니 말하더라
그다음 나도 모르게 말을 툭 던졌어

"한철장사?"
"너는 꽃 한송이냐?"

걔가 웃기 시작하니까 나도 실실 웃게 되더라
어이 없는 상황에 우리는 이별이 농담인 것처럼 굴었어
애써 모른척 오늘이 아닌 것처럼 생각하려했지..
죄책감? 둘 다 이렇게 헤어졌는데?
어쩌면 우린 그냥 서로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을 뿐이고
둘이 그 서로가 되었을 뿐이잖아.
어쨌든, 송이라는, 내 앞에 있는 여자가 말하더라

"왜, 내가 꽃처럼 보여?"

자기가 예쁜 것을 안다는게 얼마나 대단한 자신감일까..
나는 질 수 없다는 식으로 무심결에 한마디를 했지

"꽃보다 예쁘네"
"ㅋㅋㅋㅋ 그게 뭐야"

얼굴이 확 뜨거워지는 게 느껴졌어.
무턱대고 던진 말이긴 했는데, 진짜 부끄럽더라
나는 곧장 화장실로 갔어
얼굴에 올라온 열 때문에 세수를 좀 했어..
진짜 너무 취해버린거라고, 애써 열을 낮췄어..

송이. 그래, 그 여자는 자기 멋대로만 행동을 했어.
아까도, 말도 그랬지만 지금도 그런거야
계산도 자기가 하더니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더라
같이 마셔줘서 고맙다는 식으로 대화가 끝났고,
나는 가만히 그녀의 발에 맞춰 걷고 있었어
우리는 자연스레 골목으로 따라갔고, 인적도 드물게 되었지
그녀의 자취방 앞에서 서있는데 잠시 주춤하며 망설이더라
현관 번호를 누르기도 전에 고개를 푹 숙이더니
움찔거리고만 있었어

나는 천천히 다가가서, 어깨에 손을 얹었는데
갑자기 더 크게 울기 시작하면서 나한태 안겼어
꾹, 참아온 그 기분이 그대로 느껴져서 마음이 좀 아렸어
나도 울컥해져선, 눈물이 맺혔지만 참았지
그래서 꼭 안아주면서 머리만 쓰다듬었어
부드럽게 흘러가는 결은 우리가 술집에서 툭툭 멈춰버린 이상한 침묵보다 가벼웠어
그래, 이별뒤에 정상일리가 없지.. 버려진듯한 이 느낌이 우릴 가만 둘리가 없지..
우리는 그저 모른 척 하고 싶었던거야
술집에서 노력한 뒷담과 연극의 대본에는 안타까움만 계속 있었어.
나는 조금 과할정도로, 그녀를 끌어 안았고 그녀의 눈물이 옷에 남는게 느껴졌어
술 때문일까, 우리의 마지막 사랑이 장렬히 발화하는 것일까
눈을 질끈 감고, 우리는 현관의 불이 꺼지고 켜지기를 반복하며 한참을 안고 있었어

걔가 고개를 들고, 아주 가깝게 나와 눈을 맞췄어
분명 숨을 뱉는데 왜 나는 끌려가는 것이지 싶었어
여우같이 날카로운 눈매, 그러나 눈망울은 다시 안아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지금이라면, 술기운이라고, 너라면 이 선을 넘어도 될 것 같다며 말할 것 같았어
내가 망설이는 순간, 송이가 말했어

"야, 우리... 잘래?"

 

 

 

 

 

 

 

496
댓글 0
default debug random = 0 / type = READ / detected = READ

자유게시판

홍보/사기/불법을 제외한 모든 글작성이 가능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추천 수 조회 수 글쓴이 날짜
61914 자유 흔한 핀란드의 어린이책 핀란드 교육정책은 토론과 창의력위주 라고 하네요.. 우리의 논리, 암기방식은 이해할수 없다고;;  그런데 아시다시피, 핀란드 국민수준은 상당합니다.. 출처: h... 2 file 2 2235
라이트코인
2013.12.24
61913 자유 흔한 코인 116218.00개의 가치 ㅋㅋㅋㅋ 한달은 아직 안된듯 한데 몇주 캔듯 합니다.   Total Paid: 116218.00 trtl 현재 가치가    Market  TRTL to USD $0.0000764469  TRTL to BTC 0.00000001  24H Ch... 5 1 1779
일리케
2018.04.12
61912 자유 흔한 채굴인 PC케이스 ㅋ   뭐 다들 이렇게 PC 쓰는거 맞잖아유~   예전에 케이스 주문하고 안와서 ㅎㅎ         보고 웃었다?   좋아요 누르기~  ^^*                 20 file 3 4251
인스파이어
2022.05.03
61911 잡담 흔한 작년 채굴로 투자 성공한 사람의 자랑   아래 어떤분이 채굴덕분에 차 바꿨다는 얘기에 자랑은 자제하려 했는데 저도 올려봅니다.ㅋㅋㅋ ^^;     작년 8월에 1660S 72개로 채굴 시작했고 지금은 현재 ... 25 file 9 2462
청스
2021.04.25
61910 잡담 흔한 인터넷 생 활 의 팁 후 기甲. 인터넷상의 모든 정보는 검증해봐야 ㅋㅋㅋ ------------------------------------- 꼬리말 * 게시글 내용 삭제시 레벨 강등 * 질문은 각 주제별 게시판에. 비트... 8 file 3 761
낙타
2018.08.01
61909 자유 흔한 오버테크놀로지.jpg     2009년 미륵사지 발굴당시 나온 은제 사리병             백제금동대향로     능산리 고분군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주차장 건설현장에서 주차장 공사가 임... 6 file 1 738
꾸이맨
2018.12.03
61908 자유 흔한 삼겹살 회식(有) SLR클럽 원문링크 m.slrclub.com/v/free/30753872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file 0 3121
라이트코인
2014.04.05
61907 자유 흔한 사제 케이블 퀄리티       커세어 PCIe 케이블과 중국집 케이블 굵기 차이.  이런 테이블에 y 케이블 연결해서 오버 풀리면 바로 녹겠죠...                        5 file 0 796
영국채굴러
2022.02.13
61906 자유 흔한 듣보잡 공대생의 과제물. http://tangible.media.mit.edu/project/inform/ 키넥트... ㅡ ㅡ;; 난 키넥트로 애하고 놀아만주는데..... 듣보잡 공대. ... 그냥 우스게소리입니다. 소개팅에 ... 24 3 2721
아인아빠
2014.03.28
61905 자유 흔한 거래 ㅎㅎ  호구인증 기분 더러운 새로운 지식 향상 경험담??    땡글에는 판매글을 올릴 레벨이 안되서, 모 카페에 올렸습니다.ㅎㅎ 좀 싸게 올리니 연락이 엄청오더군요. ... 50 3 1070
케라스동
2021.12.29
61904 잡담 흔한 20대 커플   불타오르는 청춘           ------------------------------------- 꼬리말 * 게시글 내용 삭제시 레벨 강등 * 질문은 각 주제별 게시판에.   비트코인 암호화... 12 file 2 1946
아프리카청춘이다
2018.09.05
61903 자유 흔들리지 마세요. 돈은 쉽게벌면 안된다? 개소리입니다. 돈은 쉽게 벌든 어렵게 벌든 벌기만 하면 됩니다.   사람은 일을 해야된다? 개소리입니다. 일안하고 돈 잘벌고 잘먹고 잘사... 13 50 6954
일루미나티77
2017.12.29
61902 잡담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 8 6 494
벤쳐이사
2018.12.09
61901 잡담 흔들리며 피는 꽃 https://coinpan.com/coin_info/115981332 코인판에 멋진 글이 있어 올립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6 9 594
카네모치
2018.12.16
61900 자유 흔들리는 내 마음~     차트보면 올라갈거야 올라갈거야 .. 내심 기대    막상 업비트 계좌보면 한숨 푸욱 ..    채굴한걸 들고있어야하나 지금이라도 팔아야하나 말아야하나.. 수십... 7 1 299
채굴초보12
2022.07.01
61899 자유 흑흑 슬퍼용 비트코인 폭등해서 샀는데..떨어지네요 2천원 손해 ㅋㅋ p.s 필리핀으로 2차 송금할려고했는데 24시간 지나야한다네용.... coins,ph.... yapizon.... 음.... 24시... 3 0 2865
유리왕국
2014.12.11
61898 자유 흑우들은 무엇에 집중하는가? 대부분 흑우존버러들은 무엇을 하고 매수를 누르나?  백서를 읽는다, 호재뉴스를 읽는다, 주위사람추천, 톡,텔레방등 찌라시들? 유튜버 사기꾼스멜방송? 각종 기... 0 1308
코창이
2019.07.18
61897 자유 흑우데스크의 귀환 5/30일 https://steemit.com/kr/@peepeem/5-30 5/28일 https://steemit.com/kr/@peepeem/5-28 결국 해명은 없고... 내용도 뭔가 김이 빠지네요 ㅋㅋ 1 0 1113
JohnKimada
2018.06.01
61896 자유 흑우데스크 왜 안보이나요?         왠만하면 사과를 하시든 하고 다시 오시지~         ------------------------------------- 꼬리말 * 게시글 내용 삭제시 레벨 강등 * 질문은 각 주제별... 7 4 1897
에그와익
2018.06.09
61895 자유 흑우데스크 어디갔나요? 코인시장이 거래소들의 자기뱃속 채우기로 휘청이고 있네요. 덕분에 나도 힘들고 ㅠㅠ   흑우데스크 잘 보고 있었는데(팩폭에 속이 쓰리기는 했어도) 지난번 빗썸... 8 0 1463
친절한냥이
2018.05.2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3102 Next
/ 3102
default debug random = 0 / type = READ / detected = R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