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부는 지난 6월초에 독일에서 귀국을 합니다.
깊은 아쉬움도 있지만, 다시 맘껏 익숙한 언어로 말하고, 찐한 감정까지 표현할수 있는 곳에 왔다는것에 막힌 속이 뻥~ 뚫릴듯 합니다.
하지만 역시 곧바로 앞으로 먹고 살것에 대한 걱정이 자랍니다.
저희 부부 통장엔 6백만원 정도 남았네요.
2년전 독일갈때 1억 준비해서 갔는데....2년동안 탱자탱자 놀면서 잘 먹고 마시고 구경다니고 ...태어나 처음으로 그렇게 유유자적 놀다 들어왔다고 치부합니다.
집이 없습니다.
염치 불구하고 처가집에 머무릅니다.
마눌님 여친 시절에 몇번 몰래 자고 갔던 그 방입니다.
여수 본가에 인사드리고 곧바로 올라와서 이력서를 다듬고 다시 구직 활동을 시작합니다.
경력이 어느세 13년이 넘어갔더군요.
괜한 경력만 많아서 불러주는 곳이 그다지 없습니다.
알량한 자존심에 전에 일했던 곳에 손벌리기는 또 싫습니다.
일주일...
이주일....
한달이 지나도 신통치 않습니다.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태어나 한국에서 2주일....아니...한달간 일 안하고 지내본게 처음입니다.
대학때부터 방학은 물론이고 언제나 일...일...일....했던 저였는데...
이 상황이 낯섭니다.
할수없이 이주전엔 예전 업무적으로 만나서 형동생 하며 지냈던 여러분들을 만납니다.
귀국사실을 알리고 혹시 주변에 남는 자리 있으면 연락 달라고 합니다.
다들 흔쾌히 그러겠다고 합니다.
독일 가기전 맨날 술사주고 밥사고 했던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이젠 그들이 저에게 밥과 술을 사주고...커피까지 흔쾌히 사줍니다.
태어나 이렇게 남에게 얻어 먹고 다닌것도 처음입니다.
하지만 지금 저에겐 돈이 없습니다. 천면피로 살아야 하니 어금니 살짝 깨물고 생각해봅니다.
' 그간 내가 뿌린 것들을 거둘뿐이다...그냥 얻어먹자~~~' 라고 생각하지만.....
심히 불편합니다.
어쩌다 이쁜 마누라 얻는다고 다 내팽겨쳤다가 이렇게 되버렸나라는 자괴감도 좀 들고...ㅋㅋㅋㅋ
아무튼...그건 그거고...
이후 운좋게 면접을 3군데를 봅니다.
근데 참....우스운게....그 면접 제의 온곳들이 전부 예전 일하던 회사의 계열사입니다. ㅋㅋㅋㅋㅋ
하지만 그들은 이제 저에게 슈퍼맨을 원합니다.
제 능력밖의 일까지 원합니다.
또 역시 태어나 처음으로 면접에 떨어졌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사실 거짓말 같이 저는 지금까지 면접 본 회사들에서 언제부터 출근할거냐는 연락은 자주 받았지만,
다음에 좋은 기회가 있겠죠~ 라는 연락은 받아본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운이 좋았던거겠죠.
제 운빨이 다 되었다고 슬슬 걱정이 앞섭니다.
가만히 세어보니 거의 한달여간 100군데에 이력서를 넣은듯 합니다.
잡코리아와 사람인에 나온 관심 가는 곳엔 거의 다 집어 넣었으니...ㅋㅋㅋㅋㅋ
그 덕분인지 어제 면접 본곳에서 8월 16일부터 함께 일하자는 연락을 받았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봉은 출국전에 받았던 것보단 적지만....73년생이 다시 SE로 일할수 있다는 자체가 좋습니다.
이젠 저희 부부 살 집을 알아봐야 합니다.
그냥 저렴한 아파트를 구입할까 합니다.
알아보니 전세와 3천 정도 차이나더군요.
구입하면 천년만년 살아야죠 뭐...
집 구입 자금의 80%까지 대출이 가능한데 ..한도가 2억이더군요.
근데 또 그 자금에 맞는 25평대 아파트가 바로 옆에 있네요.
욕심 부리지 않고...그거나 구입해서 살살 고치면서 살아볼랍니다.
그리고 마눌님이랑 애는 안낳는걸로 의견을 맞췄네요.
지금 애 낳아서 키우면 그 애한테 죄짓는것 같아서.....
하~ 그나저나 조카님들 보고 싶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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