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로 좀 말이 안되는게... 사람의 꿈이라는건 제아무리 해괴해도 그 꿈을 구성하는 모든 내용은 그 사람의 기억이 바탕이 됩니다. 즉, 자신이 겪었던 일이나 자신이 상상했던 일들이 변형되어서 발생하지, 자신이 전혀 몰랐던 과거의 사실들이 꿈에 막 나오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아무도 정확하게 모르는 진도준의 세세한 과거를, 그에 대해 아주 간단한 기록 + 마지막 사고에서 마주 봤던 기억밖에 없는 윤현우가 꿈을 통해 그것을 100%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이 경험한다? 웃기는 소리죠. 뇌속에 무슨 기억의 정령같은게 침투해서 진도준의 기억을 막 쑤셔넣어줬나....허허허
특히나 그게 전부 꿈이었다면, 실제 과거의 진도준이 오세현을 만나거나 미라클 인베스트먼트를 세운 것도 말이 안되죠. 역사를 이미 알고 있는 윤현우의 혼이 진도준에게 들어간 상황에서만 가능했던 일들이 너무 많거든요. 오세현을 만난 것도 아버지의 영화투자사를 타이타닉에 투자하도록 만들기 위해 갔다가 만난 것이고, 오세현의 마음을 바꾼것도 AI체스경기를 예측해서 그랬죠. 미래를 모르는 과거의 진도준이 예언자가 아닌 이상 불가능한 흐름입니다. 심지어 장자승계를 고집하던 진영철 회장이 마음을 바꾸고 진도준에게 물려줄 결심을 했던 것도 역사를 아는 윤현우 버전 진도준이기에 가능했었습니다. 근데, 역사를 아무 것도 모르는 과거의 진도준이 그걸 거의 모두 똑같이 했었다?
아무튼 좋게 과거의 진도준으로 빙의를 했었고, 잠에서 깨어난 이후의 세계는 이미 자신이 영향을 줘서 바뀐 미래였다는 것으로 했다면 훨씬 더 개연성이 있었을텐데, 대체 뭔 생각으로 저렇게 마무리를 했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여담으로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점은.... 윤현우가 진도준의 마지막 사고의 목격자였는데, 윤현우가 회장 측근으로 수년동안 당연히 자신이 누구를 죽게 만드는데 일조했는지 알았겠죠. 실제로 마지막에 사고 당시의 녹취도 자신이 가지고 있었고요. 그럼 윤현우는 진도준이 언제 어느시점에 죽는지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저같으면 자신이 진도준이 되었다는걸 안 시점에서부터 돈을 쳐벌 생각보다 먼저 자신의 죽음을 회피할 생각부터 하고 있었을 겁니다. 근데 돈버는데 도움되는 역사적 이벤트들은 전부 기억해서 돈버는데 써먹은 놈이 정작 자신이 죽는 사건이 발생하는 시간대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치나 경제적으로는 그렇게 영리하게 지능적으로 잘 풀어나간 놈이 정작 그걸 모르고 있었다? 이거 많이 웃기죠.
좋게 바뀐 미래를 통해 자신이 전생한 세계에서의 윤현우가 살인사건 공범이 되는걸 막고, 모든걸 해피엔딩으로 마친 이후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서 윤현우가 된다는 스토리 ( 윤현우를 진도준의 몸으로 불러낸 것도 억울하게 죽은 진도준의 강한 바램때문이었다던지... )로 나가는 편이 백만배는 나았을것 같은데 말입니다. 대가리에 정통으로 총맞고 수십미터 벼랑에서 물에 입수해서 내장이 전부 엉망이 되었을 놈이 후유증하나 없이 멀쩡하게 살아돌아오는 것도 웃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