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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불렀냐는 식으로 그녀를 바라봤어.
사실 그게 쉽게 흔한 일은 아니잖아?
그랬더니 싱긋 웃으면서 말을 하더라

"않앉을거에요?"

그녀 앞에 가만히 앉아버린 나는 말도 못하고 있었어
방금 겪은 이별의 일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잖아..

"제가.. 뭘 잘못 했나요..?"

그랬더니 되게 호탕하게 웃더라
깔깔거리는 것도 아니고, 푸하하도 아닌 그 중간에서
예쁘고 정갈하게 웃더라고...

"미안해요, 그쪽 상황을 보고 있었거든요."
"아.."

사람이 단순한건지.. 내가 이상한건지...
분명 이별했는데 그렇지, 이별을 했었지.
나는 다시, 불과 몇분 전에 있었던 말들을 되씹었어
그때의 감정이 쓰라리게 올라오더라고
이러고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대체 뭘 해야하지..?
나도 모르게 인상을 쓰게 되었더니, 갑작스러운 고백을 하더라

"사실 나도 그래요."

그녀는 쓸쓸한 표정으로 잔을 넘기더니 이야기를 시작했어
조금 이른 저녁에 이곳에서 만나자고 했대.
나랑은 다르게 다른 전조는 없었고 기분 좋게 왔더라지..
막상 와서 앉아니까 되게 무심하게 폰만 만지고..
아무렇게나 관심없이 주문을 했대.
그녀도 오늘 뭘 실수를 했나, 왜 괜찮던 애가 갑자기 이러는지 영문도 모르고 계속 떨고 있었더니
술이랑 안주가 나오자마자 헤어지자고 한거야.
금새 이별을 던지고 더 말이 이어지지도 않게 가버린거지.
어이가 없어서 앉아 있었는데 우리가 들어온거라더라
괜히 나가기도 뭐해서 얘기를 듣고 있던거지..

"우리 뒷담이나 할래요?"

뒷담? 누구를? 우리가 헤어진 사람을? 나는 답도 못했어
계속해서 그녀에게 끌려가고만 있었지..
무엇보다 지금 상황이 제일 이해 안되니까..
통성명도 안해, 나이도 몰라..
그런데 급작스럽게 그런 대화를 나누자고?
이별한 사람이 맞긴 한건가.. 멀쩡한 모습은 취한 것도 아니었는데..
나는 사람이 맞냐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바라봤어
갑자기 나를 보지도 않고 욕을 하더라

"씨발놈.. 내가 어떻게 해줬는데..!"

그러고선 잔을 확 들이키고 책상을 쾅 치는거야
나는 놀라서 괜히 주변을 둘러봤어.
다들 소리 때문에 보고는 있었지만, 금방 시선을 돌리더라.
이게 무슨 짓이냐는 표정으로 그녀를 봤더니 아랑곳하지도 않고 말하대?

"나 안예뻐요?"

어이가 없어서 풋 하는 소리를 냈어
뭘 마시고 있었으면 뿜어버렸을거야
이렇게 갑자기?
뭐.. 어쩔 수 없이 이 미친 짓에 장단을 맞추기 시작했어..
마녀처럼 깔깔깔 웃었더라면 나는 금방 나가버렸을거야..
정말 그렇게 묘한 느낌과 분위기는 영 벗어나기 힘들더라
영화를 보면 미인에 빠져가지고 가선 안될 곳을 가곤 하잖아..
나는 가볍게 말했어

"예뻐요."
"알아요"

뭐 이런 황당한 여자가 다있나...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면서 이제는 자기가 예쁜 걸 안대?
내 표정이 재미있었는지 머리를 쓸어넘기고 고개를 살짝 숙이더라
여우가 사람이라면 딱 이 모습이지 않을까..
적당히 흘러내린 머릿결이 괜히 만져볼 것 같이 찰랑였어
나를 치켜보는 그 눈빛에 심장이 쿵쿵거리더라..
그러더니 나한테 술 한잔을 따라주면서 말했어

"할 말 없어요?"

나는 고민을 하다 제일 억울한 말을 한마디 했지

"그렇게 입 다물고, 자기 할 말만 하면 다야? 나는 안 참았어? 왜 지밖에 몰라?"

괜히 억울한 게 좀 풀리는 것 같았어.
그때부터 우리는 뒷담 한번에 술 한잔을 하면서
욕을 퍼붓기 시작했어. 서로 참 쌓인게 많긴하더라
한 병, 두 병, 네 병... 술은 금방 쌓여갔는데
그녀는 얼굴이 달라지지도 않고 멀쩡하더라
조금 행동이 느려진, 딱 그정도 수준이었어
나는 벌써 속이 매스껍고, 입에선 알코올 내가 퍼지던데...

"이름이 뭐야"

술 기운이라고, 그 변명을 대도 될 듯한 취기에 이름을 물어봤어.

"송이, 한송이"
"너는?"
"이한철"

내 이름을 듣고 피식 웃더니 말하더라
그다음 나도 모르게 말을 툭 던졌어

"한철장사?"
"너는 꽃 한송이냐?"

걔가 웃기 시작하니까 나도 실실 웃게 되더라
어이 없는 상황에 우리는 이별이 농담인 것처럼 굴었어
애써 모른척 오늘이 아닌 것처럼 생각하려했지..
죄책감? 둘 다 이렇게 헤어졌는데?
어쩌면 우린 그냥 서로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을 뿐이고
둘이 그 서로가 되었을 뿐이잖아.
어쨌든, 송이라는, 내 앞에 있는 여자가 말하더라

"왜, 내가 꽃처럼 보여?"

자기가 예쁜 것을 안다는게 얼마나 대단한 자신감일까..
나는 질 수 없다는 식으로 무심결에 한마디를 했지

"꽃보다 예쁘네"
"ㅋㅋㅋㅋ 그게 뭐야"

얼굴이 확 뜨거워지는 게 느껴졌어.
무턱대고 던진 말이긴 했는데, 진짜 부끄럽더라
나는 곧장 화장실로 갔어
얼굴에 올라온 열 때문에 세수를 좀 했어..
진짜 너무 취해버린거라고, 애써 열을 낮췄어..

송이. 그래, 그 여자는 자기 멋대로만 행동을 했어.
아까도, 말도 그랬지만 지금도 그런거야
계산도 자기가 하더니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더라
같이 마셔줘서 고맙다는 식으로 대화가 끝났고,
나는 가만히 그녀의 발에 맞춰 걷고 있었어
우리는 자연스레 골목으로 따라갔고, 인적도 드물게 되었지
그녀의 자취방 앞에서 서있는데 잠시 주춤하며 망설이더라
현관 번호를 누르기도 전에 고개를 푹 숙이더니
움찔거리고만 있었어

나는 천천히 다가가서, 어깨에 손을 얹었는데
갑자기 더 크게 울기 시작하면서 나한태 안겼어
꾹, 참아온 그 기분이 그대로 느껴져서 마음이 좀 아렸어
나도 울컥해져선, 눈물이 맺혔지만 참았지
그래서 꼭 안아주면서 머리만 쓰다듬었어
부드럽게 흘러가는 결은 우리가 술집에서 툭툭 멈춰버린 이상한 침묵보다 가벼웠어
그래, 이별뒤에 정상일리가 없지.. 버려진듯한 이 느낌이 우릴 가만 둘리가 없지..
우리는 그저 모른 척 하고 싶었던거야
술집에서 노력한 뒷담과 연극의 대본에는 안타까움만 계속 있었어.
나는 조금 과할정도로, 그녀를 끌어 안았고 그녀의 눈물이 옷에 남는게 느껴졌어
술 때문일까, 우리의 마지막 사랑이 장렬히 발화하는 것일까
눈을 질끈 감고, 우리는 현관의 불이 꺼지고 켜지기를 반복하며 한참을 안고 있었어

걔가 고개를 들고, 아주 가깝게 나와 눈을 맞췄어
분명 숨을 뱉는데 왜 나는 끌려가는 것이지 싶었어
여우같이 날카로운 눈매, 그러나 눈망울은 다시 안아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지금이라면, 술기운이라고, 너라면 이 선을 넘어도 될 것 같다며 말할 것 같았어
내가 망설이는 순간, 송이가 말했어

"야, 우리... 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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