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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2013-12-19 23:38:35

한발짝 앞서 바라보는 비트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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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2/23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려 했던 내용을 수정하며 구어체로 옮긴 내용입니다.


컨퍼런스에 개인적인 일정 문제로 참석이 어려워서, 준비한 내용을 고민하다가 공개하기로 한 것입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오타, 문장 표현이 어색하게 써진 부분, 영어 제목을 한글로 수정하였습니다. 이미 읽으신 내용과는 차이가 없습니다)





- 자기소개 생략 -


Why are we watching Bitcoin?

왜 우리는 비트코인을 보고 있을까?


왜 비트코인에 우리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일까요?

여러분들의 목적은 다들 비슷하실 거라 생각됩니다.
비트코인을 배우려는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의 미래와 가능성이 궁금하신 거겠죠.
모든 일에는 원인이 중요한 법인데요, 비트코인이 과연 어떤 미래를 가져올 지를 예측하려면 그 미래에 원인으로 작용할 것들을 살펴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겁니다.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 중 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이익입니다. 이미 과거에 엄청난 가격 상승을 경험했고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몰라도, 비트코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에는 "나도 비트코인 덕분에 부자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분명 자리잡고 있을 겁니다.
이러한 기대감이 전혀 없다면 여러분은 그냥 흥미 차원 외에는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지실 필요가 없습니다. 부자가 되거나 경제적인 이득에 관심이 없다면, 비트코인이 진짜로 대중화가 되던 실패하던 나중에 자연스럽게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셔도 늦지 않으니까요. 미리 사두거나 뭔가를 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죠.


bitcoin.org에 들어가서 비트코인 소개 동영상을 보시면, 비트코인은 컴퓨터로 금을 캐는 것과 비슷하고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식으로 약을 팔고 있죠. 약 판다는 표현에 거부감이 드실 수 있겠지만, 실제로 사토시 나카모토가 개발 책임 전권을 맡긴 비트코인 프로그램 개발자인 Gavin Andresen에 의하면, 그 동영상을 만들고 나서 사람들의 반응이 급격히 뜨거워졌다고 합니다. 보다 깊이 고찰을 해보기도 전에 멋진 CF를 본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필요 이상으로 빠져들게 된 것이죠.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맹목적인 광기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지금부터는 이 자리에서 환상이나 속임수 없이, 우리의 현실과 역사적 흐름, 개개인의 입장 등을 통해서 비트코인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한번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Proof-of-work

작업 증명


설명해야 할 것도 많고, 비트코인의 기본적인 시스템에 대해서는 이미 어느 정도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정작 기술적으로 사람들이 충분히 많이 아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 여러분들은 비트코인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도 아니고, 코드를 읽어본 사람들도 아니죠.

그래서 가장 기본적이자 출발점인 비트코인 프로토콜에 대해 먼저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비트코인 아이디어의 가장 기본적인 핵심은 분산 네트워크를 통해 이중지불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사토시 나카모토의 논문 만으로도 큰 업적이죠.

하지만 그 방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대가가 따릅니다.


첫째는 충분히 큰 P2P 분산 네트워크 망이 필요 이상으로 전기를 소모하며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모든 거래를 확증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겁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비트코인이라는 화폐가 2개 이상의 지갑 사이를 오가는 거래 시각이 분명 존재합니다. 그 거래 시각을 기준으로 약 10분 정도 단위마다 묶여 한개 이상의 블럭이라는 거래기록 파일에 맞는 해쉬값을 찾은 채굴자로부터 만들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각 노드들은 분산 네트워크를 통해 시시각각 계속되는 거래 시도를 취합합니다. 모든 노드들이 모든 거래를 들을 수 있다면 깔끔하겠지만, TCP/IP 네트워크라는 물리적 특성을 쓰고 있는 한 그럴 수가 없습니다. 어떤 거래가 취합될 지, 어떤 거래가 누락될 지 모릅니다. 수수료가 높을 수록 각 노드들은 더 열심히 취합하려고 하게 됩니다. 그리고 취합이 된 시점부터 각 노드들은 제각기 취합된 거래 내역을 블럭화하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동시에 여러개의 블럭이 나올 수 있는데, 그 여러 블럭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취합되면 누락되거나 중복된 거래를 정리하여, 결국 단일 블럭체인을 형성하며 비트코인 거래 내역 히스토리를 구성하게 됩니다.


이러한 블럭 생성 과정에서 만들어진 여러개의 블럭이 각기 동일한 거래를 다뤘다면, 블럭체인은 일시적으로 여러 갈래로 나뉘게 되고, 일시적으로 비트코인이 그 블럭 수만큼 복사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중복되는 블럭은 블럭체인에서 Longest Block Chain을 만드는 쪽에 의해 동기화 및 정리 과정을 통하여 다시 단일 블럭체인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여기에는 일련의 시간이 필요하게 되는데, 이 점을 악용하여 비트코인을 이중으로 지불할 수 있는 사고가 일시적으로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A라는 사람의 지갑에 딱 1BTC가 들어있다고 합시다. 그리고 이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에게 1BTC를 전액 송금 합니다. 그런데 이 A라는 사람이 악의적인 목적으로 A'라는 또 다른 자신 소유의 지갑으로 거의 동시에 전액 송금을 합니다.
네트워크의 각 노드들은 모두 이 두 가지의 거래를 받자마자, 하나는 거짓이라고 판별하고 invalid 처리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분산 네트워크의 문제는 물리적으로 너무 떨어져 있어서 그러한 점이 100% 보장이 되지 않아, 어떤 노드는 A가 B에게 지급하는 거래만 받아 풀 것이고, 어떤 노드는 A가 A'에게 되돌리는 거래만 받아 풀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거래가 각각 동시에 두 개의 블럭을 만들게 되면, 일순간 B와 A'에 동시에 1BTC가 들어가고 (수수료 무시), 블럭체인은 두 갈래로 나뉘게 되며, 좀 더 긴 체인을 먼저 생성하는 갈래가 진짜 거래로 인정되고, 다른 갈래에 있는 블럭에 있던 거래는 삭제되며, B와 A'중 한쪽 지갑에서 다시 1BTC가 들어온 사실이 무효가 됩니다.


보통 이러한 경우는 확률적으로 블럭을 6단계 이상 형성하면 극히 적으므로, 대부분 6단계의 추가 블럭체인 시간을 기다려야 안심합니다. 아주 극히 재수가 없어 그 확률을 뚫고 7단계 이후에야 확정된다면 6단계만 기다린 사람은 또 속게 될 수도 있긴 합니다.


결론은 이중지불을 방지하는 확실한 방법은 그 거래가 블럭체인이 갈래를 이루지 않고 단일 블럭체인에 통합되는 순간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인데, 이 시간은 현실에서 그냥 비트코인을 그대로 쓰기에 무리가 있는 걸림돌이 됩니다.


이 부분에 의해 파생되는 문제는 뒤에서 좀 더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Profitability (Mining)

수익성 (채굴)


앞에서 개개인의 이익은 중요한 관심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생태계에 뛰어들면 그 순간부터는 순이익을 보장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첫째 이유로는 아직 정착이 되지 않은 상태라, 정부 개입이나 경제적 사건 등 어떤 요인이 발생할 지도 모르는 불확실성에 의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둘째로는 비트코인이 명목화폐로 환전되었을 때의 가치가 광적으로 출렁인다는 것. 여기서 당연히 누군가는 이득을 보겠지만, 흔히 주식에서도 개미만 털린다고 하죠. 승자보다 패자가 훨씬 많을 겁니다. Zero-sum 게임인데 어째서 패자가 더 많냐고요? 잘 생각해보세요. 거래소는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Zero-sum이 아니죠.


비트코인에 뛰어드는 신규 사업자들은 위와 같은 리스크를 그대로 짊어지는 것입니다. 냉정히 말씀드리자면 수 많은 경쟁자들 덕분에 비트코인은 좀 더 발전하고 성숙할 수 있을 겁니다. 단, 먼저 뛰어드는 분들 거의 대다수의 희생과 경험을 통해서 말이죠. 저는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으로 수익을 내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은 바로 직접 VGA, ASIC, FPGA 등등의 장비를 통해서 직접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것입니다. 채굴은 블럭체인을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에 절대 없어져서는 안될 요소이죠.


채굴자들은 딜레마에 부딪히게 됩니다. 바로 안캘 수도 없고, 캐기도 힘들어지는 문제인데요,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제한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이 채굴 경쟁에 뛰어들어봤자 나눠먹기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말은 결국 미친듯이 경쟁만 하고 전기값, 장비값 내고 본전을 못뽑는다는 얘기죠. 모든 채굴자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채굴자들은 무한 채굴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힘이 듭니다.
물론 사람이 할 일은 그냥 케이블 잘 연결해주고, 프로그램 실행시키고, 냉각 잘 시켜주면 되는 것이지만, 전기세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장비값도 적지 않습니다. 설치하고 계속 돌리면서 계산기 두들겨보면 나옵니다. '아 손해보고 있구나.'


이 문제는 게임이론의 죄수의 딜레마 문제와 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죄수의 딜레마는 인터넷을 검색하시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접한 모든 사람들은 채굴을 할 지, 안할 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느 시점에 채굴이 이익이라는 정보가 퍼집니다.
그러면 동시에 필요 이상의 사람들이 채굴에 뛰어들게 됩니다. 장비도 사고, 심지어 건물도 임대하고... 뉴스 기사나 인터넷 자료로도 종종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에는 거래 가격이 매겨져 있고, 채굴 수익은 채굴자들이 해시파워 비율에 따라 정해진 양을 나눠 가집니다. 해시파워량이 아니라 비율로 나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비트코인당 적정 해시파워는 돈으로 환산되기 때문에 적정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과도한 채굴 참여로 다같이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죠.
물론 아직은 채굴량이 전기세를 간신히 감당하는 정도이지만, 전기세만 들어간게 아니죠. 장비에도 투자를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더 좋은 장비가 공급되고 있으며, 계속 쓰고 있는 장비들은 수명이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채굴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던 조건은 비트코인의 가격이 점점 상승했기 때문이지, 채굴이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행위라서가 아닙니다.
혹자는 채굴을 계속 지속하면 비트코인도 장기적으로 가격이 상승할테니 이득을 볼 것이라 말씀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분들께 저는 이렇게 충고하고 싶어요. 그렇게 생각하시면 채굴 장비 그만 사시고 그 돈으로 그냥 차라리 지금 비트코인을 매입하세요. 여러분 말고도 앞으로 손해를 무릅쓰고 채굴 경쟁에 뛰어들 사람은 많답니다.


혹시 전기나 장비를 공짜로 쓰실 수 있다면야, 그런 분들은 물론 예외입니다. 대신 누군가가 그 비용은 부담했겠죠?


무모한 채굴 경쟁 뒤에 이제 많은 마이너들은 고민에 빠집니다.
본전도 못뽑는 것 같은데 더 채굴을 계속 해야할까? 아니면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채굴을 그만두면서 빠져나가서 다시 나도 더 캘 수 있겠지?


죄수의 딜레마는 여기서도 작용합니다. 이미 채굴을 계속 하고 있는 사람들은 관성의 법칙까지 포함해서 쉽게 채굴을 그만둘 수가 없게 됩니다. 너도 나도 쉽게 그만두지 못하고, 채산성을 계산하지 못하고 계속 뛰어드는 채굴자들 때문에, 언제나 채굴자는 적자로 남게 됩니다. 더군다나 채굴 난이도는 점점 올라가고, 공급량 마저 약 4년마다 더 줄어가는데 말이죠.


비트코인의 활성화의 첫째 희생양은 결국 채굴자입니다. 이 분들의 희생 덕분에 계속 비트코인의 네트워크는 유지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비트코인 거래를 더 빨리 할 수 있게 되고, 직접 캘 필요도 없이 채굴자들의 매도 가격 경쟁을 이용하면 됩니다.





Software - Pros and Cons

소프트웨어 - 장점과 단점


비트코인의 가장 큰 특색은 바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동작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 시대에는 소프트웨어 아닌 것이 없죠. 신용카드를 지불하는 것도, 은행 전산망도, 인터넷뱅킹, 휴대폰 지불 등등 모두 소프트웨어로 이뤄집니다만, 제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비트코인은 개인화된 단말기에서의 소프트웨어를 통한다는 것입니다.


비트코인의 프로토콜은 안전성이 보장될 지 몰라도, 우리가 쓰는 단말기는 그렇지가 않죠. 여러분이 지금 쓰는 컴퓨터만 해도 인터넷 하다보면 온갖 ActiveX 를 깔라고 하거나 악성코드 감염을 시킵니다.


비트코인이 쓰이는 규모가 점점 커진다면 가장 먼저 보안과 싸워야 할 것입니다. 이미 소프트웨어로 다른 비트코인 보유 사용자에게 침투해서 비트코인을 인질로 잡고 돈을 요구하는 사건도 있었고, 온갖 비트코인 지갑을 노리는 악성코드가 지금 이 순간에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거래소 또한 마찬가지로 계속 해킹 시도의 공격을 당하고 있고, 어쨌든 비트코인을 보관하거나 다루는 모든 개인화 단말기는 위험에 노출되게 됩니다. 어차피 현실에서 현찰을 도둑맞는 것이나 비트코인을 도둑맞는 것이나 같은 거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현찰을 도둑 맞는 문제와 비트코인 지갑을 공격 당하는 문제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그만큼 일반인은 IT 기기에 대한 이해나 주의가 부족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소프트웨어를 통한 공격은 직접 사람이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 훨씬 지능적이고 해커들에게는 쉽다는 것이죠. 비트코인 도난이나 사기 문제는 아직 비트코인을 정착시키기도 전에 여러 사람의 발목을 잡게 될 것입니다.


비트코인에서 가장 튼튼하게 성장하게 될 기술은 바로 비트코인 지갑과 거래를 지키는 보안 기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반면에, 비트코인에는 가장 큰 장점이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돈을 지불한다'는 행위를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모델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입니다.


기존에는 단순히,


A가 B에게 돈을 준다.


또는, A가 B에게 돈을 주기로 했고, C가 그것을 보장한다.


둘 중에 한 가지 방식이었습니다. 후자는 금융 기관의 보안 폐쇄성이 크게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좀 더 색다른, 변칙적인 방법으로도 돈이라는 것을 다루고 싶어할 수 있는데, 비트코인은 돈을 지불한다는 행위를 API로 공개하여 소프트웨어를 접목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비트코인이 들어있는 지갑을 소프트웨어로 숨겨서 10년 뒤에 쓸 수 있게 한다거나,
모임을 주최하려 하는데 선입금이 필요해서 제한 시간까지 몇명 이상 돈을 내지 않으면 바로 환불시켜줄 수 있는 시스템이나,
돈을 보내면서 이메일처럼 메시지를 넣을 수 있거나,
이미 돈은 충분히 있지만 거래의 안전성을 위해 중도금으로 여러 차례 시간차를 걸어서 이체가 되게 한다거나,
개발자가 원하는 조건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컴파일한 실행 파일을 입력하면 채굴 보상처럼 비트코인으로 대가를 받거나,
선물, 옵션, 워런트, 신주 인수권, FX 등과는 또 다른 응용 변칙 금융 상품의 개발 등 여러가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직접 돈에 더 쉽게 접목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것이 성립하려면 비트코인이 널리 쓰이는 화폐여야겠죠.


금융기관은 보통 소수가 원하는 지불 시스템을 제공하지 않는 편이라서, 그냥 그 시스템에 순응하고 쓰거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우리가 직접 사업체를 차리고 수익성과 유지보수의 족쇄에 매달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비트코인은 오픈소스라는 충분한 시스템을 통해서, 그런 부담 없이 경제활동의 방법을 더욱 개선하거나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는 것이죠.





Liquidity Issues

유동성 쟁점들


많은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이미 기정 글로벌 화폐가 된 것 처럼 비트코인의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이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너무 크다 하면~ 나중에 안정되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합니다.
비트코인을 현실에서 쓰는게 불편하다 하면~ 나중에는 편리하게 쓸 수 있으니 문제 없을 거라 합니다.
내재가치가 0에 가까우니 위험하다 하면~ 모든 사람들이 신용하게 되면 문제될게 없다 합니다.
채굴 초기부터 소수에 의해 독점된 비트코인이 문제라 하면~ 현실에서도 그런 운 좋게 부자가 되는 경우도 있으니 별반 다를게 없다 합니다.
어떤 나라가 새로운 규제를 하면~ 그 규제는 그냥 일시적이거나 국지적인 문제라고 보며 또 다른 나라에서는 다르게 적용되니 문제 없다 합니다.


제가 먼저 경고하고 싶은 것은, 마치 비트코인이 전세계의 화폐를 대체하는 날이 결국에는 올 거라 막연히 믿는 마음가짐입니다.


비트코인의 발전에는 분명 긍정의 에너지도 중요합니다만, 이미 비트코인 파운데이션 멤버들을 비롯해 여러 사람들이 문제점을 발견하고 경고하고 있으며, 또 다른 대안 화폐를 연구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말고 정작 더 좋은 대안 화폐가 언제 누군가로부터 또 등장할 지 모릅니다.
그리고 적어도 저는 그럴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보고 있고요. 왜냐하면 비트코인에도 이미 알려졌듯이 나름의 단점들이 있잖아요. 이미 비트코인은 4년이 넘는 시간동안 실험이 되었고, 대안 화폐의 프로토타입으로 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도 0이라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삐삐가 좋아도 결국 다 휴대폰 쓰고, 휴대폰이 좋아도 결국 스마트폰을 더 많이 쓰는 것처럼 말이죠.



지금부터는 비트코인이 성숙화가 진행되는, 즉 비트코인을 일반 명목화폐로 환전을 계속 할 수 밖에 없는, 과정에서 벌어질 일을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는 분명 실험적인 기업들이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팔거나, 비트코인으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거나, 비트코인을 현금처럼 쓰기 좋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력을 할 것입니다. 물론 지금도 이미 진행되고 있는 중이고요.
이 과정에서 분명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성 문제는 개인들의 이익에 어떻게든 손해(라고 생각되는 심리적 압박)를 지속적으로 입히게 됩니다.


유머러스하게 과장해서 예를 몇개 들겠습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25일에 월급을 비트코인으로 받아요. 그랬더니 매월 25일마다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일이 벌어져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점점 팔고 싶은데 눈치를 봐요. 비트코인으로 바로 쓰고 싶은데 이미 쓴 신용카드 값이나 월세 같은 건 현금으로 내야하죠. 원룸 건물 주인한테 현금 대신 비트코인으로 드리면 안되겠냐고 하니까, 주인이 뭔 개소리냐고 해요.


고급 차를 비트코인으로 받고 팔았더니, 생각해보니 환전을 천천히 해야 해요. 빨리 팔면 매도 물량이 너무 커져서 손해거든요. 생각해보니 지금 Mt.Gox에서 1BTC당 1000달러에 거래되고 있어서, 팔려는 고급 차를 50만달러라 잡고 500BTC를 받았는데 생각해보니 이걸 다시 Mt.Gox에서 팔려면 다른 사람이 팔려고 하지 않아도 500BTC를 어떻게든 던져야 해요. 그 순간에 다른 거래자들이 매수량을 줄이고 더 싸게 매입하려고 눈치를 보겠죠. 그래서 천천히 팔고 싶은데 초반부터 다량의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하필이면 오늘부터 팔기 시작하려고 해요. 당연히 시장은 일시 패닉이 오면서 유동화를 하면서 자신도 패닉이 됩니다. 결국 50만달러 짜리로 투자 아닌 투자를 하게 된 것이죠.


살아야 할 집을 월세로 찾고 있어요. 마침 비트코인이 많이 활성화된 미래라서, 비트코인 맹신론자인 자신에게 마침 어떤 원룸 건물 주인이 보증금 10BTC에 월세 1BTC로 계약해주겠대요. 그래서 덥썩 계약하고 살면서 생각해보니 비트코인은 디플레이션이 돼요. 1BTC로 계속 내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나는 점점 더 많은 가치를 내고 있는거죠.


남의 일 같으시겠지만, 비트코인이라는 생태계에 먼저 들어가면 충분히 겪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이득이 될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손해를 보는 구조가 계속 반복이 된다는 것이죠. 일반적인 사람들은 손해를 한번 크게 보면 그 데인 경험 때문에 상당히 회의적이 됩니다. 실제로 사회생활 첫발 내딛고 멋모르고 주식 했다가 대폭 잃고 주식은 아예 손도 안대는 사람도 많죠.



둘째로 거래소 가격에 대해서도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비트코인이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쓸 때는 그 가치가 안정화가 될까요?


비트코인만 쓰고도 살 수 있는 생태계가 어느 정도 충분히 만들어진다 칩시다. 물론 아직 명목화폐는 섞여서 쓰이고 있어요.


예를 들어, 세계 경제의 50%는 명목화폐가 쓰이고, 나머지 50%를 비트코인이 대체하는 날이 왔어요. 이 정도로 많이 퍼졌으면 비트코인 만으로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잖아요.
그런데 여전히 화폐를 바꿔야 하는 사람들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럼 거래소를 이용해야겠죠. 사실 그 정도의 미래라면 거래소가 아니라 은행같은 큰 기관이 환전소를 맡을 가능성이 높겠죠.


비트코인을 명목 화폐로 바꾸지 않아도 되다보니, 게다가 글로벌 경제도 환전이 필요없이 쉽게 비트코인으로 이뤄지면 되니, 환전 시장에서 쓰이는 물량은 상대적으로 적어집니다.


비트코인이 많이 퍼지면 시장 가격이 안정될 거라 예상하지만, 역설적으로 비트코인만의 생태계가 충분히 구축되면,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규모가 커지지 않아 오히려 시장은 다양한 세력들에 의해 계속 출렁이게 됩니다. 주식 가격처럼 말이죠.
이에 대한 답은 아마 예상컨대, 비트코인의 내재가치가 문제가 되지 않을 적정한 세계 화폐 경제 규모의 대체 '비율'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가지 금융 장치들이 존재해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정도의 단계까지 가는데 과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단계까지 도달할 동안 온갖 수 많은 변수들이 작용할텐데 말이죠.


참고로 거래소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충분하다고 안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주식도 분명 매수하는 주식의 수와 매도되는 주식의 수는 1:1로 동일합니다. 하지만 사려는 규모와 팔려는 규모가 비슷하다고 가격이 안정되지는 않죠. 왜냐하면 매매 타이밍과 호가 배치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매수 규모와 매도 규모가 같다 해도 주가는 떨어질 수도 있고,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거래소의 가격이 언젠간 안정될 것이라는 생각은 영원히 성립되지 않을 것입니다.



셋째로 거래소들이 나라별 여러 곳으로 분리되어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장점으로 빠르고 적은 송금 수수료를 내세울 수 있는데요, 실제로는 비트코인으로만 이루어진 경제가 아니라면 큰 메리트가 되지 못합니다.


미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송금을 비트코인으로 하려고 합니다. 보통 외국 대학 한 학기 등록금이 만만치 않죠. 1년에만 자식 유학비로 약 수만달러, 즉 수백BTC가 필요합니다. 이런 비트코인 가진 사람은 사실 초기 보유자들이죠. 아니라면 대부분은 거래소에서 현찰박치기로 사신 겁니다.


대부분의 이런 아버지라면 비트코인이 송금되는 장점을 이용하기 위해서, (거래소에 신분 인증을 해두고,) 입금을 기다리고,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아들 비트코인 거래소 지갑 보냅니다. 그리고 아들도 마찬가지로 (거래소에 가입해서 신분 인증을 해두고,) 받은 비트코인을 매도하고, 실시간이 아닌 출금을 또 기다립니다. 거래소는 현금 출금을 자동화하기가 힘들기 때문이죠. 송금 수수료는 거래소의 수수료가 됩니다.
원래라면 원화→달러 송금이면 될 것을 원화→거래소→비트코인→거래소→달러 순서로 복잡한 과정을 거칩니다. 거래소에서 다행히 시세 변동이 없었다해도, 거래소 매매 및 입출금 수수료와 송금 수수료가 일반 은행 해외 송금 수수료보다 비쌉니다.


글로벌 송금에서는 비트코인이 정착하는 데에 큰 메리트가 되지 못합니다. 해외 여행 시에도 비트코인 ATM이 없으면 그 나라 온라인 거래소를 통해야 하니 힘들죠.


거기에다가 각 거래소들의 거래 가격은 100% 연동이 되지 않습니다. 각 거래소 이용자마다 다른 거래소 가격을 참고할 뿐이죠.
'Mt.Gox 가격이 저 정도로 올랐는데 왜 코빗은 이 모양이야' 하는 건 얼토당토한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Mt.Gox가 세계적 법인이 되어 모든 거래소를 통합할 수 있을까요? 그것도 사실상 불가능하죠.



비트코인의 유동성 문제는 장기적으로 계속 새로운 영역으로 도입하려는 사람들의 생각에 걸림돌이 됩니다. 이미 더 편하거나 안정적인게 있는데 굳이 비트코인을 쓸 필요는 실험적인 사람들(비트코인으로 신혼여행 가는 부부처럼)을 제외하고는 없게 됩니다.
이런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을 써야 할 필연적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말이죠.





Payment Gateway

지불 결제 사업자


앞에서 비트코인은 자체 프로토콜이 충분한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인터넷 밖의 일반 매장에서는 그냥 바로 쓸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비트코인의 자체 프로토콜에 일반 인터넷 기술을 혼용하는 BlockChain 같은 PG가 필요하게 됩니다.


PG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일반 체크카드를 쓰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결제하는 방법은 카드를 단말기에 읽히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QR코드를 찍거나 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겠지만, 이런 점은 설명에서 제외하기로 합니다.
그럼 PG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자체 네트워크 서버를 통해 송금이 되었는지 즉시 인증을 해줍니다. 그러고나서는 물론 비트코인 송금 프로토콜을 써서 송금을 하도록 되어있죠.
PG의 목표는 박리다매입니다. 기존 은행, 카드사, 카드 단말기 망 제공자 등이 떼어가는 높은 수수료를 이기기 위해서는 일단 한 PG사를 통한 거래가 많고 봐야합니다.


하지만 PG가 돈이 된다면, 신용카드사와 마찬가지로 신규 사업자들이 계속 진입하고 경쟁이 시작됩니다. 각 PG사들마다 나름대로 특화된 서비스를 걸고 열심히 사업을 하려고 할텐데, 역시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PG들도 결국은 사업체라서 수익을 내야하는 입장이 됩니다. 그럼 신용카드사와 특별히 달라질 것이 없게 됩니다. 신용카드의 VAN망을 이용하는 수수료가 비트코인 송금 수수료로 대체되어 적을 뿐이지, 결국에는 수수료를 요구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비트코인의 경제 규모가 작기 때문에 신규 PG들이 뛰어들고 수익성 대립이 될 여지가 높습니다. 거래소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면서 수수료를 높이네 마네 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 정도가 되면 자영업자들은 다시 딜레마에 빠집니다. 신용카드사는 신용카드대로 수수료 내고, 비트코인 PG대로 또 수수료를 받죠. 그 수수료가 과연 얼마나 낮게 책정이 될 것인지의 문제인데, 신용카드사나 비트코인 PG나 입장은 사실상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신용카드의 수수료를 낮추는 정도로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Business

사업성


비트코인으로 새로운 사업을 할 거라면, 웬만한 아이템으로는 모든 사업이 그렇듯이 오랜 시간 연구하고 투자를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의 규제에 유리같이 취약하다는 점도 염두를 해야할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비트코인 거래소를 차리기 위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코빗이나 Mt.Gox, Kraken 등이 가진 시스템의 부족한 부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무엇이 경쟁력이 될 수 있는지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현재 단계에서는 거래소만큼 손익이 괜찮은 사업이 별로 없거든요. 자선 사업가가 아닌 한 수익성은 피해갈 수 없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일단 거래소 서비스를 만들 생각은 진작에 접은 상태이니 비밀로 하지 않고 그냥 시원하게 얘기하겠습니다. 만약 새로운 거래소를 만드실 생각을 갖고 계신 분은 잘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째로, 기존 거래소들은 UI 측면에서 별로 편하지가 않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부분인데, IT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주식 거래하는 UI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못하고 만들고 있어요. 거래의 가장 기본인 차트가 제공되지 않거나, 호가창과 주문 페이지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죠. 이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고 정말 사용자를 고려하지 않은 문제점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주식 매매를 안해본 사람도 많은데, 모든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거라 착각을 하고 만든 경우가 많죠.


둘째로, 모바일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아요. 주식거래할 때 HTS(Home Trading System) 쓰듯이 우리는 다 MTS(Mobile Trading System)를 쓰죠. 하지만 현재 모든 거래소가 HTTPS 프로토콜 기반으로만 만들어져 있습니다. 물론 천천히 준비하면 될 부분같지만, MTS가 먼저 지원되는 거래소는 시장을 독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로는 위의 내용을 종합하는 내용이긴 한데, 거래소를 만들면서 기존 HTS, MTS가 가진 경쟁력을 분석해야 합니다. 사실 HTS나 MTS에는 우리가 투자를 좀 더 하고 싶게 만드는 시스템들이 알게 모르게 숨어 있거든요. 마치 도박장과 같습니다. 물론 양심적으로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Las Vegas에 가면 도박장(글 쓰는데 금칙어 설정이 되어있군요)에 산소가 빵빵 나옵니다. 게임을 하면서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어 자기 방에 들어가서 자는 일을 막기 위해서죠. 또 음료도 공짜입니다. 음료를 마시러 도박장에 들어오거나, 음료를 마시기 때문에 또 스트레스도 해소되면서 게임을 멈추지 않고 계속 하거든요. 게다가 도박장 호텔 방에는 TV가 없는 곳도 많습니다. 방에서 TV 없어서 심심할테니 도박장으로 기어내려 오라는 장치이죠. 우리가 쓰는 Trading System 프로그램에도 이런 것들이 나름 스며들어 있습니다. 국내 거래소는 아직 규모가 작아서 거래량을 늘리지 못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투기하지 말라고 해야하지만, 비트코인 거래소도 살고 비트코인을 퍼뜨리려면 투기를 시켜야 하는 딜레마인거죠 사실.


넷째로는 호가 스프레드 규정이 필요합니다. 호가 설정이 너무 자유롭다보니, 매수 매도 호가창이 지저분합니다. 자유로운 호가 제시가 사용자들에게 좋을 것 같아 보이지만 실상은 그 반대입니다. 거래량을 줄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고요.


다섯째로는 입출금 시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제시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섯째로는 거래소만 하면 안되고 컨텐츠나 비지니스 모델을 확장시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낱 도박장으로 밖에 남지 않게 됩니다. 왜 하필 거래소가 비지니스 모델을 확장해야 하냐고요? 비트코인을 샀는데 그걸 쓸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결국 살아남는 것이죠. 안그러면 사용자들은 그냥 수익 내고 출금하면 땡이거든요. 바보나 전문 투자자가 아니라면 거래소에서 단타 거래를 계속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곱째로는 능력이 된다면 기존의 선물이나 옵션같은 위험한 시스템 말고 비트코인에 걸맞는 파생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좋겠습니다만, 이건 좀 장기적인 문제라고 생각이 드니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비트코인으로 거래소 이외의 비지니스를 가까운 시일 내에 하기 위해서 생각해야 할 조건은 과연 비트코인으로만 해야하는 비지니스인가를 꼭 염두해야 합니다. 비트코인의 장점을 제대로 살릴 수 없다면 기존의 명목 화폐를 써오던 사람들이 굳이 새로운 화폐를 쓰기 위해 거래소라는 강을 건널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그런게 아니라 이미 기존 현금이나 신용카드로도 잘 이뤄지고 있는 비지니스를 대체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는 짓은 무모하다고 판단됩니다.


그래서 당장은 유력한 비지니스 모델은 현실 경제보다는 인터넷 기반, 소프트웨어 기반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Against Tax & Economic Structures

세금/경제 구조에 대한 반발


비트코인은 아직 그 근본 속성과 문제점 조차도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세상 각국의 정치도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봤을 때 크게 3가지의 문제가 있는데, 환율 문제, 세금 문제, 자금 세탁 문제가 가장 클 것입니다.


다른 것들은 제쳐두고 세금 문제는 우리에게 본질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경제 행위라고 아무데나 구실 삼아 세금을 걷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우리는 알게 모르게 수 많은 세금의 늪에서 살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월급만 받아도 떼어가는 세금 종류가 한둘이 아니죠.
정부는 단순하게도 부채를 줄이고 더 큰 정부를 만들기 위해 자꾸 세수를 올리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와중에 또한 부익부 빈익빈 문제도 얽혀 있습니다. 부자들은 탈세를 하고, 월급이 투명한 직장인들은 연봉이 오르는 만큼 세금 낼 곳이 많아지고요.


비트코인 같은 대안 화폐는 앞으로 우리에게 국가와 금융기관이 관장하는 이러한 악순환에 맞물려 많은 사회적 충돌을 겪어야 합니다.


단순히 비트코인 비지니스도 합당한 경제활동이니 세금을 매기면 해결이 아니라, 기존의 세금 시스템과 경제 시스템에 대한 도전이 될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적어도 제 생각에는 비트코인의 성공 가능성은 지극히 낮지만, 기존 금융과 사회 구조를 견제하여 더 나은 합리적 경제 시스템으로 진화하도록 만들 수 있는 것은, 바로 비트코인을 맹목적으로 찬양하는 자세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몫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Closing

마치며


사실 인터넷에는 많은 자료들도 있지만, 제가 설명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은 여러분들이 조금만 노력하시면 생각보다 쉽게 얻으실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최대한 제외하였으니, 나머지 부분은 또 직접 채우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비트코인의 미래를 글로벌 장밋빛으로 보시는 분들께 좀 더 말을 보태자면, 세상에는 아직 네트워크가 취약하거나 오프라인 기반으로 이뤄져야 하는 나라와 영역이 많습니다. 미국, 유럽, 중국이 신나게 발 벗고 나서고 있다고 비트코인이 무슨 본격 사업 태동의 단계라 생각하시는 분들은 절대 조심하셔야 합니다. 동남아, 아프리카, 중남미 같이 우리 생각과는 전혀 다른 곳이 부지기수입니다. 티베트 같은 오지에서 비트코인을 쓸 수 있을까요? 시골에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어르신들께 비트코인이 돈이라고 알려드릴 수 있을까요? 글로벌 TCP/IP 네트워크는 우리가 생각하는 전부가 아닙니다.


서두르지 마시고 충분히 긴 시간 본인의 위치에서 신중히 바라보시며 한참 뒤에 대안 화폐라는 것을 준비하더라도 충분하다고 말씀드리며 마칩니다.


그리고 번외로 이것은 제 추측인데,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인물은 단체가 아니라 진짜 일본인 1명일 거라 생각합니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미국식 영어와 영국식 영어를 섞어쓰는 것은 여러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영어권 사람이 아니기 때문일 겁니다.

그는 자신의 업적과 경험, 철학을 통해 일련의 사회적 실험을 한 것 뿐이지, 미래를 꿰뚫어 본 듯 예측하고 비트코인을 만든 절대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인물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전지전능한 사람으로 부풀려 생각하는 것은 종교와도 같은 나약한 생각입니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고민하고 디자인했던 것들이 완벽하다고 믿어서는 안되고, '괜찮은가?' 생각해보는 태도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워낙 긴 글이라 논란의 여지도 많을 것이고, 위의 내용과는 반대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혼란스러운 댓글 논쟁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 한번쯤 더 생각해 보신 후에 요점을 정리해서 댓글을 달아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0
댓글 19
  • 읽기전에 우선 감사드립니다. 찬찬히 읽어보겠습니다.
  • ?
    이 정도 분량 즉 공이 들어간 내용이라면, 각론에 있어서 설사 이견이 있다해도, 박수를 쳐드리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드릘게 추천 밖에 없어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 장문의 글 잘 보았습니다.
    제가 하고싶은 말들이 너무 잘 정리되어
    더욱 관심갖고 읽어보았습니다.
    비트코인에 대한 가장 솔직하고 객관적인 글이라 생각됩니다.
  • ?
    정말 일목요연한 글이네요. 코인포럼에 어울릴만한 글입니다.
  • ?
    와 일단 박수 먼져 쳐드리겠습니다
    정말 준비 많이 하셨네요
    고생해서 준비 하신게 눈에 훤하게 보입니다 근데 이글은 어디 메인에 걸려서 많은분들이 봐야할글 같습니다 추천 백만표 드리고 갑니다
  • ?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추천드립니다~~
  • ?
    (말리지는 않지만 알고는 하라는 애기지요. / 이견 있으신가요?)
    ----------------------------------------------위 말씀 중에서~----------------------------------------------------------------------------
    채굴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조건은 비트코인의 가격이 점점 상승했기 때문이지, 채굴이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행위라서가 아닙니다.
    혹자는 채굴을 계속 지속하면 비트코인도 장기적으로 가격이 상승할테니 이득을 볼 것이라 말씀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분들께 저는 이렇게 충고하고 싶어요. 그렇게 생각하시면 채굴 장비 그만 사시고 그 돈으로 그냥 차
    --------------------------------------------------------------------------------------------------------------
    라리 지금 비트코인을 매입하세요. 여러분 말고도 앞으로 손해를 무릅쓰고 채굴 경쟁에 뛰어들 사람은
    ------------------------------------
    많답니다.

    혹시 전기나 장비를 공짜로 쓰실 수 있다면야, 그런 분들은 물론 예외입니다. 대신 누군가가 그 비용은 부담했겠죠?
    --------------------------------------------------------------------------------
    무모한 채굴 경쟁 뒤에 이제 많은 마이너들은 고민에 빠집니다.
    본전도 못뽑는 것 같은데 더 채굴을 계속 해야할까? 아니면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채굴을 그만두면서 빠져나가서 다시 나도 더 캘 수 있겠지?

    죄수의 딜레마는 여기서도 작용합니다. 이미 채굴을 계속 하고 있는 사람들은 관성의 법칙까지 포함해서 쉽게 채굴을 그만둘 수가 없게 됩니다. 너도 나도 쉽게 그만두지 못하고, 채산성을 계산하지 못하고 계속 뛰어드는 채굴자들 때문에, 언제나 채굴자는 적자로 남게 됩니다. 더군다나 채굴 난이도는 점점 올라가고, 공급량은 약 4년마다 더 줄어가는데 말이죠.

    비트코인의 활성화의 첫째 희생양은 결국 채굴자입니다. 이 분들의 희생 덕분에 계속 비트코인의 네트워크는 유지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비트코인 거래를 더 빨리 할 수 있게 되고, 직접 캘 필요도 없이 채굴자들의 매도 가격 경쟁을 이용하면 됩니다.
  • ?
    황금과 같은 말씀이십니다. 제가 비트코인 비지니스를 준비하면서 생각하고 느낀바와 매우 유사합니다.
  • ?
    잘 읽었습니다. 많이 생각하신게 보이네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좀 너무 좁게 보신게 아닌가합니다.
  • ?
    참 잘 쓰셨네요. 많이 배웠고요. 각론으로 토론할 것이 많지만 저도 많이 생각하겠습니다.
  • ?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신지는 몰랐네요. 추천할수밖에없습니다. 부정적인 글이지만 논리가 있네요.
  • 추천 빵빵 드립니다~~
  • ?
    멋진 글입니다.
  • ?
    이견은 있지만.. 근거가 충분한 멋진 글이네요. ^^
    비트코인 관련한 글중 가장 좋은 글 같습니다.
  •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추천드리겠습니다
  • .
  • 추천입니다!
  • ?
    프리젠테이션용으로 만든 내용을 글로 푸신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게 되는 건수를 주셔서 무지 감사할 따름입니다. 프레지 문서로 만들면 아주 멋진 피티자료가 되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

    감사 인사를 빼먹었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ㅎ

    한가지만 요청. 제목 부분의 영어로 된 표현을 한글로 풀어서 써주시는 것은 어떨지요.
  • ?
    추천은 이미 했고 좋은글 한번 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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