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이 만든 '월드코인', 각국 조사 직면
'챗GPT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개발한 홍채 인식 기반의 가상화폐 '월드코인'이 각국 조사에 직면했다. 지난해 7월 출시 후 600만명 이상의 홍채 정보를 모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생체 데이터 수집 논란에 휩싸인 탓이다.
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올트먼의 월드코인이 당신의 눈을 넘어, 정부와 싸우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코인발행 기업인 월드코인의 운영을 중단했거나 관련 조사에 착수한 국가나 지역은 모두 12곳 이상으로 파악된다.
스페인, 포르투갈은 이미 월드코인 운영을 중단시켰다. 홍콩에서는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벌금 조치가, 케냐에서는 형사 수사가 이뤄졌다. 독일 바이에른주 당국은 월드코인에 대한 유럽 내 조사를 주도했으며 이르면 다음 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지난 3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WSJ는 "12개 이상 관할권에서 월드코인의 운영을 중단하거나 조사 중"이라며 "문제는 개인정보 처리 우려"라고 짚었다.
올트먼 CEO가 개발한 월드코인은 지난해 7월 출시됐다. 농구공 크기의 인식 기구인 '오브'(Orb)를 통해 각 개인의 홍채를 스캔해 데이터화한다. 이후 사용자는 일종의 디지털 신분증인 '월드 ID'를 발급해 월드 코인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월드코인은 출시 후 지금까지 약 40개국에서 600만명 이상의 홍채를 수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처럼 무분별하게 수집된 생체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하며 뒤늦게 각국도 대응에 나선 상태다. 사실상의 규제 없이 일종의 글로벌 생체인식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금까지 접수된 개인 생체 정보 중 상당수가 케냐, 나이지리아 등 개발도상국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한층 커졌다. 월드코인은 가상화폐 관련 규제가 엄격한 미국에서는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았다.
월드코인측은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판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의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인 데미안 키런은 "우려 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규제 기관과 협력 중"이라며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기술을 구축했다. 데이터를 수집해 활용하지도, 판매하지도 않는다. 누구의 것인지 모르기에 판매할 수도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3월 9일 11달러대였던 월드코인 가격은 이날 1.5달러대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460998?sid=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