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만기 앞둔 세계 최초 블록체인 채권”…세계은행의 이유있는 도전
세계은행(WB)은 왜 최초로 블록체인 채권을 발행하는 시도를 했을까.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분산원장기술 생태계와 전자금융의 미래> 세미나에서 세계은행 하윤정 재무팀장은 “세계은행의 이노베이션 랩에선 블록체인 채권은 물론 블록체인 관련 교육, 토지 관리, 소액 연금(pension) 등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IT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블록체인 기술에 관한 다양한 연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단에 선 세계은행 하윤정 재무팀장.
1944년 결성된 세계은행은 2030년까지 극빈층을 10%에서 3%로 낮추는 걸 목표로 하는 다자간 국제 금융기관이다. 전 세계 180여개 국의 금융시장 개발을 도와 ‘빈곤으로부터의 해방’을 내세운다. 블록체인을 포함한 신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이 자리에서 하 팀장은 2017년부터 블록체인 채권 ‘Bond-i(본드아이)’에 관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여전히 초기 기술이라는 우려가 존재함에도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력을 익히려면 단순히 개념을 아는데 그쳐선 안 된다는 의도였다. 당시 하 팀장은 한 행사장을 방문했다가 호주 커먼웰스 연방은행이 정부와 협력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채권 발행을 테스트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먼저 손을 내밀게 됐다.
1년 넘는 논의 끝에 이 기관들은 세계 최초의 2년 만기 블록체인 채권을 발행해 1억1000만 호주 달러(AUD)를 유치할 수 있었다. 6개월마다 이자가 지급되는 단기 채권이다.
하 팀장은 “유동성 증대를 위해 올해 5월 이차시장 트레이딩도 시작됐다”며 “지난 8월 2번째 이자 지급과 함께 5000만 호주 달러를 추가 모금했다”고 말했다. 내년 8월 첫 블록체인 채권 만기 도래하면 신기술 플랫폼에서 채권 생애주기를 모두 거치는 경험이 될 전망이다.
하 팀장은 “호주 규제상 연금 관련 기관은 수탁자(커스터디언)가 없으면 이런 플랫폼에 참여할 수 없었다”며 “(새로운 도전을 통해) 이를 배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프로세스 자동화, 거래 투명성 증가, 비용 절감 및 관리 효율화 등 여러 효과가 뒤따른다는 것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만큼 한국에서도 블록체인에 관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하 팀장은 “싱가포르, 홍콩, 브라질 중앙은행 등 다양한 시도 중”이라며 “한국도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해 수십년 후 생산성이 차트상 증가하는 데 이 자리에 앉은 여러분의 힘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암호화폐 공개(ICO), 거래 플랫폼에 편중된 국내 블록체인 산업에 보다 다양한 시행착오를 견뎌낼 도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출처 https://blockinpress.com/archives/27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