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830프로젝트' 성공할까…이재원 대표 시험대
점유율 하락에 적자 가능성도…내부불만 확산
빗썸의 시장 점유율이 한자릿수로 추락하고 실적마저 적자 전환이 예상되면서 이재원 대표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취임 1년을 넘긴 이 대표가 최근 점유율 확대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성과가 나지 않을 경우 리더십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점유율 회복을 위해 지난 6월부터 오는 8월30일까지 약 90일간 '830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거래량을 늘려 국내 점유율을 25%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로 알려졌다.
하지만 6월 빗썸은 점유율 회복은 커녕 줄 곳 유지해오던 두 자릿수 점유율이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다. 비트코인 상승장에서 업비트는 점유율이 90% 이상으로 커졌지만 빗썸 점유율은 한때 6%까지 곤두박질쳤다. 프로젝트 시작 전과 비교해도 성적이 좋지 않다. 빗썸의 6월 국내 점유율은 11.9%로 5월 14.8% 대비 3%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다음달까지 점유율 목표치를 달성할지도 미지수다. 거래 활성화를 위해 코인 상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빗썸은 지난달 원화마켓 8개, 비트코인(BTC)마켓 2개 등 총 10개 코인을 상장했으며, 이날 기준 이달에만 벌써 5개를 상장했다.
수익 대부분이 거래 수수료인 빗썸은 지난 2분기 거래량 감소로 실적도 적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빗썸의 일일 수익이 비용을 넘지 못하는 날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빗썸의 실적은 지난해 1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내리막을 타고 있다. 지난해 1분기 매출 1247억, 영업이익 845억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매출 507억원, 영업이익 162억원을 기록했다.
830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내부 불만도 커지고 있다. 빗썸은 프로젝트 시작과 동시에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근태 관리 강화, 복지 축소 등을 시행 중이다. 임직원들은 점심시간 준수, 동호회비와 식당 지원 일시 중단, 회식과 모임 자제 등을 적용받는다.
이재원 대표의 경영능력이 도마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 실적이 추락하는 가운데 빗썸의 실소유주 이정훈 전 의장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리더십 위기를 맞았다.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는 아로와나토큰 시세조종 의혹 등을 이유로 이 전 의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이 전 의장은 출석하지 않았고 국회는 급기야 동행명령서를 발부했다. 이후 또 불출석 의사를 밝히자 국회는 형사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빗썸의 대응은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극명하게 비교됐다. 두나무 송치형 의장은 국감 증인으로 거론됐으나 채택되지 않았고 국감에 출석한 이석우 대표는 정무위원장의 칭찬을 받기도 했다.
빗썸 사정에 정통한 업계관계자는 "기업 오너가 국감 증인 출석 과정에서 동행명령을 받고 형사고발 얘기까지 나온 건 경영진의 아주 큰 실책이자 사실상 기업의 대외협력 기능이 마비된 것"이라며 "작년말 실적까지 악화되면서 빗썸 내부에서 대표 교체설이 나왔지만 후임 논의까지는 이어지지 않아 무마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빗썸은 끊임없는 사건·사고에 휘말리면서 이미지는 추락하고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하락해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빗썸코리아 주식은 주당 8만원선으로 2021년말 최고점 78만원 대비 10배가량 폭락했다.
여전히 매각을 진행 중인 와중에 빗썸의 기업가치 방어는 경영진의 핵심 과제다. 이 대표가 단기간에 실적 반등을 꾀하지 못하면 그의 입지는 갈수록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젝트와 관련해 빗썸 관계자는 "특별한 점유율 목표를 정한 것은 없다"며 "크립토 윈터에 따른 거래금액 감소로 어려운 경영상황을 타개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마련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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