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SBS 스페셜을 보면서 잘 만든 프로그램이지만 보는 동안 줄곧 불편한 느낌에 그만 보고 싶었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프로그램의 방향성이 저의 기대와는 달라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오늘 틴톰님이 올려주신 글을 보니 좀 더 의문이 명확해 지네요.
우선 프로그램의 방향성 자체에 대한 아쉬운 점은 해당 글에 댓글로 남겼기에 이번에는 나머지 문제만 생각해 봤습니다.
어제 프로그램 중반 이후 블록체인의 성공적 사례로 소개된 것이 교보생명에서 추진한 실손보험 청구 시스템입니다.
블록체인으로 손쉽게 관련 문서를 공유해서 실손보험 청구를 간소화한다는 내용이었죠.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11/21/0200000000AKR20171121078200017.HTML
2번째 사례는 많은 분들이 열광하신 에스토니아 전자정부 사례입니다.
검색해보니 이미 한 두달 전부터 국내 언론에서 열심히 알리고 있네요.
재밌는게 암호통화의 부작용 없이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사례로 소개하는군요.
비트코인 광풍은 잊고 에스토니아처럼 전자정부나 만들자고 하네요.
(설마 SBS의 목적도 이거였던건 아니겠죠?)
제가 이해가 안 된 점은 과연 우리의 민감한 개인정보들을 저렇게 다뤄도 좋은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제가 이 문제를 계속 생각하게 된 건 블록체인이 "잊혀질 권리"와 충돌할 수 있다는 기사를 읽고 나서부터입니다.
http://www.boannews.com/media/view.asp?idx=58236
좀 더 답을 찾기 위해 검색을 하던 중에 "메디블록"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개인의 의료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해 병원과 환자가 공유함으로서 지금 의료 데이터 공유가 원할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개선하자는 국내 스타트업입니다.
이미 언론과 정부의 상당한 신뢰를 받고 있네요.
개인적으로 이해가 잘 안 됩니다.
가장 높은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개인의 의료 기록을 블록체인으로 공유한다?
왜 그렇게 해야 건가?
그런 저에게 어느 정도 답이 되어준 글이 있네요
어제 방송으로 돌아가보죠.
환자가 병원에 옵니다. 에스토니아 의료진은 환자의 전자 ID가 기록된 카드로 환자의 자세한 의료 기록을 블록체인에서 조회합니다.
이걸로 신속한 의료 조치가 가능해 집니다.
여기까지는 시스템의 순기능이죠
문제는 누가 접근해서 어떤 정보를 조회하고 그것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어제 방송에서는 누가 내 정보를 조회했는지 그 로그도 다 블록체인에 기록되며 원하면 해당 대상에게 취소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걸로 충분한가요?
개인의 정보 , 그 중에서도 의료 정보는 가장 높은 등급의 보안이 요구되는 사안입니다.
이미 한 번 유출되면 그걸 열람 취소 요청한다고 다 해결되는게 아닙니다.
그게 어디에 얼마나 저장되어 있을지 누가 보증합니까?
제가 블록체인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적용 범위는 공공이 모두 공유해야만 하는 데이터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같은 정보들은 아주 높은 보안 수준이 요구되며 이러한 데이터들은 가급적 기존 시스템으로 충분히 취급이 가능하다면 굳이 블록체인으로 구현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위험부담이 없는 데이터들부터 적용해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인 다음 민감한 데이터들을 다뤄야 한다는게 보안적인 관점에서 블록체인 상용화에 요구하는 점입니다.
우리는 빅브라더를 두려워하면서도 누구보다 우리의 정보를 많이 노출시키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그거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데 이제는 우리 정부가 내 개인 데이터를 얼마나 블록체인으로 공유할지도 걱정해야 하는 시대에 살아야 하는 건지 그게 제가 불편했던 점입니다.
우리는 아직 블록체인이 실생활에 적용되었을 때 어떤 문제점이 생길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그 적용은 부작용이 최소화 될 수 있는 부분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어제 방송을 보면서 걱정이 된 건 이러한 전제 조건에 대한 어떤 진지한 고민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정부나 기업이 해야할 보안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블록체인으로 퉁치려 한다는 느낌입니다.
댓가는 우리 개인정보의 유출 위험도가 더 높아진다는 점이고요.
블록체인은 "무안단물"이 아닙니다.
어떠한 정보를 취급할 건지 정할 땐 그 정보가 가지는 가치 , 그리고 반드시 블록체인이 필요한 것인가 라는 물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와 관련된 좋은 글이 있어 이걸로 마무리합니다.
https://steemkr.com/blockchain/@gillime/3n61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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