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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철학자입니다.
커뮤니티에 활동하면서 긴 글을 쓰는건 처음 인 것 같습니다.
지난 4년간 공부도 하고 투자도 해왔습니다, 몇 차례 ICO에도 참여한 적 있고,
투자로 적지 않은 돈을 날린적도, 번 적도 있습니다. 요즘 한국에도 대규모 ICO가 몇 건 기획되고 있는 것 같은데 처음 이 분야에서 와서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제 개인적인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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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먹튀가 정교한 ICO(Initial Coin Offering)가 되기까지.
최초의 블록체인 구현체인 비트코인은 모든 코인의 발행을 “채굴”을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 뒤로 비트코인 코어를 포킹(쉽게 말하면 카피)한 수 많은 코인 들이 만들어졌는데, 당시 먹튀는 채굴을 이용한 소소한 먹튀가 주를 이뤘습니다. 운영 팀이 초기에 코인을 두두둑 채굴해놓고, 사람들이 모이면 훅 팔고 사라졌거든요. (심지어 듣도 보도 못한 코인을 캘 수 있다는 장비를 수백만원에 파는 클래식한 수법을 구사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는 것 같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사람들이 계속 먹튀에 당하면서 면역력이 생기자, 카피 코인들은 사전채굴(Pre-Mine, 프리마인)이라는 혁신적인 개념을 꺼내놓습니다. 총 발행량이 일부 %를 코인 설계 과정에서 미리 특정 사람에게 할당해놓고 코인의 거래블록이 시작되는데, 코인을 마치 마치 창업자에게 주어진 주식처럼 보이게 만든 겁니다. 사람들은 이런 기대를 합니다.
“운영진이 코인을 미리 받았으니, 본인이 가진 코인의 가치를 위해 더 열심히 활동하지 않을까?”
물론 논리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코인이 큰 거래소에 상장되자 마자 기대감이 올라 가격이 폭등할 때, 운영진들은 본인들이 보유한 사전채굴된 코인을 모두 팔아치웁니다. 이것은 펌프 앤 덤프(Pump & Dump)라고 불리며, 제가 본 것만 수십, 수백의 코인이 이렇게 사라졌습니다.
수법은 더 정교해 집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사전채굴을 왜 운영진만 하나? 투자자도 해야 되는 것 아닐까? 한 배를 태우자!”
이렇게 머리좋은 사람들은 해당 코어의 토큰 부분만 떼어내어 돈(비트코인, 달러)등을 받고 사전채굴된 코인의 일부를 돈을 보낸 투자자들에게 돌려줍니다. 이게 마치 기업들이 주식공개(Initial Public Offering)하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해서 ICO(Initial Coin Offering)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ICO자체는 어떠한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데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맞습니다. 사실 이더리움도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운영진과 개발진 들은 이렇게 모집된 자금을 통해서 사람을 더 쓰고, 코드를 단단하게 만들고, 개념으로만 존재했던 부분을 실체화 해서 살아있는 프로젝트를 만들죠. 그러면 다행인데..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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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사기 수법의 가미
사기꾼들은 사전에 미리 통제 가능한 “큰 손 펀드레이저”들을 몇 몇 확보해 놓고 ICO단계에서 어마어마한 돈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모이는 것처럼 기대를 불러일으킵니다. 더해서 해당 펀딩 과정에서 “브로커”가 등장해 중간 수수료를 두둑히 챙겨가기도 합니다.
그 과정은 매우 비밀스럽게 이뤄지고, 노출되지 않기에 ICO 규모만 보는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설마, 저렇게 큰 돈이 모였는데, 진짜 대단한 건가 보다..사기는 아닌가봐”
자본을 투자한자고 모든 프로젝트가 100퍼센트 성공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심지어 앞선 방식으로 모인 자금은 심지어 개발에 쓰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큰 거래소에 상장되기만 기다렸다가, 거래가 시작되고 가치가 생겨나기 시작하는 순간 고래는 연못을 뜹니다. 바닥이 보이는 연못에는 뒤따라 들어간 자그만 개인 투자자들만 팔딱거리고 있죠. 가격은 바닥을 찍고, 거래량이 점점 줄어들다가 어느 사이에 사라집니다. 이런걸 전 지능적 다단계라고 판단합니다. 투자자는 본인이 ICO를 잘못 택해서 그렇구나라고 생각하죠. 퍼블릭 블록체인이란게 사기꾼들에게는 최상급 요리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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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지 기준
이런 저런 일들을 겪다 보니, 어떠한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판단하는 기준이 생겼습니다. 그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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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Whitepaper)의 참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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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진과 개발자들의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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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의 투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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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의 존재(특히 블록체인 로직과 관련된)
ICO가 일어날 때 코인에 4가지 조건을 들이밀면 이 프로젝트가 사기인지 아닌지 어느 정도의 판단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커뮤니티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위의 4가지 사항을 철저하게 검증하고 검증하고, 다시 검증하는 겁니다. 게다가 위 조건은 최소 요구사항에 가깝습니다. 심지어 이를 모두 충족한다 해도 100퍼센트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각각의 코인은 각각 하나의 스타트업(벤처기업)과 같습니다. 아주 참신했고, 조건도 좋고, 운영과정이 투명했던 많은 프로젝트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요인으로 인해 엎어졌습니다. (DAO처럼..)현실에서 100개의 기업이 창업하면 99개는 망한다는 경험칙에 기반할 때, 100개의 코인이 생기면 대부분은 망하고 한두개만 살아남는 다는 것을 투자 당시 명확히 인지하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많은 코인(토큰)의 ICO가 이뤄지는 걸로 알 고 있습니다. 각각의 프로젝트가 얼마나 성공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여부는 각 개인의 투자성향과 이해 정도에 따라 판이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투자 성향에 따라 고위험, 하이리스크를 선호하시는 분들까지 말리고 싶지는 않지만 적어도 제대로 된 커뮤니티라면, 이 분야에 계신 오피니언 리더라면, 몰라서,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어서, 실제보다 위험수준이 낮게 포장된 코인들이 소개되어 평범한 서민들이 다치고 손해보고, 그 과정에서 블록체인 산업 자체가 낙인찍혀 정상적인 사업과 개발, 취미생활을 하시는 분들까지 피해가 가는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제대로 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해야 합니다.
어떤 프로젝트이던간에 ICO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그렇게 모인 자금이 어떤 방식으로 어디에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제3자의 감시 및 감사가 필요합니다.
백서를 연구하고 공부하는 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실질적으로 구현 가능한 부분인지, 현실적인지, 참신하고 이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해주실 분들이 필요합니다.
특히 백서와 코드를 볼 줄 아시는 블록체인 개발자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1,2,3번이 충족되어도 4번 없이 몇만 BTC 를 모아놓고 사라지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전 블록체인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이 기술이 앞으로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사람중에 한명입니다. 더불어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거란 것도 잘 알고있습니다. 앞으로 이를 악용해 선한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비정상적인 사업이 더 이상 이뤄지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제대로 된 프로젝트라면 굳이 ICO단계에서 투자하지 않고 6개월~1년후에 들어가도 수익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