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美 시장 흔든 ‘밈 주식’… 상승률 살펴 보니
‘게임 스톡’ 주가, 키스 질 복귀로 21%↑
소파이·팔란티어·코인베이스 등도 화제
트럼프 당선에 트럼프 미디어 주가 급변
2024년은 ‘밈(meme) 주식’이 다시 주목받는 해였다고 30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가 평가했다. 밈 주식은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이 집단적으로 매매하는 주식을 뜻하며, 높은 변동성이 특징이다.
일러스트=손민균
밈 주식은 지난 2021년 코로나 팬데믹 시기 게임스톱을 둘러싸고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를 낮추려는 공매도와 공방전을 벌이면서 화제가 됐다.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맞서 집중 매수하면서 당시 게임스톱 주가는 2000% 넘게 올랐다.
올해 밈 주식이 다시 주목 받은 것은 2021년 게임스톱 집중 매수를 이끈 개인 투자자 ‘키스 질’이 지난 5월 X(옛 트위터)에 3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부터다. 당시 질은 2억6000만 달러(약 3826억원) 상당의 게임스톱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스 질이 게임스톱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음을 공개하자 게임스톱 주가는 하루 만에 21% 폭등했다. 올해 게임스톱 주가는 9.95~64.83달러 사이에 형성됐다. 최고가가 최저가보다 6배 이상 높은 것이다. 30일 게임스톱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32.0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게임스톱 외에도 다양한 밈 주식들이 올해 주목을 받았다. WP는 디지털 금융업체 ‘소파이 테크놀로지스’, 소프트웨어업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 등을 예로 들었다. 밈 주식답게 이들 주가는 올해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 2021년 2월 미 워싱턴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증언 중인 키스 질 / 로이터=연합뉴스
실제 연 초 주당 16달러 수준이던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주가는 이달 들어 80달러 이상까지 치솟았다. 코인베이스 역시 2월 초 약 115달러에서 이달 초 약 340달러로 두 배 이상 올랐다. S&P 지수가 올해 초 약 4700달러에서 시작해 지난 11월 6000달러를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밈 주식의 상승 폭이 훨씬 크다.
WP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주식 시장에서 ‘밈’과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소유한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올봄 70달러 이상까지 상승했다가 9월에는 13달러로 급락했다. 현재는 약 34달러 수준으로 회복했다.
‘트럼프 최측근’으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도 대형주 가운데 하나로, 밈 주식으로 불릴 만큼 변동성이 크다.올해 초 주당 250달러로 시작한 테슬라는 주당 14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달에는 주당 480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주가가 치솟았다. 테슬라는 올해 상승분의 대부분은 미 대통령 선거 이후 상승한 데 기반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만큼, 밈 주식 투자의 위험성도 크다. 게임스톡과 함께 대표적인 밈 주식으로 불리던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는 여러 차례 주가 폭등과 폭락을 겪은 끝에 지난해 4월 파산했다. 회사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한 나머지 전자상거래 부문을 소홀히 한 영향이다.
WP는 “요즘 소셜미디어(SNS)는 밈 주식의 화제성에 불을 지피는 연료가 되고 있다”면서 “올해 밈주식은 강세장의 덕을 봤지만, 투자자들은 SNS의 과대 광고에 편승하는 주식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WP는 올해 게임스톡 주가 급등의 주요 요인 중 하나가 질의 SNS 게시글이었다고 전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66/0001043860?sid=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