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이젠 ‘OO’로 결제한다…돈 많은 MZ세대 유혹하는 명품업계
파리 쁘렝땅 백화점, 비트코인·이더리움 결제 시작
듀퐁, 오프화이트, 발렌시아가, 구찌 등 결제 허용
명품 시장 ‘큰 손’ 가상자산 투자자 MZ 잡기 포석
비트코인과 파리 쁘렝땅 백화점. [연합, 쁘렝땅 홈페이지 갈무리]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가상자산 결제를 허용하고 있다. 가상자산이 단순 투자 수단을 넘어 실생활에서 활용되는 화폐로서의 기능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23일 외신과 명품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3대 백화점 중 하나인 파리 쁘렝땅 백화점은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프랑스 핀테크 기업 리지와 협력해 자사 입점 매장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가상화폐를 받기 시작했다. 유럽 백화점 가운데 최초다.
데이비드 프린케이 바이낸스 프랑스 사장은 “가상화폐 결제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명품 업계에서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다른 명품 브랜드들과도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중국 베이징 매장 안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손님을 맞고 있다. [로이터] |
실제 명품업계에선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S.T. 듀퐁은 이달 안에 파리 내 두 매장에서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크루즈 업체 버진 보야지도 이달부터 크루즈선으로 최대 1년간 항해할 수 있는 연간 패스를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해당 가격은 12만 달러(약 1억7300만 원)에 이른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 이탈리아 브랜드 구찌도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발렌시아가는 온라인과 미국 내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결제 수단으로 허용했다.
이러한 기업들이 가상자산 결제를 발빠르게 도입하는 이유는 명품 수요층인 젊은 고객을 확보하고 보다 혁신적인 기업 이미지를 갖추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케링 그룹의 고객·디지털 최고책임자인 그레고리 바우테는 “가상화폐 결제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기다리기보다 직접 테스트하고 배우는 과정”이라며 “젊은 아시아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유명 가상자산 투자자 인플루언서 유니스 웅은 최근 고가 명품 시계 브랜드 오데마 피게의 ‘로얄 오크’ 등 수천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여러개 구매했다. 구매 장소는 정식 매장이 아닌 2차 시장이었다. 웅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명품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며 “지금 즉시 물건을 사길 원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명품 구매 시 2차 시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결제업체인 트리플A의 연구에 따르면 2025년까지 글로벌 명품 시장의 약 50%는 밀레니얼 세대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달러 기준으로 백만장자의 절반은 자신의 재산 25% 이상을 가상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406204?sid=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