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10만달러 찍었는데…리플이 힘 못쓰는 이유는?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를 넘어서고, 이더리움도 4000달러를 넘어섰지만 리플은 3달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교체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그동안의 호재 선반영과 스테이블코인 출시 지연이 가격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리플은 2.5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0.5달러에서 5배 가까이 올랐지만, 지난 3일 2.8달러까지 치솟은 뒤 등락을 반복하는 모양새다.
최근 리플의 가격 상승은 개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의 사임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루머가 맞물리며 나타났다. 가상자산에 우호적이지 않은 갠슬러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에 맞춰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겐슬러 위원장의 후임으로 친 가상자산 기조를 가진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을 지명하며 SEC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리플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겐슬러의 사임 이후 SEC가 리플과의 소송을 취하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기에 현물 ETF 출시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에 2.8달러까지 급등했다. 시가총액도 1472억달러까지 상승하며 솔라나, 테더를 제치고 3위 자리에 올랐다. 리플보다 시총이 높은 디지털자산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뿐이다.
하지만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와 함께 2.3달러까지 후퇴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았던 만큼, 계엄으로 인한 가격 변동폭도 다른 코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컸다. 지난주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를 돌파한 반면 리플은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승화 디스프레드 리서치팀장은 "리플, 샌드박스 등 글로벌 거래량 중 한국 거래소의 점유율이 높은 코인들이 존재한다"며 "해당 종목들은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4일 출시 예정이었던 리플의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RLUSD의 출시가 지연된 것도 리플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화폐에 고정 가치로 발행되는 암호화폐다. 가상화폐와 법정화폐 사이 중개자 역할을 하며 가격 변동성을 낮추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기능을 한다.
RLUSD는 '글로벌 결제'를 위해 구축된 리플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동성을 줄여주는 안정적인 중개 수단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은행과 금융기관이 달러 등 법정화폐로 XRP를 구매하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발생했지만 RLUSD를 통해 이 같은 리스크가 줄고 대규모 거래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출시 이후 리플의 가격이 5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새로운 스테이블코인이 리플의 유동성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자금 유입으로 저가 매도 주문이 소진되며 리플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미 시장에 대부분의 기대감이 반영됐고, 시장의 내러티브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리플의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동현 코빗 연구원은 "리플은 SEC 위원장, 스테이블코인 등의 기대감이 반영되며 이미 최근 1년새 400%가 넘게 올랐다"며 "실제 RLUSD가 나온다 하더라도 이 뉴스가 추가 상승여력을 가져올 수 있다 말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9/0002921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