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자한 상장 기업들, 1년 새 보유량 2배 가까이 늘렸다
비트코인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 세계 증시 상장 기업의 비트코인 보유 규모는 1년 사이 20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비트코인 흐름 추적 플랫폼 비트코인트레져리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개된 비트코인 보유 상장 기업은 총 33만3291 BTC(197억 달러 상당·26조원)를 보유하고 있다. 1년 전 72억 달러에 비해 173.6% 증가한 수치다.
비트코인트레저리 데이터에서 비트코인 상위 보유 기업 52곳 중 비트코인을 1000개 이상 보유한 기업은 총 21곳이었다. 특히 보유량 1위인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비트코인 22만6500개(약 18조원·발행량 1.08% 상당)를 보유 중이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설립자는 비트코인을 지속 매입하는 이른바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Bitcoin Maximalist)로 알려졌다. 넥슨 일본법인은 지난 2021년 4월 1717개의 비트코인을 평균 5만8226 달러(당시 약 6597만원)에 사들였다.
기관들의 비트코인 직접 보유 외에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간접 보유도 늘고 있다. 가상자산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는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올 2분기 들어 12% 하락했으나, 기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지속적으로 매입했다"며 "2분기 비트코인 현물 ETF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기관 투자자는 1100곳으로, 1분기 965곳에서 약 14% 늘어난 수치"라고 분석했다.
이어 "비트코인 현물 ETF 운용자산(AUM)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분기 18.74%에서 2분기에는 21.15%로 늘었다. 이들 기관이 보유한 비트코인 현물 ETF는 약 110억 달러 규모"라고 덧붙였다.
이에 미국 ETF 전문 업체 'ETF스토어'의 최고경영자(CEO) 네이트 제라시(Nate Geraci)는 "기관의 비트코인 현물 ETF 채택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일반적으로 기관 투자자는 매우 엄격한 실사 절차를 거쳐 투자 채택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고 분석하지만, 기관 투자자의 비트코인 현물 ETF 채택 속도는 놀랍다"고 말했다.
기관들이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다. 비트코인이 달러를 비롯한 법정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래드 벡텔(Brad Bechtel)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 외환 책임자는 비트코인이 신고점에 도달했던 지난 4월 "금 상승 요인 중 하나는 법정화폐 가치 하락 우려였고, 비트코인도 같은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을 장기간 보유하는 추세도 늘고 있다. 온체인데이터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는 "지난 한달간 장기 보유자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26만2000 BTC로 증가했다"며 "이들은 현재 1482만 BTC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총 공급량의 75%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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