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코인 다단계 사기'에 당한 피해 가족의 억울한 사연
주변 지인의 권유로 회원 모집…선수금 유도
피해자 "원금 2.6배 보장…일부만 출금 가능"
전문가 "전형적인 '금융 피라미드' 다단계 사기"
법원, 징역 7년·벌금 10억원 중형…"수학적 허황"
"가정이 파탄 났어요. 원망의 마음도 있고요. 엄마가 저희도 모르게 아버지 연금을 포함해 3억3000만원을 넣었는데…돈을 찾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어요."
지난 5월 일가족이 '폰지 사기(다단계 사기)'를 당했다는 이모(30)씨는 어머니가 아직 다단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엄마는 평생 투자도 모르고 은행에 적금만 하던 사람이었어요. 친구들이 다단계니 뭐니 이런 데 빠져도 '나는 은행에 넣는다' 이런 자부심 있던 사람이 한순간에 이렇게 되니까 납득이 안 되더라구요."
이씨는 욕설을 섞어가며 그런 어머니를 뜯어 말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씨는 "엄마가 버는 돈은 누군가의 돈이라 가해자이자 범법자가 되는 것이라고 설득했는데도 외면당했다"며 "오히려 내가 이렇게 큰 돈을 벌 수 있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어 "주변에서 아무리 다단계 사기라고 해도 믿지 않는다"며 "본인이 사기당했다는 걸 믿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았고 보고 들은 게 있어 사기를 당한 사실을 부정당하는 느낌일 것이다"고 털어놨다.
30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씨는 피해 규모 1조2000억원대에 달하는 휴스템코리아발(發) 다단계 사기 피해자 10만여명 중 하나다. 이 같은 사기 행각을 벌인 이상은 휴스템코리아 회장은 전날(29일)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7년에 벌금 1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들의 사기 행각은 전국적으로 벌어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한 30대 A씨는 지난달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폐암 4기에 걸린 어머니가 휴스템코리아 다단계 사기에 빠져있다고 고백했다. A씨는 "어머니가 주변 음식점 사장으로부터 권유를 받고 노후자금 등 6000만원을 선수금으로 납입했다"며 "전 재산에 가까워 망연자실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단계 사기 소굴로 빠져드는 계기는 대부분 지인의 권유 때문이었다. 조직의 회원 및 간부로 가입한 지인이 새로운 회원을 포섭한 후 투자를 유도하는 강연을 듣게 하는 식이다.
해당 강연은 '블록 체인' '공유 경제' 등에 관한 것으로, 사실상 가상 자산(코인)에 어두울 수밖에 없는 고령의 피해자들이 피해를 보기 십상인 구조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강연은 수도권을 포함해 광주 등 전역에서 매주 열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 역시 어머니가 다단계 사기에 빠져든 건 지인의 '달콤한 말' 때문이었다고 했다. 이씨는 "주변 지인 두 명이 가상자산인 '시더스페이'를 쓸 수 있는 가맹점에 어머니를 데려갔다"며 "원금 일부를 투자하면 가맹점에서 결제도 할 수 있을 뿐더러 투자금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말로 유혹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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