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기부금 가장 ‘큰손’은 가상 화폐 기업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가상 화폐 업체가 정치 기부금의 가장 큰손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미국 비영리 소비자단체 퍼블릭시티즌(Public Citizen)에 따르면,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미국 대선과 관련해 가장 많은 5050만달러(약 671억원)를 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둘째로 기부금을 많이 낸 곳 역시 가상 화폐 리플을 발행하는 리플랩스로 4800만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로 많이 기부한 곳은 석유 에너지 기업 코크 인더스트리(2825만달러)였다.
퍼블릭시티즌에 따르면, 두 회사를 비롯해 미국 가상 화폐 업계에서 나온 기부금만 1억1900만달러(약 1581억원)다. 이는 전체 기업 기부금 2억4800만달러의 48%에 달한다.
가상 화폐 기업은 앞서 2010년부터 세 차례의 선거에서 총 1억2900만달러를 기부했다. 이는 전체 기업 기부금 8억8400만 달러의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러나 올해 선거를 앞두고는 전체 기업 기부금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가상 화폐 업체가 정치 기부금의 큰손이 된 것은 미국 정부의 강도 높은 조사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22년 미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였던 FTX가 파산한 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강도 높은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작년 초 증권법과 투자자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며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제소당했다.
가상 화폐 기업들은 정당을 가리지 않고 민주당과 공화당에 모두 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을 비트코인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카멀라 해리스 역시 가상 화폐 업체들과 접촉을 시도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퍼블릭시티즌은 “지금까지 대형 가상 화폐 업체들의 대규모 기부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선거 후보들은 가상 화폐 기업들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고, 현직 의원들도 기존 강경한 태도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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