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코인’ 위믹스, 60% 급락… 한파 계속되는 게임 코인
게임 제작사들이 발행하는 가상자산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P2E(Play to Earn·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 게임이 계속 규제를 받는 가운데 최근 게임업계 전체가 불황에 허덕이면서,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인 빗썸에서 대표적인 게임 관련 가상자산인 위믹스 가격은 1916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들어 고점이었던 3월 13일 가격 4800원과 비교하면 약 3개월 만에 60% 넘게 떨어진 수치다.
위믹스는 국내 게임 제작사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가상자산으로 대표적인 P2E 코인으로 꼽힌다. 이용자가 게임을 통해 얻은 재화를 위믹스로 환전하고, 이를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위메이드의 사업 모델이었다. 위믹스는 2021년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 열기가 고조된 데다, 정치권에서 P2E 게임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그러나 위믹스는 지난 2022년 말 유통량을 허위로 공시한 게 문제가 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로부터 상장 폐지 처분을 받았다. 1년이 지난 후인 지난해 12월 빗썸과 고팍스 등 일부 거래소가 거래 지원을 재개했지만, 3월 이후 가격이 줄곧 하락하고 있다.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는 게임 관련 코인은 비단 위믹스뿐이 아니다. 카카오게임즈가 발행하는 가상자산인 보라는 이날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인 업비트에서 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보라는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강세를 보였던 지난 3월 320원을 넘어섰지만, 약 3개월 만에 36% 넘게 하락했다. 컴투스가 발행하는 엑스플라, 넷마블의 마브렉스도 같은 기간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게임 관련 코인들의 가격 하락은 최근 장기화되고 있는 게임업계의 불황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영업손실 1126억원, 당기순손실 209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들어 주력 게임인 ‘나이트 크로우’를 해외에서 출시하면서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2% 급증했지만, 376억원의 영업손실과 59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각각 기록하며 적자가 이어졌다. 넷마블도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고, 9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P2E 게임 등에 대한 규제가 지속돼 게임사들이 진행하는 블록체인 사업이 명확한 수익원을 찾기 어렵다는 점도 게임 관련 코인이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4년 아케이드 게임인 ‘바다이야기’가 사행성 논란을 겪다 퇴출당한 후 현금 수익과 연결되는 게임에 대해 강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게임 제작사 스카이피플은 2021년 국내 1호 P2E 게임인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이 등급분류 거부 처분을 받자 게임물관리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하기도 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게임산업 진흥을 이유로 일부 의원들이 P2E 게임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김남국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코인 보유·매매 파문이 불거지면서, 규제 완화는 없던 일이 됐다. 김 전 의원은 특히 대표적인 P2E 코인인 위믹스를 대량으로 보유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규제가 풀리지 않으면 게임사들은 블록체인 사업을 통해 제대로 이익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22대 국회에서 과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가상자산에 호의적이지만, 사행성 논란이 있는 P2E 게임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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