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배에서 누군가가…" '코인왕'과 '밀항왕' 동시에 잡혔다

 

가상자산 시세조작으로 수천억원대 자산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코인왕'이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밀항 총책과 함께 나란히 해경에 붙잡혔다.

10일 뉴스1에 따르면 목포해양경찰서는 전날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를 받는 60대 총책 A씨를 부산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진 가상자산 시세조작 업자 박모(43)씨로부터 2억원을 받고 밀항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코인 시세조작 사기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박씨는 지난해 6월 출국금지 취소 처분을 제기했지만 같은 해 12월 8일 최종 패소했다. 이에 밀항 방법을 찾았고 자신을 "대한민국 밀항 1등"이라 자부하는 총책 A씨를 만났다.

A씨는 박씨에게 밀항 낚싯배를 가진 40대 선장 B씨와 40대 선원 C씨를 소개했고, 박씨는 '밀항 비용 명목'으로 A씨에게 총 2억원을 건넸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4일 오전 전남 여수 소호항에서 낚싯배를 출항해 완도항을 거쳐 18일 진도 귀성항에서 박씨를 태웠다. 배는 당국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와 어선위치발신장치를 모두 끈 채 중국 측 영해로 이동했다.

그러나 해상 날씨는 이들의 밀항을 돕지 않았고 급기에 회항하기에 이르렀다. 이 사이 출항 낚시어선의 위치가 소실되고 연락 두절됐다는 신고를 접수한 서해해경은 항공기와 경비함정을 동원해 이들 수색에 나섰다.

해경은 어선을 특정한 후 홍도항으로 입항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오가는 곳이 아닌 한 선착장에서 이들 배가 누군가를 내려주는 것을 포착했다. 이에 검문 검색을 펼쳤고 헬기장 옆 폐어선을 모아둔 곳에 숨은 박씨를 같은 달 19일 긴급체포했다.

선장 B씨와 선원 C씨, 박씨는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해남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박씨를 선착장 인근에 내려준 조력자 D씨는 현재 해경 수사를 받고 있다.

해경은 이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총책 A씨의 신원을 특정, 체포영장을 발부해 이날 오전 거주지인 부산에서 붙잡았다.

해경은 총책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밀항을 알선한 중간책에게도 출국금지 요청을 내리고 관련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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