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사기범 해외도피 도운 밀항 총책 체포
가상자산 시세조작 사기범의 해외 도피를 도운 '밀항 총책'이 해경의 추적 끝에 붙잡혔다. 목포해양경찰서는 9일 밀항단속법 위반 등 혐의로 60대 남성 손모 씨를 체포했다.
손씨는 지난달 19일 밀항을 시도하다가 전남 신안군 홍도항에서 붙잡힌 40대 남성 박모씨의 밀항을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손씨는 박씨로부터 현금 2억원을 대가로 받고 밀항을 알선했는데, 중간 알선책 이모(40대)씨를 통해 밀항 시도에 사용된 소형 낚싯배를 섭외했다.
목포해경은 박씨를 체포한 이후 밀항 경위와 총책의 인적 사항을 파악, 부산의 은신처에 숨어있던 손씨를 검거했다.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적이 있는 손씨는 해경에 붙잡히고 나서 "밀항이나 밀수 분야는 내가 대한민국 1등"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의 도움을 받아 밀항을 시도한 박씨는 가상자산가로 활동하며 시세 조정과 상장으로 수천억원대 불법자산을 형성한 혐의로 검찰에 수배됐던 사기범이다.
박씨는 지난해 6월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고 12월 기각됐다. 같은 해 11월 중순쯤 박씨는 손씨에게 1억원을 먼저 전달하며 밀항 알선을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의 최종 목적지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해경은 손씨가 대련, 석도 등 중국의 여러 항구도시에 거점을 둔 해외 밀항조직과 연결된 것으로 파악한다. 박씨는 지난달 14일 전남 여수 소호항을 출항해 완도항과 진도 귀성항을 경유, 중국과 가까운 영해 외측까지 나갔다가 악천후에 중국 선박과 접선하지 못하고 홍도항으로 돌아왔다.
목포해경은 이 과정에서 박씨가 탄 낚싯배의 위치 정보를 확인, 밀항 시도로 판단하고 추적 검거했다.
밀항 시도에 이용된 낚싯배는 평소에는 낚시객을 태웠으며, 선장은 범행 내용을 알고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은 아직 붙잡히지 않은 중간 알선책 이씨를 추적하며 추가 가담자 여부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지난달 홍도항에서 해경에 체포된 박씨, 낚싯배 선장 등 4명 가운데 구속영장이 발부된 3명은 검찰에 송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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