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겨냥 ‘가상화폐 사기’ 급증
예·적금 금리는 고만고만한데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지닌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겨냥한 신종 금융 사기가 판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에서 가상화폐 범죄에 따른 피해액만 4조7000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검거된 사기범은 2000명이 넘는다.
주로 ‘특정 코인에 투자하면 많게는 수백배의 수익을 안겨주겠다’며 피해자를 꾀는 방식이다. 과거 불법 유사 수신업체가 벌이는 범죄와 비슷한 유형으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할 것처럼 문서를 꾸며 투자자를 모은다.
대부분 가상화폐 사기는 MZ세대를 대상으로 한다. 이들이 가상화폐에 대한 이해가 높고 투자 경험도 풍부해서다. 사기조직은 젊은층을 조직원으로 모집해 비슷한 나이대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홍보활동에 열을 올린다.
24시간 거래가 되는 가상화폐 시장 특성에 맞춰 ‘코인 자동매매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팔다가 적발되는 사례도 있다. ‘이 프로그램만 있으면 가상화폐 가치가 달라지는 것에 따라 알아서 대응하면서 수천만원을 벌 수 있다’며 구매를 유도한다. 프로그램을 몇백만원에 사지만 결국 제 기능을 못해 투자 과정에서 큰 손해를 보기 일쑤다.
최근엔 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소비자원 등 공공기관을 사칭해 가상화폐 투자를 유인하는 수법이 기승을 부린다.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보상 절차가 진행 중이니 손해 만회를 위해 공신력 있는 가상화폐에 투자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는 식이다.
이유진 한국소비자원 금융보험팀장은 “공공기관은 가상화폐 투자 방식으로 피해자를 구제하지 않는다”면서 “이와 같은 사기에 걸려들면 금전적인 손해는 물론 개인·금융 정보까지 유출될 수 있으니 비슷한 문자가 오면 즉시 삭제하고 발신자와 절대 연락을 취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62/0000032420?sid=101
‘北 연계’ 해커조직과 랜섬웨어 유포...26억 갈취한 복구업체 대표 구속기소
20일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이춘)는 해킹 피해자 730명으로부터 총 26억원을 갈취한 공갈 혐의로 데이터 복구업체 대표 박모(34)씨와 직원 이모(34)씨를 14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8년 10월부터 작년 7월까지 해커조직과 손잡고 불특정 다수 피해자의 컴퓨터에 악성 바이러스의 하나인 매그니베르 랜섬웨어(악성 프로그램의 일종)를 심은 뒤 피해자에게 복구 비용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겼다.
매그니베르는 2017년쯤 등장한 악성 프로그램으로 감염되면 컴퓨터의 파일이 암호화 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저장된 파일 이름 뒤에 붙는 확장자가 알 수 없는 알파벳 등의 조합으로 변경된다.
해커들은 바이러스를 유포한 뒤 피해자들에게 “기한 내 일정량의 가상화폐를 전송해야 파일을 복구해주겠다”며 이른바 몸값을 요구했다. 박씨와 이씨는 해커조직으로부터 암호화를 풀 수 있는 키를 전달 받아 암호를 해제하는 단순 업무를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로부터 받은 금액 중 80%를 해커조직에게 넘기고 나머지를 자신들이 갖기로 했으나, 실제로는 추가 금액을 요구해 더 많은 돈을 챙겼다. 또 피해자들이 랜섬웨어에 감연된 확장자를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는 점을 이용해 검색 광고, 블로그 광고에 확장자를 키워드로 등록해 사람들을 유인하기도 했다.
이들이 손잡은 매그니베르 유포조직이 이체한 가상화폐를 추적한 결과 자금 일부가 북한 해킹조직 전자지갑으로 이체된 사실도 확인됐다.
이 사건은 지난 2020년 10월 경찰청 보안수사과가 처음 수사에 착수해 공갈방조죄로 사건을 송치했다. 랜섬웨어를 직접 유포하는 일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보완 수사 끝에 공갈죄로 기소했다. 이들이 단순히 해커들을 도와 범죄수익을 거두는 데 그치지 않고 4년에 걸쳐 랜섬웨어 유포시기와 확장자 정보 등을 단독 제공 받아 공유하며 복구 대행을 독점해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해커조직에 영업 상황을 수시로 보고하고 실적에 따라 수익을 나눠 가졌고 직접 관여한 범행에선 해커조직보다 더 많은 수익을 거둔 점도 고려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66/0000948837?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