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으로 기본소득 준다" 알트만의 '월드코인'은…
샘 알트만 CEO "범용인공지능 시대엔 기본소득 필요"
"블록체인은 AI와 같은 잠재력 가져"…월드코인 언급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알트만 최고경영자(CEO)는 다가올 범용인공지능(AGI)의 시대엔 보편적 기본소득(UBI)이 필요하며, 가상자산이 지급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알트만 CEO는 최근 방한해 중소기업벤처부와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만난 데 이어, 자신이 출범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재단 '월드코인' 행사에 참석해 AGI와 가상자산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AGI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지적인 업무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는 기계의 지능을 말한다. 어떤 영역에서든 스스로 학습하고 생각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AGI다. 사람과 대화하며 글을 짓고 이미지를 생성하는 챗GPT는 AGI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챗GPT는 자연어처리(NLP) 영역서 특정 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제한적 인공지능(ANI)의 대표적인 사례다.
알트만 CEO는 AI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AI의 발전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알트만 CEO는 지난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오픈AI와 소프트뱅크벤처스가 공동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인류의 창의력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AI에 의해 일자리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오늘날과 다른 양상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후세가 이 시대를 바라보면 왜 이렇게 살았느냐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AI에 의한 노동 시장의 빠른 변화 속도가 두렵다고 했다. 그는 "이전에도 산업혁명은 노동 시장의 변화를 이끌었고, 세대마다 그 변화에 적응해왔다. 그런데 이런 변화가 AI에 의해 10년 만에 빠르게 이뤄진다면 무서워질 것"이라면서 그 해결책으로 기본소득을 언급했다.
알트만 CEO는 "기본소득 외 다른 방안도 찾아봐야겠지만, 기본소득은 세계적인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디지털 격차 문제 등도 우리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트만 CEO는 2019년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월드코인'을 출범한 바 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해시드에서 열린 '월드코인 밋업 서울' 행사에 참석한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 특이점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AI와 같은 잠재력이 갖고 있다"며 "월드코인은 AGI 시대에 인류에게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2일 월드코인 재단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월드코인은 글로벌 경제에 대한 참여와 접근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 개인, 경제학자 및 기술자로 구성된 글로벌 커뮤니티의 지원을 받는 오픈소스 프로토콜이다. 재단은 관리자로서 월드코인 커뮤니티의 성장을 지원한다.
재단은 "월드코인은 모든 사람에게 소유권을 부여하는 공공 유틸리티로서 세계 최대의 신원 및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국가나 배경에 관계없이 글로벌 경제에 대한 보편적인 접근성을 만들어 지구상의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미래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또 "모든 개인의 고유한 가치와 평등, 개인 정보 보호 권리, 개방적이고 공개적인 협력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는 ▲월드 ID ▲월드코인 ▲월드 앱으로 작동한다.
재단에 따르면 '월드 ID'는 개인 정보를 보호하면서 실제 고유한 사람임을 증명하는 디지털 신원이다. 실제 사람임을 증명하면 유틸리티와 미래 거버넌스 모두를 위해 전 세계 최초로 무료로 배포되는 월드코인 토큰(WLD)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월드코인 토큰, 디지털 자산 및 기존 통화를 사용해 전 세계에서 결제, 구매 및 송금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 '월드 앱'은 지난 8일 전 세계 80여 개국에 출시돼 현재까지 184만명이 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용자는 홍채 인식 기기 '오브(Orb)'로 고유한 실제 사람임을 증명하고, 스마트폰에 '월드 ID'를 저장해 개인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고도 웹사이트, 모바일 앱, 가상자산 디앱에 로그인할 수 있다. 월드코인 토큰은 제한된 국가를 제외하고, 월드 ID가 있는 사람이라면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현재 베타 버전인 월드코인은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베타 단계에서는 매주 토큰이 지급되며, 정식 출시 후에는 월 단위로 변경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선 월드코인 재단 측이 가상자산을 미끼로 개인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MIT 테크놀로지리뷰는 월드코인 측이 지난 2021년 12월 인도네시아에서 주민들의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를 수집하고, 생체인증 데이터를 스캔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면서 "월드코인은 공정하게 분배된 암호화폐(가상자산) 기반의 '보편적 기본 소득'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한 일은 이런 약속을 미끼로 얻은 가난한 사람들의 생체인증 정보를 갖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게 전부"라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월드코인 토큰이 향후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알렉스 블라니아 월드코인 창립자는 '월드코인 밋업 서울' 행사에서 "초기 단계에는 활성사용자 1억명을 목표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게끔 할 것"이라며 "가상자산을 일상에서 제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월드코인 프로젝트는 최근 벤처 캐피털로부터 1억1500만 달러(1486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가상자산 전문 벤처캐피탈(VC) 해시드도 초기 투자사 중 하나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3/0011908341?sid=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