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형 온더 대표 "메인넷의 역할을 레이어2가 많이 흡수하는 흐름 가속"
최근 이더리움 블록체인판은 메인넷이 가진 확장성의 한계를 보완해주는 성격의 이른바 레이어2(Layer2) 프로젝트들의 부상이 두드러진다. 다양한 용도를 표방하는 레이어2 솔루션들이 쏟아지고 있다.
블록체인 메인넷 차원에서 확장성을 강화하려는 시도들이 생각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보다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서비스 개발사들의 요구가 증가한 상황이 맞물리면서 레이어2가 갖는 중량감은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컴퓨터 본체의 기능을 다양한 주변 기기들이 지원하듯, 레이어2도 메인넷의 한계를 메인넷 밖에서 풀어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레이어2 개발사들에 대한 투자 규모도 커졌다. 국내외 레이어2 프로젝트들의 투자 유치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플라즈마 기반 이더리움 레이어2 솔루션 토카막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온더도 최근 145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정순형 온더 대표는 "레이어2는 지금 블록체인 메인넷의 확장성을 보완해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메인넷의 확장성이 강화되면 다른 방향으로 메인넷을 보완하는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며 과도기적 기술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트렌드라고 강조했다.
정순형 대표와 레이어2 기술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온더의 전략을 놓고 대화를 나눴다.
-요즘 레이어2 기술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진 배경은?
"블록체인에서 확장성이 이슈가 된지 오래다. 이더리움도 샤딩 만든다고 한게, 벌써 2년이 넘었는데, 업그레이드는 빠르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시장은 커졌다. 디앱들이 늘었고, 이들 서비스가 필요로 하는 기술적 요구사항들도 많아졌다. 전체적으로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간에 기술적 차이가 생긴 상황이다. 레이어2가 이같은 차이를 현실적으로 메워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플라즈마와 같은 레이어2 기술들은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담당하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더리움 디앱에선 토큰이 킬러앱이었다. 그런만큼, 레이어2에서도 토큰을 빠르게 전송을 할 수 있느냐가 핵심 주제였다. 하지만 이제는 이더리움에서 돌아가던 디앱을 아예 플라즈마에서 운영하자는 쪽으로 진화했다.
메인넷의 많은 일들을 대거 플라즈마가 넘겨받았다. 이제 데이터와 트랜잭션을 레이어2에 담을 수 있다. 이더리움 메인넷은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조정하거나 해결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다양한 레이어2 프로젝트들이 나오고 있다. 유형별로 구분이 가능한가.
"메인넷과 동등한 위치에 있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온더는 메인넷과 동등하게 연결되는 레이어2 프로젝트들은 인터체인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레이어2는 메인넷과 상하 관계에 가깝다. 이더리움 디앱들과 호환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베이스 체인(이더리움 메인넷)에 종속된 형태로 구현하고, 메인넷 기반 자산들을 옮겨서 활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메인넷의 특징은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 메인넷이 갖는 보안과 탈중앙성을 레이어2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다."
-토카막 네트워크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나
"토카막 네트워크는 플라즈마 기술 기반 프로젝트로 노드중 하나로 운영된다. 플라즈마 기술의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합의 메커니즘이 없이도 보안과 안정성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플라즈마에선 다룰 수 있는 트랜잭션의 종류가 제한된다. 기능에 한계를 두는 대신 보안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베이스체인이 제공하는 데이터 안정성을 레이어2로 확장할 수 있다. 베이스체인이 안전하면, 레이어2도 그렇다는 얘기다. 문제가 생기면, 토가막 네트워크가 아니라 이더리움 베이스체인에서 해결할 수 있는 구조다."
-별도 합의 메커니즘 없이도 이더리움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는 것이 핵심 기술이 될 것 같다. 토카막과 이더리움 메인넷은 어떻게 연동되나
"해시값 형태로 주기적으로 레이어2에서 일어난 일들을 메인넷에 요약본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요약본만 넘겨도 문제가 생기면 베이스체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이걸 어떤 방식으로 구현하느냐가 레이어2의 역량을 좌우한다. 베이스체인과 레이어2 간에 데이터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3억원어치의 자산이 발행됐는데, 레이어2에서 6억원어치가 유통되어서는 안된다."
-내년부터 이더리움2.0이 단계적으로 공개된다. 이더리움2.0도 확장성 강화가 핵심인데, 이더리움2.0이 완성되면 레이어2의 필요성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이더리움2.0이 해결하려는 것은 확장성이다. 완성되면, 확장성 측면에서 일부는 메인넷이 흡수할 것이다. 하지만 사용자들의 수요가 성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능은 디앱들이 필요로 하는 여러 요구사항 들 중 하나다. 이더리움2.0이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면 레이어2는 다른 형태의 요구 사항에 초점을 맞춰 진화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개념으로 레이어2가 진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토카막 네트워크 로드맵은?
"지금은 퍼블릭 테스트넷 단계로, 내년초 이더리움 메인넷에 붙이는 것이 목표다. 지금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메커니즘을 개발 중인데, 내년 1분기에는 완료할 계획이다."
-자체 토큰도 발행되나
"그렇다.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쓰려면 마일리지가 있어야 하듯, 토카막 네트워크도 비슷한 목적을 하는 토큰이 필요하다. 마일리지는 법정 화폐에 맞춰져 있지만 토카막 네트워크는 퍼블릭 체인에 가깝기 때문에, 나름의 경제 구조가 있다. 여기에 맞는 모델의 토큰이 있는 것이 좋다."
-수수료 정책은? 이더리움의 경우 수수료가 대중화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수수료 자체가 아니라 수수료를 조절할 수 없다는게 문제다. 토카막 네트워크는 수수료 없이 무료로 쓸 수 있는게 아니라, 다양한 수수료 정책의 적용을 지원한다. 이더리움보다 크게 낮출 수도 있고, 올릴 수도 있다."
-이더리움 메인넷이 아니라 레이어2에서 디앱을 운영하면 무엇이 달라지나
"디앱 개발사가 토큰을 만들면 입출금 지갑 및 관리를 직접 커버해야 한다. 뒷단에서 처리해줘야 하는 것들도 많다보니, 디앱 개발사가 토큰 유통을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유지하기가 만만치는 않다. 일부를 중앙화된 방식으로 푸는 디앱 프로젝트들이 적지 않다. 레이어2는 디앱 프로젝트들에게 백엔드 서비스를 필요없게 만들 수 있다. 디앱을 운영하면서, 중앙화된 아키텍처의 필요성 자체를 제거할 수 있다. 레이어2를 잘 활용하면 디앱 개발사는 스마트 컨트랙트와 프론트 엔드단만 신경쓰면서도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관점에서도 레이어2를 강조해왔다.
"블록체인을 기업 내부용으로만 쓰려면 블록체인이 아니더라도 대안은 많다. 블록체인에서 중요한 것은 데이터 신뢰다. 누구도 훼손할 수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이 필요로하는 요구사항들을 위해 본질을 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업들도 블특정 다수가 신뢰하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필요로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레이어2는 기업들에게 데이터 신뢰라는 본질 가치를 깨지 않으면서 내부적으로 필요로 하는 편의성과 요구사항들을 제공할 수 있다.
-토카막 네트워크의 기반 기술인 플라즈마 외에 다양한 레이어2 기술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최근 주목받는 레이어2 기술들을 꼽는다면?
"플라즈마 외에 스테이트채널, 사이드체인과 같은 기술들이 있다. 온더의 경우 사이드체인과 레이어2는 구분하고 있는데, 사이드체인은 별도 체인에 가깝다. 반면 레이어2는 메인넷에 보다 종속적이다. 자체 합의 메커니즘도 없다. 셀러 네트워크를 통해 많이 알려진 스테이트채널의 경우, 5명 이내의 참가자가 대규모 트랜잭션을 발생시키고, 파이널리티(Finality)를 바로 보장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플라즈마와는 역할이 많이 다르다. 스테이트채널엔 5명 이상 들어갈 수 없지만, 플라즈마는 수십만명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그런만큼, 스테이트채널과 플라즈마는 같이 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스테이트채널이나 플라즈마 모두 탈중앙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출처:http://www.thebch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6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