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고양이 게임’으로 이름을 알린 크립토키티가 탄생 두 돌을 넘겼다. 2017년 11월 출시 당시 큰 인기를 끌어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마비시킬 정도였다. 이후 2년, 크립토키티 개발사인 블록체인 스튜디오 대퍼랩스(Dapper Labs)는 여러 제품을 선보였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 ‘치즈위저드’부터 디지털패션 제작사 ‘더패브리칸트’, 인스타그램 필터 창작자 요한나 자스코프스카와 협력해 제작한 증강현실(AR) 옷 필터 ‘무지개 빛’(iridescence)까지. 이중 디지털 옷 필터는 지난 5월 뉴욕에서 경매를 통해 9500달러에 낙찰됐다.
또 올 하반기에는 전미농구협회(NBA)와 함께 농구 콘텐츠 수집 게임 ‘NBA 톱샷’(Top Shot) 개발한다고 밝혔고, 대퍼랩스가 자체 개발하는 블록체인 ‘플로우’(Flow)는 미국 주요 벤처캐피탈사와 워너뮤직그룹 등으로부터 11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워너뮤직그룹은 래퍼 카디비(Cardi B), 가수 에드 시런, 밴드 콜드플레이의 소속사로 유명하다.
블록인프레스는 지난해 11월 인터뷰 이후 1년 만에 다시 대퍼랩스의 문을 두드렸다. 크립토키티 출시에 참여했던 대퍼랩스 베니 지앙(Benny Giang) 프로덕트 매니저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간 대퍼랩스가 참여한 프로젝트의 의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구축할 사업 모델을 설명했다. 내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의 활동 계획도 덧붙였다.
Q.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소식이 놀라웠어요. 개발 배경은 무엇인가요.
-플로우(Flow)는 소비자 애플리케이션에 관한 전체 생태계 기반으로 디자인되는 탈중앙화, 개발자 친화적인 블록체인입니다.
플로우에 대한 홈페이지. (이미지 출처 : Flow)대다수 탈중앙화 블록체인의 확장성 계획은 대개 사이드체인(또 다른 데이터베이스 구조)이나 *샤딩과 같은 기술에 의존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팀은 이런 접근법이 스마트컨트랙트 사이의 상호활동을 상당히 복잡하게 하고, 에러가 발생하기 쉽게 한다는 걸 초기에 인지했습니다.
크립토키티를 개발 및 운영하는 팀으로서 플로우를 만들게 됐습니다. 주요 엔터테인먼트 경험에서 요구되는 퍼포먼스에 맞는 네트워크 확장성에 대한 수요를 채우는 블록체인이 될 겁니다.
*샤딩(Sharding) : 네트워크에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조(샤드)를 짜서 나뉜 후 처리되는 기술.
Q.지난 9월 워너뮤직그룹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것도 인상 깊은 소식이었습니다.
워너뮤직그룹은 음악 산업의 선두주자입니다. 이 산업은 블록체인 분야에서 굉장한 기회로 널리 논의돼왔고요. 워너뮤직그룹과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음악 팬들이 새로운, 신나는, 매력적인 경험을 하도록 우리 팀과 협업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들이 아티스트 활동에 참여하기 더 수월해지는 것부터 활발한 시스템을 더 효율화하는 새로운 방안을 찾는 것까지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NBA탑샷 메인페이지. ‘수집하고, 플레이하고, 이겨라’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이미지 출처 : NBA Top Shot)Q.팬덤에 대해 말씀하시니 올해 발표된 ‘NBA 톱샷’이 떠오릅니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실 계획인가요.
NBA는 매력적인 팬덤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브랜드이며, 완벽한 파트너입니다. 그들의 팬은 신기술에 친화적이고, 이미 디지털 미디어 측면에서 상당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NBA 팀이나 그 플레이어에 대해 상정하지 않더라도 NBA 트위터 한 곳의 팔로워 팬 수만 2800만 명에 달합니다.
또한 NBA는 전 세계 각지에 선수를 두고 있습니다. 환태평양 지역을 포함해 전 세계에 팬이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워너뮤직그룹과 마찬가지죠. 팬들이 사랑하는 것에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하도록 하는 강력한 기회가 포진해 있습니다.
농구 팬덤 문화는 굉장합니다. 라이트스타일, 스포츠, 유머가 교차하는 영역입니다. 우리 팀은 매일 밤 NBA 농구 경기에 등장하는 굉장한 순간들을 조명해 코트 위, 게임 플레이, 팬들이 사랑하는 부분들을 활용하고자 합니다.
Q.대퍼랩스는 올해 디지털패션으로도 영역을 넓혔습니다. 특히 증강현실(AR)에 관심이 많으시다고요.
접근법은 간단합니다. 디지털패션 자체는 수년 전부터 이미 우리 곁에 존재했습니다. ‘메이플스토리’, ‘포트나이츠’, ‘카운터-스트라이크 : 글로벌오펜시브(CX : Go)’ 등의 게임 내에서 치장하기 위한 구매가 이뤄집니다. 게임 내 아이템을 되파는 대형 이차시장(secondary market)도 있습니다. 제페토, 싸이월드, 비트모지, 페이스북/오큘러스와 같은 소셜 앱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다음 진화 단계는 AR, 가상현실(VR) 분야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VR 기술을 통해 훨씬 더 깊은 방식으로 친구 또는 가족과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나 자신의 디지털 쌍둥이를 생성해서 플랫폼 내에서 디지털 옷을 입혀 나를 대변할 수도 있습니다. 굉장히 독특한 접근법이고, 이 분야에 대한 관심도 분명합니다.
다만 저는 주로 AR 필터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패션에 주목합니다. 디지털 옷을 실제 삶에서 입는 겁니다. 스노우, 스냅챗, 인스타그램의 AR 뷰티 필터처럼 말입니다. 매일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런 플랫폼을 활용해 자신을 디지털적으로 증강합니다.
아직 기술은 얼굴 지도만 그릴 수 있지만, 곧 신체 지도로 그릴 수 있을 겁니다. K팝 밴드의 팬덤은 자기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지지하기 위해 콘서트에서 입을 의상을 AR 필터로 사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는 팬이 아티스트와 깊이 맞닿는 방법입니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을 겁니다.
대퍼랩스는 이에 관한 이니셔티브에 초점을 둔 팀으로 일해왔고요. 블록체인은 디지털 옷이 희소하고 가치 있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맡을 것이라 봅니다. (대퍼랩스의 디지털패션 프로젝트는) 이달 초 엘르 UK 잡지 11월호에도 소개됐습니다. 가까운 시일에 (위와 같은 사례에) 연관된 파트너와 협업하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Q.게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봅시다. ‘크립토키티’ 이후 ‘치즈위저드’도 출시했는데, 근황이 어떤가요.
크립토키티는 세계 최초 블록체인 게임입니다. 여러 게임 개발자와 스튜디오가 이 기술을 더 살펴보도록 영감을 줬습니다. 크립토키티가 출시된 후 여러 블록체인에 400개 이상의 게임이 올라갔고, 수천만 달러가 투자됐습니다.
크립토키티는 수집형 유전자 퍼즐 게임입니다. 주 단위로 굉장히 활발한 커뮤니티를 보유했습니다. 여전히 매일 메신저앱 디스코드를 통해 신규 플레이어가 찾아와 크립토키티를 플레이하면서 얻은 경험에 대해 전해주고 있습니다.
치즈위저드는 대퍼랩스의 두 번째 게임입니다. 크립토키티와는 꽤 다릅니다. 치즈위저드는 포트나이트나 펍지(PUBG)에 가깝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배틀로얄 게임이죠. 게임 플레이어 두 명 중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승부를 겨룹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은 660개 이상의 이더리움(최소 12만 달러)을 받습니다. 아무래도 e스포츠 요소가 있다 보니 게임의 역동성이 재미를 더합니다.
Q.다양한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는데요. 이들을 연결해 어떤 사업 모델로 삼으려고 하나요.
대퍼랩스는 블록체인에 10억 명의 첫 소비자를 불러들이는 데 집중합니다. 사업 모델은 간단합니다. 굉장한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구축해 소비자가 매일 서비스를 플레이하고 개방적인 탈중앙화 세계에 참여하도록 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삶은 갈수록 더 소프트웨어를 매개로 합니다. 그리고 이 소프트웨어는 타인 소유의 컴퓨터에 깃들어있습니다. 우리의 디지털 개성(stuff)이 다른 누군가의 컴퓨터에 있어서 우리가 나 자신을 갖거나 컨트롤할 수 없습니다.
기업인 대퍼랩스는 탈중앙화한 네트워크 속 컴퓨터에서 소비자 경험을 만들어 갑니다. 누구나 접속할 수 있지만, 누구에게도 속해있지 않은 네트워크라고 할까요. 그때서야 우린 진정으로 디지털 개성을 다시 소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프로젝트마다 우리 만의 가설도 세워져 있었습니다. 크립토키티의 경우 블록체인이 이제 주류 앱을 선보일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더리움 생태계가 탈중앙화 금융 외에도 새로운 혁신적인 탈중앙화 앱을 지지할 것이라 보고 치즈위저드를 시작했고요.
우리는 끊임 없이 스스로 ‘다음 단계는 무엇이지’ 묻고, 무엇보다도 ‘왜’에 대해 질문합니다. 대퍼랩스가 거친 모든 제품은 블록체인이 더 많이 수용되는 데 대한 것이고요. 이는 우리 팀이 항상 방점을 둘 지점이고, 어떤 기업들이 새로운 분야를 둘러보고자 하는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Q.K팝, e스포츠 등 콘텐츠를 활발히 소비하는 한국 시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퍼랩스는 한국 시장에 정말 관심이 많습니다. 우리 팀이 한국의 여러 이해당사자와 연결될 여지도 크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지난해 커뮤니티를 만나고 산업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습니다. 많은 잠재력을 봤습니다. 한국의 다른 혁신적인 리더들에게 우리의 배움을 공유하고 알리는 게 목표입니다. 2020년에는 아시아에서 더 활발하게 활동할 계획입니다.
출처: https://blockinpress.com/archives/247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