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 김병건 원장과 창업자 이정훈의 과욕에서 출발한 대규모 사기극
빗썸거래소의 자체적인 자율규제와 반성 없이는 시장 성장 기대금물
[매일일보 이승익 기자] 지난 3년전, 가상화폐(지금은 ‘암호화폐’라 부른다) 열풍은 대한민국을 뛰어 넘어 전세계가 뜨거웠다. 젊은 청년, 어린 학생, 아줌마들 할 거 없이 너도나도 재테크의 수단으로 묻지마 투자를 했다.
블록체인 업계와 암호화폐 관련 거래소는 때 아닌 특수를 누렸다. 미래 4차산업으로 이들 산업에 대한 정부 규제를 풀고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해야 한다는 여론도 크게 일었다. 하지만, 필자는 가상화폐의 부작용과 역기능도 당시 지적을 한 바 있다.
가상화폐는 말 그대로 가상의 화폐다 보니 공식된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으면, 그야말로 허상의 숫자에 불과한 '사이버 머니'로 끝이 난다. 그래서 관련된 사기 범죄는 충분히 발생될 소지가 다분했던 것이다. 그래서 가상화폐 업계는 전세계 글로벌 거래소인 국내의 빗썸거래소를 중심으로 자율규제 및 협회를 만들어 스스로의 정화를 일궈 나간다 다짐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우려했던 가상화폐 사기 사건은 지금 우리곁에 대형 다단계 폰지 사기사건으로 터지기 됐다. 더욱 놀라운 점은 사기사건의 중심에 바로 빗썸거래소가 있다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빗썸거래소의 대주주와 이를 인수하려는 투자자들의 분쟁에서 출발된 참극이다. 여기에 묻지마 투자를 해온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욕심이 더해져 결국 허상도 남지 않은 거액의 자금이 빗썸 창업주인 이정훈의 지갑에 고스란히 들어가게 된 암호화폐 폰지 사건이다.
현재 대한민국에 남아있는 거래소는 가상계좌 개설이 가능한 4개 거래소를 포함해 80여개로 파악되고 있으나 실제 운영 중인 거래소는 10여개 안팎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거래소는 최근 코로나19로 더욱 심각해진 시장 상황을 맞아 거래수수료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거래소와 신규 코인프로젝트의 합작사기를 꼽는다. 시장 초기에는 ICO(가상화폐 코인상장)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의 백서, 즉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의 기본 개요와 청사진만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코인을 팔아 재원을 마련한 프로젝트 개발사들은 사업준비보다 최우선적으로 상장부터 준비했다. 모아진 자금 중 적게는 30%에서 50% 또는 그 이상의 자금이 프로젝트의 상장수수료 또는 마켓메이킹, 마케팅 등의 비용으로 쓰여졌다.
그러한 이유는 투기에 참여한 사람들이 투자회수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거래소 상장이고, 프로젝트 개발사 측면에서도 보유한 코인을 팔아 추가 재원을 마련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니 모든 프로젝트들의 필수적인 과정이 된 것이다. 약 1년간 약 4조 5천억원에 달하는 코인 오퍼링을 받았던(당시시세기준) 프로젝트도 여러 거래소에 상장을 거듭하고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결국 가격은 1/10 토막이 난 상태다. 이때만해도 ‘스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주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내보냈지만 사실 극소수를 제외하면 블록체인이 갖고 있는 철학이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어 보이는 스캠이 대부분이었다.
국내 성형외과 병원 그룹으로 최고의 사세를 확장했던 BK 메디컬 그룹의 김병건 원장도 결국 이같은 오류를 범하게 됐다. 본인의 공신력을 이용해 암호화폐인 BXA토큰을 발행했고 빗썸거래소에 상장키로 하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판매를 다단계 총판을 통해 진행했다. 본인이 만든 암호화폐에 대한 건정성과 미래 비전을 자랑하며 유사 사기 토큰에 대한 경고와 스캠주의도 알렸다.
빗썸거래소도 이에 한 몫을 더했다. 마치 BXA토큰을 빗썸거래소 자체 토큰처럼 보이게끔 투자자들을 혼동시켰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빗썸측은 어떠한 해명도 구체적인 경계도 짓지 않았다. 토큰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당연히 빗썸거래소에 상장될 것이라 철썩같이 믿고 투자를 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이정훈과 김병건의 분쟁으로 끝이 나며 결국, 아무 실체가 없는 사이버머니를 다단계 조직을 통해 판매한 폰지 사기사건으로 끝이 났다.
가상화폐 즉 암호화폐를 통한 블록체인사업까지 우리는 분명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대한민국 최고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거래소는 스스로 자율규제 기능을 강화하며 시장 거래소의 맏형으로서 공신력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만 금융당국도 국민도 안심하고 시장을 활성화하는데 적극적인 참여를 할 것이다.
지금같이 개인 오너의 물욕에만 눈이 멀어 피해자들만 양성하는 거래소로 앞장 선다면, 우리나라의 암호화폐 시장은 스스로가 좀비가 돼 암호화폐 시장을 먹어 삼켜버리게 될 것이다. 적어도 고양이 한테 생선을 맡겼다는 소리라도 안들을려면 지금이라도 오너의 잘못된 경영책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고 독립된 회사로 성장할 수 있게끔 자성의 소리를 높여야 한다. 본인들의 잘못에는 관대한채 언제까지 정부의 규제만 탓하며 관련산업의 육성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핑계만 될 셈인지.
출처 : http://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700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