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선의 야나투] 20장. 현금 관망도 훌륭한 투자전략이다

트레이딩을 자주 하는 투자자들, 특히 코인판에 계신 분들 중에

단 하루라도 투자를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이분들은 가격이 떨어져도 괜찮으니 내 돈을 어디든 박아 넣으려는 심리가 있는 거죠.

저는 이러한 심리에는 기회비용에 대한 불안감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고 일어난 다음날 내가 투자한 코인의 수익률을 보고 “아, 내가 만약 돈을 썩혀 두고 있지 않고 더 투자했다면 돈을 훨씬 많이 벌었을 텐데…” 뭐 이런 아쉬움 말이지요.

대단히 잘못된 착각이자 하루라도 빨리 고쳐야 하는 나쁜 습관입니다.

34년간 주식시장에 몸 담았던 유명 이코노미스트 김한진씨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 중에 90%는 돈을 잃는다. 그리고 그 90% 중 대부분이 기관 투자자들이다.”

저도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너무 충격받았습니다. 하지만 김한진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맞는 말 같더라고요.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기관 투자자들 혹은 펀드 매니저들은 돈이 들어오면 좋든 싫든 무조건 주식을 사야합니다. 근데 문제는 돈 들어오는 타이밍이에요.

이분들은 안타깝게도 항상 장이 좋을 때 돈이 들어옵니다. 시장 분위기가 좋아야 낙관론이 돌면서 사람들이 자금을 풀기 시작하고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 시작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기관 투자자들은 주가가 이미 고점을 찍었고 지금 사면 물릴 걸 알아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사야합니다.

반대로 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서워서 돈을 손에 꼭 쥐고 있습니다. 당연히 기관 투자자들도 돈이 안 들어옵니다. 수익을 낼 수 있는 최고의 타이밍에 말이죠.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내 돈이니 내 맘대로 사고 팔면 됩니다.

이것이 바로 개미들이 갖고 있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웃긴 점이, 정작 이들은 자기가 이렇게 강력한 무기가 있다는 걸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에요.

그래서 기관투자자들은 어쩔 수 없이 하는 일(고점 밀물 저점 썰물)을 우리는 좋다고 따라합니다.

이런 행동을 반복하다 보니 우리는 손해보는 것에 길들여져 들어가야 할 때에도 무서워서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저거 올라가봤자 어차피 떨어져. 내가 겪어봐서 알아”

뭐 이런 식으로 자위하면서 말이죠.